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현풍, 오늘은 떠나는 날이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일기를 쓰지 않았다. 하루의 마침표, 기억을 심는 행위가 일기임을 알면서도 말이다. 앞서 썼던 일기를 읽으며 추억에 젖던 나를 멀리한 채. ‘어느 순간부터 쓰지 않았나’가 중요하지 않았다. ‘왜 알면서도 안 쓰는데.’ 귀찮음이 아니었다. 매일매일, 하루 24시간이 똑같이 흘러가 삶에 흥미를 잃은 것이었다. 그런 쳇바퀴 같은 삶이 너무도 싫었다. 하지만 그 증오가 내 삶을 바꾸지는 못했다. 어쩔 수 없는 현실, 옥죄어 오는 입시 속에서 나는 의미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 밧줄이 풀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익숙한 삶에서 새로움을 일부러 피하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똑같은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똑같은 삶을 만들었다. 우리는 반복된 삶을 산다. 강의실, 기숙사, 강의실, 기숙사. 가..
2018.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