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8일 IST-TECH IT ARENA(이하 이스트텍)가 DGIST에서 개최되었다(관련 기사: 2025 이스트텍 IT ARENA 열려). 이스트텍은 6개 과학기술특성화대학 (▲DGIST ▲GIST ▲KAIST ▲KENTECH ▲POSTECH ▲UNIST)의 IT 동아리들이 모인 '이스트텍 IT 동아리 연합’이 개최하는 대회로, 170여 명의 참가자들이 참여하여 여러 분야에서 흥미로운 기술과 결과물들을 공유하는 ‘교류의 장’이다.
이 이스트텍 종목 중 ‘판자 뒤집기 로봇 대결’에 출전해 우승을 거머쥔 DGIST 로봇/IT 동아리 R.O.D(이하 ‘로디’)의 부장 김선우(`23) 학생과 DGroid(이하 ‘디지로이드’)의 부장 김유나(`24) 학생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및 동아리 소개를 부탁한다.
김유나: 디지로이드(DGroid) 부장 김유나이다. 디지로이드는 IT와 로봇에 관해 스터디하는 IT 학술 동아리다. 초심자도 쉽게 다가가고 배울 수 있는, 초심자에게 열려 있는 동아리이다.
김선우: 로디(R.O.D) 부장 김선우이다. 로디는 작년 2월에 새로 만들어진 로봇 제작 동아리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깨너머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은 동아리이다. 이번 학기에 중앙동아리가 되었으며, 이렇게 이스트텍 로봇 종목에서 우승까지 하게 됐다.
Q. 로봇 대회가 이번에 처음 생겼다고 한다. 어떤 과정으로 생기게 된 건지?
김유나: 작년 스타디움 기간에 DGIST에서 스타디움에 참가하는 6개의 학교 학생들이 모여 게임잼을 했었다. (관련기사: 제6회 STadium 결산 마지막 문단 참조) 그때의 좋은 기억으로 이번에도 스타디움과 비슷한 시기에 “IT에 관심 있는 사람끼리 단합을 하는 시간을 보내자”, “교류의 장을 만들자”라는 의견이 나와 이스트텍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스트텍에는 세부적으로 여러 분야가 있었는데, 사실상 IT 안에 로봇이라는 개념이 포함되기 때문에 ‘로봇을 제작하여 같이 대결해 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로봇 종목이 새로 만들어졌던 걸로 알고 있다.
Q. 이번에 로디(R.O.D)와 디지로이드(DGroid)가 우승한 ‘판 뒤집기 로봇 대결‘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궁금하다.
김선우: ‘판 뒤집기’는 두 면이 각각 빨간색, 파란색인 판들을 뒤집는 게임이다. 시작시 9개의 판 중 4개는 빨간 면, 4개는 파란 면이 보이게 놓여 있고 나머지 한 개는 세로로 세워져 있어 넘어뜨리면 한쪽으로 넘어지는 구조였다. 경기는 약 3분정도 진행되었으며, 5판 3선승제였다. POSTECH, UNIST, DGIST 이렇게 세 팀이 출전했는데, UNIST는 로봇 고장 사유로 기권하여 POSTECH과 DGIST 두 팀이 경기를 치르게 됐다. 우리가 맨 처음에 두 번 승리하고 한 번 패했다가 다시 이겨 ‘승승패승’으로 우승했다.

Q. ‘우승 스토리’를 한 번 풀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김유나: 사실 로디와 디지로이드가 연합 스터디 활동을 많이 하면서 조금씩 교류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디지로이드 팀원들과 두 동아리에 모두 소속된 분들, 그리고 로디 부원들과 함께 팀을 구성했다.
김선우: 방학 지나면서 역할들을 좀 더 정확하게 세분화했고 2학기 때 본격적으로 로봇 제작에 돌입했다. 1학기 때는 로봇 프레임 정도만 만들고 모터 같은 것은 거의 구동해 보지도 않았었다. (웃음) 그러다가 2학기 때 많이 활동했고,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로봇이 판을 뒤집는 동작은 대회 당일 새벽 5시쯤에 처음 성공해서 사실상 완성하고 5시간 만에 대회에 나간 셈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이 예비군, 스타디움 등의 사유로 불참하여 인원이 딱 3명 남아 있었고 여태 성공한 적이 없었기에 다들 불안에 떨었던 기억이 있다.
