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학생 대부분은 졸업 후 과학기술계에 투신한다. 과학기술원 특성상 과학자라는 꿈을 키우는 학생이 입학하고, 학부 과정 내내 그 꿈을 키우며, 관련 연구소나 대학, 회사 등 연구 분야에 진출한다. 그러나 과학기술 분야를 떠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졸업생도 있다. 한때 제5대 부총학생회장을 지냈던 최원석 동문(`17, 이하 최 기자)은 지난해 DGIST 학부를 졸업한 후 매일경제 기자로 재직하고 있다. 과학기술원을 졸업해 언론계에 투신하는 최 기자, 그의 이야기를 전한다.
Q. 자기소개 부탁한다.
DGIST 17학번 학부생 출신 매일경제 최원석이다. DGIST 재학 중, 본지 ‘디지스트신문 DNA’(이하 DNA)의 부편집장과 부총학생회장을 맡은 바 있다. 이제는 기자로서 현장을 누빈다. 과학기술부 소속이라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취재한다.
Q. 당시 재학 중이었던 학생들은 최 기자를 부총학생회장으로 기억한다. 학생 당시 했던 자치단체 활동과 당시 마음가짐이 궁금하다.
총학생회 관련 활동을 하기 전 입학 후 2년간, ‘미담장학회’에서 교육 봉사와 DNA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DNA에서는 부편집장 직책을 맡았는데, 당시 편집장이던 류태승 학생(`17)이 총학생회장단 선거 출마를 제안했다. 학생 사회에서 개선하고 싶던 점들이 머릿속에 많았는데, 지금까지는 기자로서 간접적으로 역할 했다면 이번에는 직접 학생 사회에서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경선 끝에 66.1% 득표율로 당선돼 1년간 일했다.
Q. ‘학생 사회에서 개선하고 싶던 점들’이 있었다고 했다. 어떤 점을 생각했나?
당시에는 학생 사회에 ‘공론의 장’이라 부를만한 것이 없었다. 지금이야 에브리타임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도 있고 여러 자치단체가 역할 해주고 있지만, 당시에는 전무했다. 작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기는 했지만 딱히 효용이 없었다. DNA에서 기자 생활하던 당시 가졌던 마음과 연결되는데, 우리 학생 사회에 ‘공론의 장’을 열고 토론 문화를 살려보고 싶었다.
부총학생회장으로 일하며 ‘학생대의원회’ 시스템을 만들었다. 자치 활동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학생이 많아 애를 먹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최대한 민주적으로 의사 결정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었다.
Q. ‘학생 자치’를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그 마음을 이어 기자가 된 것인가? 그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 읽고 쓰는 것을 비롯한 인문학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다. DGIST에 입학할 때도 순수 연구가 아닌 과학사와 과학철학 분야에 흥미를 느꼈고 관련 분야로 진출할 생각을 가질 정도였다.
당시, 과학도를 비롯한 과학기술인이 사회에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는다는 일종의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건강한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우리 학생 사회와 과학기술계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DNA에서 기자 활동을 했는데 비슷한 마음이 이어졌던 것 같다.
Q. 과학기술원 특성상 주변과 다른 진로 선택이었을 것이다. 두려움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매 순간이 ‘걱정의 연속’이었다. DNA에서 기사를 쓰면 주변에서 ‘글 잘 쓴다’라는 칭찬을 보내주셨지만, ‘내가 정말로 재능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항상 머릿속에 있었다. 아무래도 이과 성향을 가진 공대생 사이에 있기 때문에 돋보이는 것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글과 저널리즘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서울 유수 종합대학 언론 학과 학생들에 비하면 많이 뒤처져 있을 수 있다는 걱정이었다. 그래도 ‘내 길’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시간이 지나고 하는 이야기지만, DGIST 밖으로 나가도 나름 글을 잘 쓰는 편이었던 것 같다. (웃음)
Q. 기자가 된 후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기자 생활은 어떠한가?
쉬지 않고 몰입해 일한다. 오늘도 오전 6시에 첫차를 타고 대구로 내려왔다. 이 인터뷰를 마친 후에도 DGIST 홍보팀과 식사하고 대학원생-과기부 간담회를 취재하는 등 여러 일정이 있다. 그래도 기자 생활에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 내가 땀 흘려 취재하고 쓴 글이 우리 사회에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는 데 도움 준다는 점에서 보람차다.
Q. 본인과 비슷한 생각으로 주변과 다른 길을 생각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조언 부탁한다.
도피성이 아닌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과학이나 수학이 너무 어려워 다른 것을 하고 싶다는 핑계로 접근하면 안 된다. 본인이 해당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성찰한 후에 뛰어들어야 한다. 큰 노력이 필요하다. 모두의 꿈을 응원한다.
권대현 기자 seromdh@dgist.ac.kr
김리우 기자 klw@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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