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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히어로를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영웅 박성현 학생을 만나다.

DGIST 사람들

2025. 7. 2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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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애에서 비롯해 동일 집단의 누군가를 돕는 행위를 업으로 삼는 사람을 우리는영웅이라고 칭할 때가 있다. 비현실적인 단어일 수 있으나, 그것은 아마 여러 매체의 영향일 것이다. 조금 더 현실적인 공간으로 단어를 끌고 오면, 크기에 상관없이타인에게 도움이 되었음이 영웅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지난 4 17일 오후, DGIST 1차 학생생활관 정문에서 한 학생이 안면부와 왼쪽 아래팔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고가 있었다. 해당학생은 학생생활관과 E16건물 사이에 위치한 터널에서 발생한 자전거 사고로 인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 박성현 학생(`21)은 해당 학생을 최초 발견하여 신고 및 응급실 동행을 하였다. 사고를 당한 학생은 이후 치료를 받아 현재는 별다른 후유증 없이 일상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스트신문 DNA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성현 학생은 대가 없는 선행을 독려하며, 그날의 경험과 생각들을 전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기초학부에 재학 중인 21학번 박성현이다.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학기이다.

 

Q. 관련 상황을 목격하기 전 본인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급한 약속이 있어서 나가는 와중에 피해 학생을 목격했다.

 

Q. 보통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 당황하기 마련인데, 침착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가?

처음에는 사고가 난 줄 몰랐기 때문에 지나가려 했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조금 더 자세히 보니 학생이 부상을 당했음을 알았다. 이렇듯 선행에 있어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의 경우에도 실제로 그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느냐. 사고 상황의 인지뿐 아니라, 그 이후의 대응 순서는 무엇인지, 구급대원에게 첫째로 알려야 할 상황은 무엇인지, 지금 상황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부상자에게 묻고 또 주변을 살피며 세부적인 상황을 검토하는 것이침착한 태도로 비췄다고 생각한다. 내가 집중했던 것은 침착함보다는 상황의 해결이었다. 결국은 많은 것들의 반복적인 확인이 중요한 것 같다.

 

Q. 사고 현장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상황 대응을 위해 본인이 중요하다고 느낀 행동 요령이 있을지?

꾸준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상자와의 소통, 혹은 신고가 필요한 상황에는 신고를 받은 사람과의 소통, 상황이 일단락된 이후에는 보호자와의 소통 등 꾸준히 관련인들에게서 많은 정보를 얻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과 같이 부상자를 마주친 상황에는, 차분하게 부상자와 소통하면서 부상 정도를 객관화하고, 구급대원과 의사에게 전달하려 노력했다. 이렇듯 혼자만의 관찰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 많기에 당사자 혹은 전문가와 소통하며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상황을 빠르게 해결하는 데에 학교가 준 도움이 있었는지?

당시에는 몰랐는데 119 신고를 하고 응급차가 학교 안으로 들어오니까 학교 내선 시스템을 통해 학생팀과 생활관팀 등 여러 부서에게 동시에 연락이 간 것 같더라. 응급차가 빠른 시간 안에 도착했을 때, 동시에 학교 행정원들이 다 같이 와서 상황을 확인한 것이 기억난다. 정확한 시스템을 알고 있지 못해서 그것이 상황 대처에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것이 분명 학교가 안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생각한다.

 

Q. 소극적 행동이 만연한 현대 사회인데, DGIST 구성원들에게 적극적인 선행을 위한 독려 한마디 해줄 수 있나?

디지스트신문 DNA 측에서도 선행이라고 표현을 해 주었고, 부상자 부모님, 학교 관계자분께서도 정말 큰 감사를 전해주셨으나, 그렇게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나와 비슷하게 사소한 선행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사건을 특별한 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작은 선행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극적 행동이 만연한 현대사회라는 표현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모두 비슷한 상황에 놓인다면 비슷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내가 그 상황에 있었고, 누구나 했을 행동을 했을 뿐이다.

혹여 소극적 행동이 만연한 사회가 맞더라도,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이 선행의 적극적 독려에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대단한 칭찬을 해주는 것이 선행의 독려일 수 있으나, 그것보다는 선뜻 손을 내미는 행동들이 아주 당연한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한다. 누군가를 선뜻 돕는 것, 위기에 빠진 사람에게 도움을 물어보는 것, 이런 행동들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아무것도 아니니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아니니 일상에 녹여보라는 것이다.

 

Q. DGIST '영웅'으로서 마지막 한마디 부탁한다.

모두가 같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에, 나의 한마디는 지극한 개인의 한마디다. 모두가 다치지 않고, 누군가 다치면 모두가 손을 내밀면 좋겠다. 사실 이 인터뷰도 참 웃음이 나오는 일이다. 누군가를 독려하는 것도, 사회에 대한 소견을 밝히는 것도, 그 동기가 이런 사소한 일이라는 것이 참 민망한 일이다. 그저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모두의 경험처럼 표현하여 비슷한 상황에 조금 더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선한 사마리아인’, 무릇 사람이라면 마땅히 남을 도와야 하는 것일까? 현대 사회는최소한 위기에 빠진 사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라고 주장한다.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몇 나라는 이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선뜻 위기에 처한 사람에게 손을 뻗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위기 상황에 대한 절대적 기준이 확실하지 않을 뿐더러, 위기를 인지했음에도 그 순간에 도움보다 절실한 개인의 일정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악행 처벌은 당연하나, 성행을 하지 않음에 처벌을 가하는 것 혹은 도덕적 행동을 강요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이다. 그러나 선행은 분명 독려해야 할 일이고, 선행을 행한 자를 도덕적으로 드높이는 일은 과장이라고 표현할 일이 아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박성현 학생이 말했듯, 모두가 위기에 처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상황에 서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기사의 주인공의 경우 다소 적극적으로 도움이 요구되는 상황에 있었으나, 이보다 적은 적극성을 가진 상황도 도움은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행동이 될 수 있다. 선뜻 손을 내미는 행위의 역치가 조금은 낮아지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전사빈 기자 jsb4058@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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