Q. ‘판 뒤집기’에 출전할 당시 구상했던 전략이나 기술적 포인트가 있었나?
김선우: 로봇을 직접 조종한 내가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우선 POSTECH은 판 뒤집는 동작을 최대한 빠르게 많이 해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식이지만 우리 로봇은 조금 느리더라도 한 번의 안정적인 판 뒤집기를 시도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시작점에서 최대한 멀리 가서 거리가 먼 판들부터 뒤집으면서 돌아오는 전략을 택했다. 로봇의 큰 크기를 활용해 POSTECH 로봇의 이동 지점을 예측해서 진로방해를 해보려고도 했다.
Q. 대회를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특별히 재미있었던 점이 있다면?
김선우: 제일 힘들었던 점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점이었다. 여러 변동을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8명이 되었는데 각자 로봇에 대한 지식, 특화된 분야가 모두 달랐기 때문에 역할 분배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명확한 답은 안 나왔지만, 대회가 끝나고 보니 다들 뭔가 하나씩 이루고 갔다. ‘너무 비효율적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은 들지만, 결론적으로 잘 끝났기 때문에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김유나: 재미있었던 점을 하나 꼽자면 처음에 설계 메커니즘을 결정할 때 모두가 각자의 설계를 만들고 경쟁을 시켰다. 다들 자신이 원하는 프로토타입을 제작한 뒤 판 뒤집기 성능을 비교하는 방식이었는데, 4개 정도의 예시 구동부가 있었다. 그중 어떤 설계가 판을 제일 잘 뒤집을지 비교하면서 최종 설계를 결정했던 초기의 과정이 좀 재미있었다.힘들었던 점은 다른 학교들과 같이 대회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인력이 부족하고 처음 열리는 대회라 참여자가 많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는 점이다. 준비과정에서 회의적인 의견도 있어 대회 개최까지 많은 걱정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재미있는 대회가 되었던 것 같다.
Q. 대회 준비 과정에서 역할 분담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졌나?
김선우: 프로젝트 팀장을 맡은 선배가 팀원들이 슬슬 해이해질 때 한 번씩 목표를 세우고 참여를 독려했었다. 그 타이밍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끼리 하나를 만들면 또 다른 사람들이 다른 부분을 만들어가면서 다 같이 동기부여가 되고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졌다. 팀원의 절반 정도는 관련 경험이 있고 나머지 절반은 그렇지 않았는데 경험자들의 분야가 많이 겹치지 않았다. 설계를 잘하는 사람, 회로를 잘하는 사람, 코딩을 잘하는 사람 등 경험자들의 분야가 다양했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팀원들이 원하는 경험자들 옆에서 같이 참여하면서 결과적으로 모두가 이바지하게 되었다.
김유나: 나도 로봇을 제작해 본 경험이 없었지만 우선 역할을 배정받고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배워가면서 참여할 수 있었다.
Q.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 목표하는 바가 있나?
김선우: 비록 우승까지는 힘들 수 있겠지만 참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여럿 있기 때문에 다른 대회도 나가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기계공학 분야 동아리의 특성상 예산이 중요한데 대회 우승을 하여 예산을 확보하거나 대회 참가 시 신청할 수 있는 학교 측의 동아리 활동 지원금을 활용하여 참여자들의 사비 지출을 점차 줄여보고 싶다.
Q. 동아리에 들어올 후배들이나 관련 대회 참가자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한다면?
김유나: 무언가를 시도하고 도전하고 만드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 말라는 멋진 말을 해주고 싶다. 일반고를 졸업했기 때문에 DGIST에 처음 입학했을 때 과학고 친구들보다 경험도 적고 잘할 수 있을지 두려웠지만 일단 뭔가 만들어보고 시도해 보면 분명히 얻을 것이 있었다. 후배들이 DGIST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 즐기고 경험해 보면 좋겠다.
김선우: 나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친한 후배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게임 캐릭터가 “일단 만들고 그리고 부셔”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 앞서 디지로이드 부장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은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뭐든 만들어보고 정 아니다 싶으면 부수는 과정에서 충분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실패한 3D 프린팅 출력물들의 필라멘트를 아까워하거나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스스로와 타협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우승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이든 일단 시도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연우 기자 cyw040306@dgist.ac.kr
황인제 기자 hij0374@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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