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기운이 서서히 움트고 세상을 물들여가는 3, 학술정보관 1층 갤러리가 첨단 IT기술과 예술적 감성이 어우러진 봄의 정원으로 탈바꿈하였다. DGIST IT스터디 동아리 DGroid(이하 디지로이드)는 지난 3 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미디어 아트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디지로이드가 제작한 작품 총 5점이 공개되었으며, ‘이라는 주제 아래 총 6인의 작가가 서로 다른 기술과 매체로 각자의 개성을 펼쳐 보인다. 특히 관람객의 움직임이나 손길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아트 기법을 활용하여, 정적인 감상을 넘어 작품과 관객이 능동적으로 교감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흔히 차갑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기술적 요소를 이용하여 역설적으로 따뜻한 봄의 감각을 구현한 이번 전시는, DGIST 구성원들에게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서 공감각적 휴식을 선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점춘_이승주 <사진 = 최진걸 기자>

 

 이승주 작가의 점춘은 관람자가 ‘PRESS’ 버튼을 누르는 것부터 시작된다. 버튼을 누르고 화면에 제시된 동작을 따라 손을 움직이는 짧은 흐름 속에서, 그 위에는 새로운 이미지가 더해진다. 화면 위에 꽃이 나타나며 차분하던 분위기에 화려함과 생기가 더해진다. 화면 위로 꽃이 피어나며 장면이 확장되는 이 역동적인 흐름은, 곧 점춘이 말하고자 하는 '시작'의 본질을 보여준다.

 

두뇌꽃밭_이한진 <사진 = 최진걸 기자>

 

 이한진 작가의 두뇌 꽃밭은 관람자가 소주병을 기울이면 그 각도를 인식해, 화면 속 뇌 형상 위에 꽃이 피어나는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기울임에 따라 화면 위에 꽃이 하나씩 더해지며, 화면 속 뇌의 공간은 점차 빛과 색으로 채워진다. 하나씩 더해진 선택들이 화면 위에 꽃으로 표현되어 흩어지듯 퍼지며 이어지고, 화면은 서서히 하나의 꽃밭처럼 변해간다.

 

봄바람 통신_심영민 <사진 = 최진걸 기자>

 

 심영민 작가의 봄바람 통신은 보이지 않는 목소리를 통해 화면 위에 색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관람자가 말을 하면 그 소리는 텍스트로 변환되고, 이는 다시 색으로 표현되어 화면 위에 나타난다. 이처럼 보이지 않던 관람자의 목소리는 단순한 입력을 넘어 장면을 만들어내는 요소로 작용한다. 화면 위에 퍼지는 색의 변화는 봄바람에 흔들리듯 이어지며, 말이 만들어내는 흐름 속에서 공간의 분위기도 함께 달라진다.

 

우리말의 봄꽃나래_정헌규 <사진 = 최진걸 기자>

 

 정헌규 작가의 우리말의 봄꽃나래는 우주를 연상시키는 컴퓨터 속 광활한 좌표 위에서 단어를 선택하면 그 단어가 화면에 별처럼 떠오르는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선택되어 하나씩 더해진 단어들은 화면 위에 다양한 꽃의 형태로 기록된다. 흩어져 있던 단어들은 각기 다른 위치에 자리 잡고, 시선의 흐름에 따라 서로 연결되듯 이어진다. 이러한 흐름은 평소에 전하지 못했던 말들이 봄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듯한 느낌을 주며, 마치 봄의 한 장면처럼 남는다.

 

첫 항해, 첫 시작, 첫 봄_김유나, 박지원 <사진 = 최진걸 기자>

 

 김유나, 박지원 작가의 공동 작품인 첫 항해, 첫 시작, 첫 봄은 관람자의 손동작을 통해 화면 위에 변화를 만들어내는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화면에 제시된 안내를 따라 손을 움직이면 그 궤적을 따라 물방울이 생성된다. 손끝의 움직임은 화면 위에 그대로 남으며, 작은 동작은 점차 화면의 구성을 바꾸어 간다. 점처럼 나타난 물방울이 이어지며 형태를 이루고, 비어 있던 공간은 서서히 채워진다. 화면에 하나씩 자리잡는 물방울은 봄의 한 장면처럼 잔잔하게 드러나고, 그 여운은 화면 곳곳에 남는다.

