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학제학과에 양자정보과학전공이 신설되어 2025 가을학기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기존 ▲융합전공 ▲인공지능전공 ▲의생명전공을 운영하던 학제학과에 네 번째 전공이 추가된 것이다. ‘디지스트신문 DNA’는 양자정보과학전공(이하 양자전공)의 전공책임교수 박기성 교수(이하 박 교수)를 취재하여 전공 희망자들에게 유용할 핵심 정보를 들어봤다.
국가적 양자기술 육성 정책에 발맞춘 전략적 대응
양자정보과학은 양자 현상을 이용해 정보의 저장, 해석, 처리, 전송에 관한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학문으로서, 널리 알려진 양자컴퓨터뿐만 아니라 ▲양자통신 ▲양자센서 등의 분야를 포괄한다. 양자역학을 기술에 응용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물리학 ▲수학 ▲화학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이 필요하다.
이러한 양자정보과학 분야는 현재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의 연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어 AI 전성시대인 현재 특히 주목받고 있으며, 양자통신은 양자 얽힘을 이용한 암호화 기술에 집중하며, 정보화 사회의 보안 문제 해결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또한 양자센싱은 기존보다 월등히 민감한 센서 개발을 가능하게 해 각종 정밀 측정 분야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양자전공 신설은 이 같은 양자정보기술 육성을 위한 국가적 정책에 발맞춘 대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023년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을 발표하며, 향후 10년간 양자핵심인력 2,500명을 양성해 세계 양자시장 점유율 10%대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정부 주관 양자대학원과의 차별점
과기정통부는 지난 3년간 「양자정보과학 인적기반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양자대학원 설립 지원 과제를 공모했다. 그 결과 ▲고려대학교(2022년 선정) ▲KAIST(2023년 선정) ▲POSTECH(2024년 선정) 주관의 양자대학원(이하 정부 주관 양자대학원) 3곳이 설립됐다. 각 정부 주관 양자대학원은 주관대학과 참여대학, 협력기관으로 구성되며, 정부는 세 대학원 각각에 최대 9년간 242억원을 지원한다.
DGIST는 POSTECH 주관 양자대학원에 참여대학으로 소속되어 있으며, 본원 대학원생 일부가 작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대학원'이라는 명칭을 가졌지만, 정부 주관 양자대학원은 별도 학위를 수여하지 않는다. 기존 소속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추가로 참여해 정부 지원을 받으며 양자 분야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반면 DGIST 양자전공은 독립적인 학위과정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동일 교수 지도 시 기존 학과 vs 양자전공 선택 기준
현재 양자전공은 ▲화학물리학과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에너지공학과 ▲뇌과학과 ▲뉴바이올로지학과(이하 6개 학과) 소속 교수 1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양자전공 소속 교수의 지도를 받고 싶은 학생이라면 기존 6개 학과 중 어느 곳으로 지원해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기존 학과 대학원생과 양자전공 대학원생이 되는 것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는 졸업 시 인정받는 전공 명칭이다. 또한 양자전공은 독자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양자정보개론 ▲양자컴퓨팅 등 기초 과목부터 ▲나노양자소자 ▲초전도큐비트 ▲양자이미징 등 심화된 양자정보 분야 강의까지 체계적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장학금 지원 등 기타 혜택은 양자전공과 6개 학과 간 차이가 없다.
전공 분야 보다는 학문에 대한 성실성이 중요
학부 수준에서 제공되는 양자정보과학 관련 과목은 ▲양자역학 I, ▲양자역학 II, ▲고체물리, ▲양자컴퓨팅 개론 등으로, 모두 물리학 트랙에 개설돼 있다. 이런 구성만 보면 양자전공은 물리학 전공자만을 위한 길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박 교수는 “물리학뿐 아니라, 각자의 전공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한 학생이라면 누구든 도전할 수 있다”라며, 전공보다 중요한 것은 “성실하게 학문을 대하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물리학 비전공자도 대학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1학년 과정에서 교수들이 책임지고 양자정보과학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충분히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양자정보과학은 양자역학, 정보통신, 수학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는 학문인 만큼, 전공이 다른 학생들도 대학원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을 더해가며 전문성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준비 과정에서 여유가 된다면 선형대수학과 양자역학에 대한 사전 이해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전공 구분이 아니라, 각자의 기반 위에 ‘양자정보과학’이라는 공통된 관심을 어떻게 더해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 교수는 “학부 때 자신이 속한 분야를 성실히 공부해두면, 양자전공에 대한 본격적인 학습도 반쯤은 준비된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정보과학전공의 협업 기관
양자전공에서는 융합형 프로젝트를 핵심 커리큘럼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 대학원, 연구소, 산업체 간의 협력을 기반으로 하며, 실제 현장에서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양자기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DGIST는 미국의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기업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 국내 양자통신이나 보안 계열 스타트업 노르마(Norma)와 3자 간 MOU를 체결한 상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실제 산업 현장과 연계된 학습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현의 문턱에 선 양자정보과학
박 교수는 양자기술은 이제 막 실현 가능성의 문을 열기 시작한 단계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다룰 수 없었던 스핀 하나, 원자 하나의 움직임을 지금은 정밀하게 제어하고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적 전환은 레이더의 정밀도, 암세포 탐지, 중력파 측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특히 양자 컴퓨터의 중첩연산은 수많은 상태를 동시에 연산할 수 있게 하여, 복잡한 시스템을 다루는 데 있어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교수는 이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연구를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 과학자로서 깊은 설렘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금 이 분야에 뛰어드는 건, 세상이 아직 시도하지 않은 것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그 과정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적인 것 같아요.”
DGIST 학제학과 양자정보과학전공의 신설은 국가 양자기술 육성 정책에 발맞춘 전략적 대응이자, 본원이 양자정보과학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연구과제 수주와 우수 인재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신지 기자 sjneuroneurony@dgist.ac.kr
이서하 기자 lsh@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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