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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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길 잃은 자와 지도
*본 칼럼은 총학생회 선거 직후 지면신문을 통해 발행되었던 칼럼입니다 학생자치는 곧 학생집단의 권리 향상과 맞닿아 작은 관심, 학생자치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밑거름 총 투표율 53.96%, 60.1%의 득표율로 총학생회 [채움]이 5대 총학생회로 선출되었다. 내 기억과 선배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는 연장투표로 이어지지 않고 무사히 종료된 첫 번째 선거이다. 총학생회장단 입후보 등 선거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면서 주변 지인들과 가장 많이 나누었던 이야기는 총학생회장단 선거가 무효로 돌아가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걱정이었고, 이는 곧 우리학교 학생들의 학생자치에 대한 관심도를 걱정하는 것이었다. 808명 중 404명, 404명이 넘는 학생들이 선거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지 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좁은 사..
20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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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더 이상의 人災를 막기 위해서
포항 지진, 지열 발전소가 원인 인재(人災),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이 기사는 지난 속초/고성 산불 발생 이전에 작성되었습니다.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13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2천여 명의 이재민, 직간접 피해액은 약 3323억으로 책정되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경주 지진 이후 2번째로 큰 지진이었다. 며칠간 계속된 여진은 많은 이를 공포에 떨게 했고, 아직도 2백여 명이 이재민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일 포항지진 정부 조사연구단장은 “포항 지열발전소가 높은 압력으로 주입한 물에 의해 미소지진이 일어났고 이가 누적되어 임계 응력 상태에 있던 단층에서 포항지진이 촉발되었다”고 말했다. 포항 지진은 인재(人災)였다. 지열발전의 원리는 수 ..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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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샹크스, 싸움의 끝과 시작은 어디인가
샹크스가 말하는 '싸움'이란 '싸움', 민주사회의 시작 샹크스, 그는 누가인가?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내 동료가 되라'고 외쳤던 루피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원피스’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중 '원피스'를 조금 더 알고 있는 사람은 루피가 어렸을 적 고무고무 열매를 먹고 바다에 빠졌을 때 그를 구한 인물이 샹크스라는 것을 알 것이다. ‘원피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 샹크스가 루피를 구할 때 괴수에 의해 한쪽 팔을 잃었다는 것과 먼 훗날, 정상결전에서 에이스와 흰 수염이 죽은 후에 "이 전쟁(싸움)을 끝내러 왔다!"는 대사를 외친 인물인 것까지 알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만화 '원피스'를 좋아하는 사람인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나는 샹크스를 왜 이렇게..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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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혐오의 함정과 기미독립선언문
우리가 혐오 탓에 놓치는 것들3.1 정신은 평화적 공동체주의100주년이 새로운 인식의 계기가 되길 어딜 가든 혐오가 보이는 세상이다. 이 강력하게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녹아 들어 있고, 심지어 ‘극혐’까지 남발한다. 가장 흔한 건 역시 젠더 갈등 속에서 보인다. 인터넷에서 성별 간 상호 혐오는 뜨거운 감자가 된 지 오래다. 그들은 모두가 불쌍한 인생이란 걸 망각한 채, 서로에게 혐오를 퍼붓는다. 이 혐오 전선에 성소수자들이 낄 자리는 없다. 혐오의 역사는 항상 그래왔다. 독재 정권을 혐오한 운동권이 사회적 약자를 배제했듯, 혐오는 당장 눈앞의 과제에 급급하여 정작 중요한 질문을 잊는다. 혐오의 함정이다.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 함정이 빠지기 쉬운 이유는 혐오가 쉽기 때문이다. 어떤 부..
201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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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졸업식의 10초는 짧지만 따뜻하다
[오피니언] 졸업식의 10초는 짧지만 따뜻하다- 내년에는 학생, 교직원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받는 자리가 되길 2월은 졸업의 달이다. 2월이면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와 대학이 들썩인다. 졸업생들은 해방감과 기대 그리고 긴장 때문에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긴 시간 공부했던 곳에서 떠나 학교생활을 마친다는 왠지 모를 슬픔과, 사회로 첫발을 내디딘다는 설렘이 뒤섞인다. 이런 감정은 졸업식 당일 졸업장을 받고 가족, 친구, 스승과 뜨거운 포옹과 악수를 할 때 극대화된다. 고등학교 졸업식 날, 대강당에서 270명의 학생에게 직접 졸업장을 주시며 뜨겁게 안아 주셨던 9명의 3학년 담임선생님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한 명씩 이름을 부르며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셨던 선생님의 모습에 무뚝뚝했던 ..
201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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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DGIST의 과학단어
2018년 DGIST의 과학단어 2018년 DGIST에는 그 어느 때보다 굵직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첫 학사학위 배출을 시작으로, 등록금 책정, 비슬창의융합관 건립, 혁신선포식, 성희롱 사건, 과기부 감사, 토론대회, TED, 해동창의마루 건립, 대학평의원회 설치 의무화 등 학부 설립 이래 가장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2018년 DGIST를 되돌아보며, 디지스트 신문 DNA 기자들은 2018년 과학단어로 “디버깅(debugging)”과 “진공”을 선정했습니다. 첫 번째로 선정한 과학단어는 “디버깅(debugging)”입니다. 디버깅은 프로그램을 되돌아보며 오류(버그, bug)를 찾아내고 수정하는 과정입니다. 만약 버그를 찾아내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거나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다면, 프로그램..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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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DGIST 리더십의 부재
리더는 책임을 지는 자리다. 그의 역할은 조직의 이익을 증진하고 정신을 수호하는 것이므로, 책임 역시 같은 선상에 위치한다. 이러한 책임과 역할을 위해 리더는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고 앞장서서 추진해야 한다. 조직이 커질수록 상황도 복잡해지니 가끔 흠결이 생길 수도 있다. 그게 누군가의 비도덕적 흠결이든, 불운한 흠결이든 말이다. 리더가 영민해야 하는 이유는 흠결이 발생했을 때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책임은 곧 해결이다. 그런데 간혹 리더가 물러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일 때가 있다. 흠결이 리더 자신의 도덕적 해이, 과실, 지나친 무능함에 기인한 경우가 대개 그렇다. 리더가 자신이 벌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 자의든 타의든 물러나는 게 맞다. 하지만 물러나더라도 그전까지는 ..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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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나는 ‘나쁜 사람들’이 많은 사회를 꿈꾼다
퓨마 뽀롱이의 죽음과 동물권 문제함께 사는 지구를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은? 작년 여름이었다. 홋카이도 여행 중에 아사히카와 동물원을 방문했다. 연간 평균적으로 30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다는 동물원은 규모가 크지 않았음에도 꽤나 희귀한 동물도 있었다. 처음보는 동물이 신기해서 눈을 떼지 못 하면서도, 불쑥불쑥 의문이 치밀었다. ‘저 아이들은 여기서 태어난 걸까?', '야생으로 돌아가면 살 수 있을까?’ 답을 알 수 없는 질문들과 동물들에 대한 감탄으로 인해 동물원을 돌아다니는 내내 머리속이 복잡했다. 그 와중에, 거의 대부분의 육식동물은 우리 구석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처음엔 날씨가 더운 탓이겠구나 생각했지만, 우습게도 동물원을 떠나기 직전에 웅크려 있던 동물 대다수가 야행성이란 게 생각..
2018.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