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름은 역대 최악의 폭염이라 불릴 만큼 작년보다 훨씬 더웠다. 지난 여름방학에 이어 이번에도 ‘디지생의 여름방학’은 계속된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DGIST학부생(이하 디지생)들은 올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디지생의 여름방학>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디지생들을 인터뷰했다. DURA, 조정, FGLP, CUOP, 인턴, 자치회, 대외활동, 여행, 아르바이트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할 것이며, 서면 인터뷰로 진행된다.
<제공 = 김두희 학생>
Q. 간략히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 안녕하세요~ 학부생 여러분. 저는 15학번 김두희입니다! 올해 휴학하고 현대자동차에서 주관하는 ‘happymove 글로벌 해외봉사단 21기’로 2018.7.9.~2018.7.20 중국 창주(창저우)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Q. 해피무브 대학생 봉사단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 ‘세계를 배우고, 세상을 움직이자’라는 슬로건으로 현대자동차에서 지원해주는 대학생 해외봉사단이다. 1년에 두 번, 하계 동계 파견을 하며 기수 당 500명을 선발하는 국내 최대 규모 해외봉사활동이다. 방학에 나라별로 11~13일 정도를 파견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모든 활동이 ‘전액지원’이라는 점이다. 해외봉사에 대한 열망은 있지만 막상 들어가는 돈이 어마어마해서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다. Happymove는 왕복 항공권, 현재 체제비(숙소, 식사), 각종 활동비(전용가방, 모자, 기타 봉사활동용품)가 전액 지원된다. 또한 해피무버 특전으로 현대자동차 구매 시 할인 혜택, 지속적인 국내봉사활동 지원, 기수별, 조별 봉사활동을 포함한 엠티 진행 시 적극지원 등 활동 이후에도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Q. 여름방학에 할 수 있는 많은 일 가운데에서 봉사단에 지원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 작년 여름방학에 8박 9일간 베트남 북부를 여행했다.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라오차이, 사파 소수민족인 몽족과의 트레킹이었다. 이른 시간부터 우리를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20살 남짓 되어 보이는 아이 엄마가 어린아이를 엎고 이른 새벽부터 험한 산길을 오르내리는 모습은 정말 눈물이 날 만큼 가슴 아팠다. 무엇보다도, 가는 곳 마다 어린아이들이 50원 남짓 되는 수제 팔찌를 팔기 위해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 ‘이 아이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베트남이 선진국은 아니지만 도시와 큰 차이가 나는 생활을 하는 것을 실제로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이런 아이들을 역동적으로 변화시켜 주는 것은 ‘꿈’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교육봉사를 통해 세계의 아이들에게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주고자 이번 봉사에 참가했다.
Q. 다양한 지역 중에서도 중국 창주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 이번 파견 지역은 ‘인도 첸나이, 우즈베키스탄 아흐마드 야싸비, 중국 서안, 중국 창주’ 총 네 곳이다. 향후 대학원에 진학해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전공하고 싶기에 재학 중 전기전자, 기계공학 쪽의 공부를 많이 했다. 각 나라별로 테마가 있었다. 우즈벡은 ‘지속적인 마을 발전 고민’, 중국 서안은 ‘문화재 보존 방안 강구’였다. 중국은 ‘공학교육봉사’여서 전공과 가장 잘 맞고 봉사활동에 수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현지 단원들과 함께 봉사활동하면서 그들의 가치관과 생각을 알고 싶었다. 파견국가는 매 기수마다 달라진다. 아프리카, 남미대륙,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중국 등등 세계 곳곳으로 파견되어 봉사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제공 = 김두희 학생>
Q. 이번에 봉사활동을 가셔서 어떤 활동을 하고 왔는가
- 이번 봉사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진행했다. 오전에는 교육봉사를, 오후에는 노력봉사를 진행했다.
오전에는 창주 지역 초등학교를 돌며 ‘태양열 자동차를 이용한 공학교육’을 진행했다. 태양열 자동차 조립부터 시연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했고 원리도 설명했다. 물론, 모든 과정은 중국어로 진행했다. 중국 출국 전까지 기본적인 인사 이외에는 중국어를 한 마디도 몰랐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각 나라별로 통역특기자를 뽑아서 대본 작성이나 발음에 있어 도움을 받았고, 각 조에 언어학과 관련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성실함과 열정만 있으면 대본을 외우고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공학교육 전 아이들과 아이스브레이킹을 진행하며 같이 어울리고, 조립 시 적극적으로 도와줌으로서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또한 유치원생들에게 교통안전교육을 진행하며 스스로 교통질서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노력봉사’는 학교의 낡은 시설들에 페인트칠을 하고 개보수를 하는 작업이었다. 40도에 가까운 더위 속에서 우비와 고글, 장갑, 토시 등을 모두 착용하고 몇 시간가량 진행한 봉사는 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그렇지만 좋은 시설에서 지내게 될 아이들을 생각하며 버텼고, 무엇보다도 함께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 이를 악물고 버텼다.
