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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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노벨 생리의학상] 면역의 자기 억제 원리를 밝히다 – 조절 T세포와 FOXP3의 발견
지난 10월 6일, ▲메리 E. 브렁코(시스템생물학연구소) ▲프레드 램즈델(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 ▲사카구치 시몬(오사카 대학)이 면역관용(immune tolerance) 연구로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이들은 면역학의 오랜 수수께끼였던 면역관용의 분자적 기전을 규명하며, 면역 균형에 대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면역의 핵심: ‘적’만 공격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면역의 가장 근본적인 과제는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구분하는 일이다. 외부 병원체에는 강하게 반응해야 하지만, 자기 세포에는 공격을 멈춰야 한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면역계는 자신을 겨냥해 자가면역 질환을 일으킨다.이 과정의 중심에 있는 세포가 T세포(T cell)다. T세포는 외부 ..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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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노벨 물리학상] 슈뢰딩거가 놀랄 반전, 거시 세계에서도 양자 터널링 일어나
지난 10월 7일, 스웨덴 왕립 과학 한림원 노벨 위원회는 "전기 회로에서 거시적 양자역학적 터널링과 에너지 양자화를 발견한 공로"로 ▲존 클라크(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미셸 H. 드보레(예일 대학교 및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바바라) ▲존 M. 마티니스(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바바라 및 Qolab)에게 202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양자역학 현상이 원자나 전자 수준 미시 세계를 넘어 거시 상태에서도 관찰된다는 발견은 이론 물리학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더 나아가 이 연구는 현대 양자 기술 핵심 토대로서 실용 가치도 크다. 수상자들이 증명한 초전도 회로 양자화 에너지 준위는 양자 컴퓨터 정보 단위인 양자비트(Qubit)로 활용된다. 이는 다른 양자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하는 도구이자 ..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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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DLS: 2024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빅터 앰브로스 교수 초청 강연
지난 10일, E7 대강당(L29)에서 제27회 DGIST Distinguished Lecture Series(DLS)이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2024년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빅터 앰브로스 교수(이하 앰브로스 교수)가 초청 강연을 하였다. 앰브로스 교수는 유전자의 전사 후 조절(post-transcriptional gene regulation)에 중요한 micro RNA(miRNA)를 발견하고 그 역할을 규명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앰브로스 교수는 ‘동물의 발달 과정을 조절하는 유전자와 분자적 메커니즘(Genes and Molecular Mechanisms Controlling Animal Development)’을 주제로 자신이 어떻게 miRNA를 발견하고 모델 생물을 통해 그 역할..
202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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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노벨 물리학상] 인공 신경망의 이론적 기반 발명, 그 배경의 학제적 연구
지난 10월 8일,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의 존 홉필드와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제프리 힌턴이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자를 발표한 스웨덴 왕립 과학 한림원 노벨 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기계 학습의 이론적 기반 발견과 발명”을 공로로 두 사람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두 수상자의 발명은 물리학, 생물학, 컴퓨터 과학을 넘나드는 학제적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홉필드는 물리학에 기반을 둔 이론 생물학자이다. 그는 1982년에 ‘창발적 집단 계산 능력을 갖춘 신경망과 물리적 시스템’[i]을 발표하며 홉필드 네트워크를 제안했다. 홉필드 네트워크는 자석 속에서 원자들의 스핀이 서로 영향을 주며 스핀 방향이 결정되는 현상을 기술하는 통계 역학 이론의 이징 모델(isi..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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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노벨 화학상] 인공지능을 이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
2024년 10월 9일(현지 시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이하 베이커 교수)와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이하 허사비스), 존 점퍼 디렉터(이하 점퍼)가 선정됐다.베이커 교수는 단백질 설계 모델을 만들었고, 구글 딥마인드 팀(허사비스, 점퍼)은 단백질 구조 예측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이들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단백질 구조 예측을 몇 시간으로 줄인 ‘알파폴드(AlphaFold2)’ 개발의 기여를 인정받으며 수상자 자리에 올랐다.단백질은 생명체를 구성하며 모든 생명 활동에 관여하는 기본적인 요소로, 20가지의 아미노산이 3차원 구조로 복잡하게 얽히며 형성된다. 1972년 단백질의 3차원 구조가 아미노산의 서열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 크리스찬 안핀..
20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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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UGRP 우수연구] 상대 쥐의 경험에 따른 social buffering 차이
2023 UGRP 학술 기사 주제는 '상대 쥐의 경험에 따른 social buffering 차이'이다. 최한경 교수의 지도 하에 ▲남동우 ▲서휘 ▲이지민 ▲이지예 학생 4명이 본 연구에 참여해 2023 UGRP 우수과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본 UGRP 연구팀의 핵심 키워드는 사회적 완충(social buffering)이다. 사회적 완충은 사회적 동물 사이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같은 종의 동물이 함께 있을 때 스트레스가 더 빨리 완화됨을 의미한다. 일상에서, 사람이 혼자 있을 때보다 누군가 곁에 있을 때 정신적 회복이 더 빠른 경우를 사회적 완충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사회적 완충이 인간뿐만 아니라 쥐에서도 나타남은 선행 연구에서 알려진 사실이다. UGRP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 완충 효과를..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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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음악과 과학, 그 교집합이 만드는 공간
* 본 칼럼은 『한국음악지각인지학회 2023 제2회 여름학교』와 『제67차 한국음악지각인지학회』의 강연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2023년 ChatGPT 열풍이 불면서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러한 관심은 텍스트를 높은 성능으로 생성해낼 수 있는 거대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뿐만 아니라, 그림,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제작할 수 있는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으로 확대되었다. 음악도 예외는 아니다. 유튜브에 ‘AI 커버’를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인공지능이 생성한 오디오를 들어볼 수 있다. 인공지능이 가수 ‘딘’의 목소리로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New Jeans’ 노래 커버를 생성한 영상은 2024년 3월 기준 360..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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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 속도 바꿔봐도 초전도체 아니야… DGIST 연구진의 LK-99 합성 결과
지난 3월 박기성 교수 연구진이 게재한 논문[i](조법길, 박재문 공동 1저자)에서 LK-99를 합성하고 자성을 측정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해당 연구는 LK-99 재현 연구 중 최초로 LK-99 합성의 마지막 과정인 냉각 과정에서 냉각 속도를 달리했을 때 결과물이 변화하는 것에 집중했다. 실험 결과, 느리게 냉각한 시료일수록 LK-99의 순도가 더 높아짐을 확인했다. 최적의 냉각 조건으로 합성된 LK-99 중 극히 일부만 자석에 반응했으며, 반응한 시료는 극저온인 4K과 상온인 300K 사이의 어떤 온도에서도 초전도성을 보이지 않았다. 자성 측정 결과 시료는 초전도성이 아닌 영구자석이 가지는 특성인 강자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합성한 LK-99의 부분적인 강자성적 성질이 시료에 도핑된 구리의 영향일 것..
2024.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