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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생의 여름방학: 07. UC버클리에서 보내는 여름학기, 김준우

DGIST 사람들

2017. 8. 2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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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도 참 덥다전국 각지에서 모인 DGIST학부생(이하 디지생)들은 올 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디지생의 여름방학>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디지생들을 인터뷰했. DURA, 조정, FGLP, CUOP, 인턴자치회대외활동여행아르바이트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할 것이며, 서면인터뷰로 진행된다.

본인의 여름방학을 디지생과 공유하고 싶은 학부생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합니다어떤 방학을 보내고 있는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연락 가능한 메일 또는 카카오톡 ID를 mangoinjuice@dgist.ac.kr로 보내주세요.


  <디지생의 여름방학> 일곱 번째 타자는, UC버클리(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FGLP로 여름학기를 보내는 김준우(’16)학생이다. 

UC 버클리에서 FGLP를 수강한 김준우('16) 학생


Q. 자기소개한다면?

- “안녕하세요. 대구 출신 16학번 김준우입니다. UC버클리에서 8주간의 여름학기를 보냈어요.”


Q. UC버클리의 환경은 어떤가?

- 우리나라 종합 대학과 캠퍼스는 아주 비슷한 것 같다. 단과대학별로 건물이 존재하고 수많은 강의실과 학생들이 있다. 건물의 디자인이 다양하다는 점이 조금 다르다. 깊은 역사를 가진 학교라서인지 현대식 건물과 고대식, 중세식 등 다양한 디자인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정말 많은 도서관이 있고, 야외에도 공부할 수 있는 테이블이 많고, 공부하기 좋은 환경이다. 또, 여기저기에 다람쥐가 뛰어다니고 큰 나무들이 많아서 자연친화적인 느낌이다.

다만 기숙사 환경은 조금 아쉽다. 관리가 허술해서인지 고장나거나 이상한(?) 가구들이 있고, 특히 화장실 샤워 시설은 매우 아쉬웠다. 다만 저는 Unit2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그러했고, 나머지 기숙사들은 시설이 괜찮은 편이었다고 하더라.


Q. 귀국(8월 11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 생활하기에 어려웠던 점이 있는가? [각주:1]

- 가장 어려웠고 힘들었던 건 아무래도 음식이 아닐까 싶다. 꽤 오랫동안 유럽 여행을 갔었고, 일본도 일곱 번 가봐서 장기간 한식을 먹지 않는 것이 익숙해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미국 음식은 너무 맛이 없고 특색이 없었다. 유럽에서도 먹을 수 있던 멕시코 음식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고, 중식이나 일식집이 많이 분포해 있었다. 순수한 아메리칸푸드는 겨우 찾아가야 할 정도로. 그런데 이러한 음식들이 별로 맛이 없었다. 그렇게 좋은 환경에서 좋은 재료를 가지고 있지만, 정말 재료가 아까울 정도. 그래서 나중에는 결국 제가 그 좋은 재료들로 요리를 해서 먹었다. (웃음)


Q. UC버클리에서 들은 수업은 어떤가?

- C세션으로는 컴퓨터사이언스의 '[CS10] Beauty and Joy of Computing', D세션으로는 저널리즘의 '[J110] Introduction to Multimedia'를 수강했다.

CS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입문하는 학생을 위한 기초 강의다. UC버클리 수강신청을 DGIST 2학년 1학기 프로그래밍 과목 수강 전에 했기에 스스로 프로그래밍 수준을 몰랐고, 이미 들어본 학생에게서 엄청 쉬운 과목은 아니라고 들어서 신청했다. 실제로 들어보니까 초반에는 프로그래밍 과목을 수강한 학생으로서 좀 쉽게 느껴졌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버클리에서 제작한 'Snap!'이라는 시각적 언어[각주:2]를 쓰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쉬웠으나 갈수록 더 어려운 컴퓨터 사고를 요구하는 수업과 과제가 있었다. ‘Snap!’은 Syntax 문제와, 검은 화면과 흰 글씨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주지만, 컴퓨터 사고를 요구하는 점은 다른 언어와 다르지 않다. 특히 인기가 많았던 게임 2048을 프로그래밍할 때는 정말 DGIST 프로그래밍 과목의 어려운 과제만큼 많이 생각했다.

이 과목을 통해 정말 미국 교육이 지향하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프로그래밍 교육에서 능숙함을 목표로 하는 것 같은데, 이 수업은 정말로 컴퓨터 사고를 지속해서 요구하는 강의였다. 스스로 프로젝트로 만들 프로그램을 디자인하고 이것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설계하기도 했다. 1학기에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나서 그 사고 방식을 지속해서 유지하고 싶었는데, 그런 점에서 좋았다. 특히 프로그래밍 언어가 어렵지 않고, DGIST의 프로그래밍 과목과는 조금 다른 방향의 사고를 요구했기 때문에 그 생각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프로그래밍 과목이고 기초강의인 만큼 주 4회 2시간의 LAB과 2회 1시간의 DIS(디스커션), 4회 1시간의 LEC(렉쳐)로 수업은 정말 많았다. 다른 친구들이 대부분 듣는 강의에 비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유익했다. 수업 시수만 아니라면 추천할 만한 과목이다.