<제공 = 김두희 학생>
Q. 이번 봉사활동에서 가장 좋았던 점이 무엇인가?
- 모두가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단원들 간의 소소한 배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힘든 티 내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모습들을 보며 나 자신도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
Q. 이번 봉사활동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힘들었던 점이 있는가?
- 단체 생활을 하며 시간약속 지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100명이나 되는 파견 인원이 움직이다 보니 무엇보다도 시간개념이 중요했고, 집합, 식사시간 등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것이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물을 마시지 않고 따뜻한 차를 마시는 중국 문화도 힘들었다. 노력봉사 후 숙소로 돌아와서 식사 할 때, 뜨거운 차만 마셔야 하는 괴로움이 있었다. ‘100퍼센트 현지식 취식’ 이라는 원칙 때문에 개인적으로 간식을 사먹는 행동과 한국 음식(햇반, 라면) 섭취도 일체 금지되었다. 하지만, 이는 면접 시에도 필수적으로 물어보는 사항이었기에 불만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고 중국의 문화를 리얼리티로 이해할 수 있었다.
<제공 = 김두희 학생>
Q. 봉사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 있는가?
- 문화공연 때 춰야 하는 춤 연습 걱정, 교육봉사 걱정 등 여러 가지 고민들이 겹쳐 얼마 못 자고 공학교육 봉사에 참여했었다. 그런데 교실에 들어가는 순간 더운 날씨에도 반짝반짝 순수한 눈망울로 나를 반겨주는 아이들을 보니 정신이 바짝 차려졌다. ‘이 아이들은 나와의 시간을 얼마나 기대하고 있었을까?’ ‘나 한 사람의 역할이 아이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텐데 이 기회를 놓칠 것인가?’ 와 같은 오만가지 생각으로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피곤함을 숨기고 어떻게든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소통하려고 했다. 그 순수한 웃음과 봉사활동 뒤 달려와서 수줍게 편지를 건네주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평생 후회했을 것 같다!
Q. 앞으로 교외 대학생 봉사단을 준비할 DGISTian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 능력보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봉사활동에 대한 ‘열정’과 ‘끈기’라고 생각한다. 면접관님께서 심사기준으로 밝은 인상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중점적으로 봤다고 하셨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 현장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 때 버텨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현대자동차 해피무브는 약 25:1 정도의 높은 경쟁률을 자랑한다. 그렇기에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최대한 자신을 드러내어 봉사활동을 가야 하는 이유를 열심히 어필해야 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학교에만 있기 보다는 대외활동을 하며 다른 학교 사람들을 만나 성장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번 겨울, 또는 앞으로 지원하실 생각이 있으신 분은 언제든 페이스북 메시지나 그 밖의 경로로 부담 없이 연락주면 좋겠다. 최대한 도와드리고 싶다. ‘DGIST’에서 2호, 3호, 4호... 수많은 해피무버가 계속 나왔으면 한다!
<제공 = 김두희 학생>
Q. 다음 겨울 방학 계획이 있는가?
-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 인턴십, 유럽 여행, 복학을 위해 부족한 전공 공부 등등 아직도 고민이 많다. 많이 고민 해보고 ‘가장 행복을 많이 느낄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하려 한다. 아! 그리고 ‘엘지드림챌린저’ 라는 활동이 있는데, 대학교 1학년만 지원할 수 있는 대외활동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대학생이 할 수 있는 매력적인 대외활동 5위권 안에 들어간다.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자랑하지만 합격하면 겨울방학 2박3일가량 좋은 리조트에서 활동적인 사람들을 만나 꿈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 이 활동도 커뮤니티가 잘 구축되어 있으며 ‘홈 커밍 데이’ 등 꾸준한 모임을 이어나갈 수 있다. 열심히 사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 자극받을 수 있기도 하다. 작년에 17학번 후배들에게 추천해줬는데 아쉽게도 최종합격한 사람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18학번 신입생 여러분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 나는 1학년 때 아쉽게도 정보가 없어 ‘엘드첼’에 대해 모르고 있다가 작년 ‘드림챌린저 멘토’로 지원했었다. 당시 2차 면접에서 떨어져 많이 아쉬웠기에 올해도 도전해보려고 한다!
류태승 기자 nafrog@dgist.ac.kr
시리즈 "디지생의 여름방학" 같이 보기
<01> DURA와 함께, 고석우
<02> 여름엔 조정, 홍명석
<04> 제주도의 푸른 여름, 최윤지
<05> 바람직하게, 게임과 함께, 이승현
<07> UC버클리에서 보내는 여름학기, 김준우
<08> DGIST의 얼굴이 되어, 김두희
<14> 미국 대학원을 경험하다, 존스홉킨스 DURA 주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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