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8일, DGIST는 “DGIST의 시각 정체성 강화를 위해” 텍스트 기반 미디어마크를 새롭게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읽히는 디지스트”라는 표어를 내건 미디어마크, 하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차갑다. 왜 새로운 미디어마크는 환영받지 못하는 것일까.
새로운 미디어마크에 대한 학생들 사이 부정적 의견의 원인인 미디어마크 제작 및 선정 과정과 디자인, 이 두 가지 원인을 통해 현재 미디어마크의 문제점을 '디지스트신문 DNA'가 들여다본다.
‘디지스트신문 DNA’는 지난 5월 27일, 원내 구성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디지스트신문 DNA 공식 SNS 계정(이하 SNS)을 통해 미디어 마크에 대한 구성원의 의견을 물었다. ‘기존 로고와 비교할 때, 새로운 미디어마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라는 질문에 ‘좋다’, ‘별로다’ 두 선지로 응답을 받았다.
하루 동안 진행한 설문에서 에브리타임의 경우 응답자 109명 중 82.6%가 ‘별로다’라는 응답을 보였다. SNS의 경우 응답자 92명 중 63%가 ‘별로다’라고 답했다.
두 설문 모두 과반이 별로라는 의견을 내놓았으며, 특히 에브리타임 응답의 경우 8할 이상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미디어마크, 왜 만들었는가?
2004년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으로 개원한 DGIST는 2005년 현재의 로고를 제작해 지금까지 사용해 왔다. 홍보팀에 따르면 시간이 흐르며 구성원들 사이에서 로고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었고, 불만의 가장 큰 원인은 '낮은 명료성'이었다. 원외 사람들이 로고를 보고 학교 이름을 '디기스트', '드기스트' 등으로 오인하거나 아예 읽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30일 궤도 특임교수 임명식에서 이건우 총장은 “궤도 특임교수 임용으로 내가 바라는 것은 우리원 이름을 드기스트라 사람이 없어지는 것.”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에 관련 직원들은 초기에 로고 자체를 바꾸려 했으나 예산 문제에 부딪혔다. 이에 ‘GIST의 사례를 참고해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드는 미디어마크 제작을 결정했다’라고 홍보팀은 설명했다.
허술한 미디어마크 제작 과정
미디어마크 제작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홍보팀은 디자인 업체 3곳에 시안을 의뢰해 총 9개 시안을 받았지만, 홍보팀과 처장급 이상이 참여하는 보직자 회의에서 시안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결국 올해 3월 학생 공모전을 개최했지만, 공모 기간 한 달 동안 접수된 시안은 단 두 개뿐이었다. 그마저도 하나는 ‘미디어마크로 사용하기엔 난잡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 탈락했고, 다른 하나는 ‘일반 폰트를 기울이고 그라데이션을 입힌 것뿐’이라며 폰트 저작권 문제로 탈락했다.
결국 처음 디자인 업체에서 받은 9개 시안 중 하나를 선택해, DGIST 상징색을 입히고 배경 도형을 제거하는 등의 수정을 거쳐 현재 미디어마크가 탄생했다.
원하는 결과가 없다는 이유로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미디어 마크를 제작한 것이다.
문제점 온상 ‘미디어 마크’
이와 같이 미디어 마크는 시인성이 낮은 기존 로고를 리브랜딩 한다는 거창한 계획에서 시작했지만 ▲색상 선정 ▲정체성과 철학의 부재 ▲기존 서체와 유사 ▲의도를 알 수 없는 부실한 설명 ▲글로벌 가치관과 맞지 않음, 그리고 가장 큰 문제로 볼 수 있는 ▲의문이 많은 선정 과정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부재라는 문제점의 온상으로 전락하였다.
의문 투성이 선정 과정
선정 과정도 의문이 많다. 지난 3월 학생포털에 올라온 ‘DGIST 한영문 미디어마크 공모전 개최’ 포스터 사진이다. 강조 표시한 부분을 보면 선정된 미디어 마크와 색깔만 다른 롯데리아 리아체 기반 로고가 보인다. 미디어 마크를 만들기 위한 공모전 포스터에 어떻게 현재 도입된 미디어 마크가 예시로 들어 있을까?
의도를 알 수 없는 부실한 설명
위 비판을 모두 반박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미디어마크의 기획 의도와 활용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DGIST 홈페이지에는 당초 가이드라인이 업로드되지 않았고, 취재가 시작되어 관계자 인터뷰를 한 후에야 미디어마크 가이드라인이 DGIST 공식 홈페이지의 미디어마크 안내 페이지에 업로드되었다.
DGIST보다 먼저 미디어마크를 도입한 GIST는 미디어마크의 기획 의도, 디자인에 담긴 GIST의 정체성을 포함한 가이드를 9페이지에 걸쳐 세세하게 담았다. 이를 통해 미디어마크 사용자들이 원래 의도된 대로 사용하여 시인성을 헤치지 않고 브랜드 평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뒤늦게 업로드된 DGIST의 미디어마크 가이드에는 ▲로고 공간규정 ▲주 색상 ▲사용 금지 규정 등 디자인 규정에 관한 내용만 있을 뿐 이 미디어 마크의 기획 의도, 디자인에 담긴 정체성을 알 수 없다.
구성원 ‘빠진’ 미디어 마크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묻지 않았다는 점은 학생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장 큰 원인이다. 미디어마크는 내부 논의 후 DGIST 구성원에게 아무런 의견 수렴 없이 무작정 배포되었다. 학교를 대표하는 미디어마크를 선정하는데, 학교 구성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도입한 것이다. 이것이 미디어마크의 가장 큰 문제이자 앞선 설문 결과와 같이 구성원의 부정적인 여론의 원인으로 보인다.
KAIST의 경우 로고변경의 목소리가 나오자, 카이스트신문과 KAIST 브랜드 위원회가 공동으로 KAIST의 로고와 브랜드 가치에 대한 구성원의 인식 및 만족도를 조사하는 설문을 진행하였다. 로고 변화 필요성에 대해 ‘그렇다’ 34%, 보통이다 ‘44%’, 그렇지 않다 ‘22%’ 라는 여론을 확인하였고, KAIST브랜드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로고 변경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달하며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DGIST의 미디어마크는 어떤 의도로 제작되었는지 설명이 부실할뿐더러, 어떤 철학을 담고 어떤 색상을 사용했는지 알기 힘들다. 또한 구성원의 충분한 의견 반영의 기회가 부족하다는 문제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
미디어마크의 ▲디자인·정체성 문제 ▲기준 없이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문제는 2부에서 다룬다. (기사 바로가기)
도한수 기자 function@dgist.ac.kr
김오민 기자 omin.kim@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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