그리고 Introduction to Multimedia(이하 멀티미디어)는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언론학을 배우는 과목이다. 추천 과목에 없는 과목을 듣고 싶어서 평소에 관심 있던 미디어 관련으로 찾아보니 처음으로 여름학기에 열려서 수강했다.

동영상과 음성, 360, VR등 정말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콘텐츠들을 볼 수 있고, 실제로 그것을 조원들과 함께 마지막 Final Project로 제작하는 것이 강의 목표이다. 생각했던 만큼이나 정말 흥미로웠다. 다양한 사진을 찍는 법에서부터 음성 인터뷰를 녹음하는 방법, 동영상을 촬영하는 방법 그리고 그 동영상을 편집하는 방법과 기사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만드는 방법 등 정말 실무적이고 즉각 활용이 가능한 것들을 배운다. 언론학에서 가르치는 과목이지만, 정말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미디어 매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듯하다.

그래서 중간·기말고사는 전혀 없고, 모든 성적은 과제와 파이널 프로젝트로 결정난다. 과제는 확실히 멀티미디어 과목인 만큼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 ▲하나를 주제로 잡고 개인 저널사이트(Medium)에 글 올리기, 다른 사람의 Portrait을 찍어오기, ▲사진 5개를 찍어 Picture Bingo(사진의 주제가 적힌 빙고판)의 한 줄을 완성하기, 1분 오디오 인터뷰하기 물건을 사는 모습이나 요리하는 등 과정이 있는 영상 촬영 및 5컷 편집 등, 이론에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과제를 주셨다. 평소에도 멀티미디어에 관심이 많았기에 즐겁게 수강하고 과제도 나름 성실히 했다. 프리미어프로를 이용해서 영상편집을 꽤 해본 경험이 있어서 파이널 프로젝트 조에서 영상편집을 주로 담당했다. 여행영상은 편집을 많이 해봤지만, 정보전달 목적을 가진 언론 영상은 편집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Q. 한국이 그리울 수도 있는데, 그럴 때의 본인의 대처방안은?

- 워낙 해외여행을 많이 해서 다른 나라의 문화에 쉽게 적응하고 낯설어하지 않는 편이다. 처음 UC버클리에 와서도 유럽(과는 조금 다르지만)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거리를 걸어 다녀도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한국에 대해서 딱 하나 그리웠던 점은 음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평소에도 한식을 막 즐기고 김치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는데, 앞서 말했듯 미국은 대체로 음식이 특색이 없고 맛이 없다. 그나마 맛집이라고 유명한 곳을 가야지 '음흠~'하면서 먹을 정도여서 맛있는 음식을 그리워하다 보니 한국 음식이 그리웠던 것 같다.

그래서 음식을 해 먹기로 결정했다. 그중에서 카레를 해 먹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친구들을 모아서 같이 먹으니 한국의 맛도 나고 엄마가 해준 집밥처럼 느껴졌다. 거기에 김치까지 곁들이니 정말 한국에 있다는 느낌! 맛 평가는 함께 카레를 먹었던 우리 기자분께 맡기겠다. (기자: 그 주에 먹은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습니다.)


Q. 주말이나 남는 시간에는 무엇을 하는가?

- 여행을 가기도 하고, 미국의 문화를 조금 더 느낄 수 있는 장소를 가거나, 그 장소에서 찍은 영상과 사진들을 편집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미국에 오기 전에 목표한 것은 최대한 미국을 영상으로 많이 담아서 나의 경험과 추억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기록하는 것이었다. 사실 그런 미디어를 통한 기록은 사진이 쉽긴 하지만, 초등 6년 때부터 DSLR로 사진 찍는 취미를 가졌기 때문에 사진이라는 미디어는 그 느낌을 전달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번 미국여행에서는 무엇보다도 영상을 집중적으로 촬영해서 기록하려고 노력했다. 미국에 오기 3개월 전에 미리 4K 촬영도 가능한 영상전문 미러리스 카메라도 구매했을 정도.

현재까지 미국은 콘텐츠 비디오 3개와 인트로 비디오 1개를 유튜브에 올려놓은 상태이다. 찍은 영상은 수없이 많지만, 5분짜리 영상을 편집하는 데는 그 수배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많이 편집을 못 했다. 여행이 아니라 여름 학기로 왔기 때문에 공부도 하고 과제도 해야 해서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겨우겨우 짬 내서 3개의 영상을 편집했다. 처음으로 올린 게 6월 말에 에머리빌에 갔던 영상이었는데, 한 달 넘게 지난 지금 그 영상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 그때의 기억과 느낌도 새록새록 나고. 다시 보면서 영상이라는 매체의 전달능력을 뼈저리게 느꼈다. (멀티미디어 강의에서도 엄청나게 강조했던 점!)