 

디지스트신문 DNA와 인터뷰 중인 전시회 작가들 <사진 = 지태현 기자>

 

데이터의 나열에 불과할 수 있는 코딩 결과물에 예술적 문법을 입혔을 때 발생하는 감성적 울림은 놀라웠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손짓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작품들 앞에서 하나 둘 발걸음을 멈추었다. 단순한 시각 정보의 일방향적 전달을 넘어 관객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인터랙션 기술은, 학술정보관이라는 정적인 공간을 역동적인 예술의 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그 이면에는 디지로이드 구성원들의 치열한 고민과 실험 과정이 담겨 있었다. 기술로 감성을 설계한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았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김유나: 이번 전시회의 총괄을 맡은 디지로이드 前 부장 김유나이다.

 

정헌규: 디지로이드 現 부장 정헌규이다.

 

이승주: 디지로이드 부원 이승주이다.

 

 

Q. 전시회의 주제를, 새로운 시작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유나: 시기적인 적절함을 고려하여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봄으로 선정하였다. 특히 이 전시를 관람할 사람들이 주로 새로운 곳에서 새 시작을 하는 신입생들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들에게 새로운 봄을 맞이할 용기를 전하고자 했다.

 

정헌규: 계절은 밖에 나가기만 해도 즉각 체감할 수 있는 요소이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주제라고 생각하였다.

 

 

Q. IT 스터디 동아리에서 전시를 준비하면서, 기술과 예술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무엇인가?

 

김유나: ‘잘 보여지는 것에 집중했다. 공학도들은 보통 무언가를 만들 때 예쁘게 보이는 것을 후순위로 두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술 전시회를 준비하는 만큼 미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정헌규: 기존 설치 미술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상호 작용 방식을 선보이고자 하였다. 기술을 통해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재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이승주: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인 이번 전시의 특성상 기술의 결함이 발생한다면, 관객들의 상상과 참여를 방해한다. 따라서 작품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Q.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들이 어떤 감정이나 메시지를 경험하기를 바랐나?

 

김유나: 새로 맞이할 봄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갈 용기를 얻어 가길 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정헌규: ‘우리말의 봄꽃나래를 통해 시선을 한 번 움직이는 것만으로 단어들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시가 완성되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 또한봄바람 통신을 통해서 평소에 전하지 못한 말들이 봄바람을 따라 전달되고 매개된다는 느낌을 경험하면 좋겠다.

 

 

Q.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예술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김유나: 전시가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인 만큼, 관람객의 행동에 작품이 바로 반응해야 했다. 하지만 카메라 인식 오류나 센서 오작동 등의 변수가 많아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도 끝까지 조정한 끝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정헌규: 단어의 의미를 수치화한 데이터를 수학적인 방식으로 꽃의 형태와 색으로 변환하는 과정이 까다로웠다. 우주 공간 속 꽃들의 모양과 색을 다채롭게 구현하는 작업은 단순한 코딩만으로는 부족하였다. 예술적인 감각과 수학적인 감각이 함께 더해져야 하는 작업이었다.

 

 

Q. '이라는 감각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이승주: 고난도의 기술 자체보다는 봄의 감각을 어떻게 전달할지에 집중했다. 봄 특유의 설렘을 전달하기 위해 버튼 조작의 촉각, 시각적인 아름다움, 음악을 통한 청각적 자극 등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Q. 설계한 작품 가운데 관람객들이 특히 놓치지 않고 경험하길 바라는 하이라이트가 있는가?

 

김유나: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인터랙티브그 자체에 있다.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말고 각자만의 감각으로 직접 체험하며 자신만의 봄을 느끼고 즐기길 바란다.

 

 

디지로이드가 주관하는 이번 미디어 아트 전시회는 3 31일까지 학술정보관 1층 갤러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기술적 정교함과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이 특별한 공간에서, 일상 속 새로운 영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지금, DGIST 구성원들의 많은 관심과 방문을 바란다.

 

 

지태현 기자 gusxowl.1@dgist.ac.kr

김단아 기자 dakim@dgist.ac.kr

최진걸 기자 choijingeol@d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