
인공지능 환각(AI Hallucination): 인공지능이 주어진 데이터에 존재하지 않는 사실이나 맥락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현상
2025년, 초거대 언어 모델(LLM)이 일상과 업무에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인공지능 환각'이 중요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LLM 개발 초기 결함으로 지적되던 이 현상은 이제 지능의 본질을 이해하는 열쇠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인공지능 환각은 단순 오류가 아니라, '제한된 정보 속에서도 세계를 추론하려는' 지능의 구조적 특성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충분한 입력이 없더라도 데이터의 의미를 연결하고 맥락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환각은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이는 인간에게서도 관찰됩니다. 혹시 이런 장난을 쳐 보거나 당해본 적이 있나요? 상대에게 "사슴이라고 10번 말하라."라고 요청한 다음 "산타가 타고 다니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는 장난이 있습니다. 상대가 "사슴이 아니고 루돌프지."라고 답하면, "산타는 루돌프가 아니라 썰매를 타고 다니지."라고 놀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착각'은 제한된 정보에서 어떻게든 적당한 답변을 만들려다 사실에 맞지 않는 정보를 내놓는 인공지능의 환각과 유사해 보입니다. 멍청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똑똑하기 때문에, 정해진 질문과 답변을 넘어 새로운 답을 만들려다 보니 사실과 다른 게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이처럼 환각은 인공지능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능의 보편적 특성임을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인공지능 환각은 무조건 없애야 할 결함이 아니라 지능의 급성장에 뒤따라오는 성장통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이 성장통을 잘 분석하고 이끌어가야만 비로소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습니다.
‘디지스트신문 DNA’는 이러한 인공지능의 과도기가, DGIST가 2025년에 직면한 상황과 닮아있다고 봅니다.
인공지능이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일상과 사회에서 핵심 기능을 맡으며 진화하듯, DGIST도 우리 일상 속에서 변화하고 있습니다. 올해 창립 21주년, 학부 개설 11주년을 맞은 DGIST는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한 확장과 변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공학전문대학원과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신설, 학위 연계 과정 개편, 미디어 마크 도입 등 제도와 구조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변화가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이런 변화는 한 번에 완벽하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구성원에게 낯섦과 불편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혼란과 이견은 시스템이 옛것에서 벗어나 새롭게 탈피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는 DGIST의 변화에 따른 문제를 단편적으로 받아들이고 두려워하기보다는,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러한 변화를 DGIST가 지향하는 방향에 맞게 다듬어 나가려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환각 현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려면, 개발자가 인공지능 모델이 올바른 방향으로 학습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피드백해야 합니다. 환각이 발생했을 때 이를 단순히 무시하는 게 아니라, 왜 그런 오류가 나왔는지 분석하고 모델을 교정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DGIST도 마찬가지입니다. 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과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할 때 비로소 '세계 초일류 융복합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2025년 '디지스트신문 DNA'는 기사 발행을 통해 바로 그런 역할을 해왔습니다.
25.04.11. - 드디어 생명과학 트랙에서 독립, "DGIST 뇌과학 트랙 신설, 다 계획이 있었죠"
25.06.15. - DGIST 학제학과 양자정보과학전공 신설, 2025년 가을학기 정식 운영 시작
25.06.17. - [단독] 이건우 총장, 산업선 전철 역사 원내 설치 추진
25.07.23. - 구미 첨단산업 인재 키운다… DGIST 공학전문대학원 개원
25.08.08. - 군 휴학생의 염원 ‘군e-러닝’, 이번 2학기부터 시행… 학기 당 최대 3학점까지 인정
25.08.28. - 엔비디아의 ‘젠슨 황’과 같은 기술경영인 배출할 것…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개원
25.09.19. - [단독] 학위연계과정 지원자격 확대… 우수 연구 인재의 ‘지원 기회 확대’에 초점
25.09.28. - 미학도 철학도 없는 미디어마크 (1) - 소외된 구성원의 목소리, 납득하기 어려운 제작 과정
25.09.28. - 미학도 철학도 없는 미디어마크 (2) - 디자인도, 정체성도, 기준도 뒤죽박죽인 미디어마크
25.11.10. - ‘생자회장 직선제 부활’, ‘최소 투표율 1/3로 하향’… 선거시행세칙 개정
개발자가 환각을 분석해 인공지능을 개선하듯, '디지스트신문 DNA'는 DGIST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인공지능이 학습 과정에서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지능으로 진화하듯, DGIST 역시 구성원의 목소리가 모여 더 나은 교육·연구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독자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디지스트신문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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