Q. UC버클리에서 FGLP를 보내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꿀팁을 전해준다면?

- 꿀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너무너무 많다. 아마 지금 함께 버클리에 온 동기, 후배들에게도 물어본다면 똑같이 대답할 것 같을 정도로. 아마 다 같이 의견을 모은다면 책 한 권이 나올 것 같다.

지스트의 경우 학교를 통해서 이미 다녀온 선배들께서 꿀팁과 다양한 좋은 정보들을 하나로 정리하여 제공해주었던데, 저희는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정보가 정말 학교에 대한 정보, 입국에 대한 정보뿐이어서 그게 너무 부러웠었다. 실제로 지스트 친구들에게 그 자료를 받아서 도움을 받곤 했다. 우리 학교도 물론 FGLP 발표회나 포스터 세션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정보전달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듯하다. 올해에는 그런 것보다 내년, 내후년에 갈 후배들을 위해서 선배들이 가이드북을 제작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유튜브를 통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팁을 공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번 찾아보시길~


Q. 남은 방학에 대한 계획이나 다짐이 있는가?

- 남은 방학도 미국에서처럼 너무 바쁘게 돌아갈 것 같다. 우선 미리 1월에 계획한 대만 여행을 갈 예정이다. 매년 두 번씩 판매하는 저가항공사의 특가항공권을 꼭 구매해서 매 방학에 한번 이상씩은 해외를 나가고는 하는데, 이번에는 대만을 간다. 한여름에 무슨 대만을 가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대구에 살기도 하고 대구보다 더 덥다는 후쿠오카도 여름에 갔다 왔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 (웃음) 여행은 그 나라의 전부를 느껴보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에 초점을 둔다면 날씨가 문제가 될까.

그리고 야구경기 관람을 너무너무 좋아하고, 삼성라이온즈의 BIG FAN인데, 학기 중에는 바쁜 관계로 보통 방학 때 많이 보지만 이번에는 미국에 있느라고 야구관람을 못 했다. 물론 MLB를 관람하긴 했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한국의 응원 문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그래서 남은 방학 동안은 갈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야구장을 많이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군다나 올해는 이승엽 선수의 경기를 볼 수 있는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남은 경기는 최대한 가려고 한다. 순위는 아쉽지만 내년, 내후년에 더 발전하는 삼성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응원하러 갈 예정이다!

또 마지막으로는 미룬 영상편집을 할 것 같다. 이때까지는 노트북을 이용해서 편집을 해왔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영상편집을 하다 보니 성능에 한계를 느껴서 데스크톱을 구매해서 편집하는 걸 생각하고 있다.


Q. 다음 방학은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 다음 방학도 그전 방학만큼이나 바쁘게 보낼 것 같다. 1학년 여름방학은 면허 취득과 두 번의 일본 여행, 그리고 오랜 기간의 유럽 여행으로 매우 바삐 보냈고, 겨울방학은 도쿄, 오키나와 여행과 더불어 베스킨라빈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정말 바쁘게 보냈었다. 다음 겨울방학은 키타큐슈 여행과 괌 여행을 한 후에 평창동계올림픽 봉사를 하러 갈 예정이다! 올해 초부터 면접, 교육 등 시간을 쪼개면서 준비했는데, 결국엔 최종적으로 봉사에 참여한다. 약 한 달간 추운 평창에서 국제적인 행사에 이바지를 하는 봉사를 할 예정.


Q. 마지막으로 한마디.

- 이번 FGLP는 출발 전부터 삐걱대었다. 그래서 처음 미국에 입국할 때는 마음이 그렇게 편치 않았다. 그런데 이제 지난 8주를 돌아보면, '아 언제 내가 이런 경험을 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든 어디든 비행기만 탄다면 여행 갈 수 있는 곳이지만 타국에서 하는 공부는 쉽게 하지 못하는 경험이다. 특히나 그곳이 미국이라면 더욱. 미국의 교육문화와 학습문화를 느낄 수 있고, 그 캠퍼스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낀 좋은 경험이었다. 학교에서 교육 비용을 부담하여 이 기회를 제공해주는 만큼, 많은 디지생들이 참여해서 이 경험들을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강민지 기자  mangoinjuice@dgist.ac.kr



  1. 인터뷰가 8월 11일 전후로 이루어졌고, 이후 원고 수정이 이루어져 기사가 늦어진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기자 [본문으로]
  2. 스크래치와 UI가 같다. 스크래치에서 제작을 도와주었기 때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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