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GIST 내 외국인 학생 139명, 우리 캠퍼스의 6.9%는 외국인 학생이 차지하고 있다. 이중언어 캠퍼스를 선언한 지도 어느덧 3년여. 그러나 내·외국인 구성원 간 부족한 이해와 여전히 충분하지 않은 영어 강의 등 현실적으로 극복해야 할 관문은 적지 않아 보인다.   

‘디지스트신문 DNA’는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외국인 구성원과 공존은] 시리즈를 기획했다. 우리 원 및 국내외 여러 대학 외국인 구성원의 생활을 살피고, 각종 현황과 정책을 전한다. 그 속에서 DGIST 글로벌 캠퍼스가 나아갈 지향점을 엿본다.  
  
- 편집자 주 –  

※ 본 기획취재 보도는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DGIST는 지난 2022년 5월 이중언어 캠퍼스 계획을 수립하고, 2023년 당시 1학년 교과목부터 순차적으로 영어 강의 전환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학생도 늘어나면서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구성원이 함께 생활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그러나 외국인 학생이 늘고 영어 사용이 확대되는 것만으로 글로벌 캠퍼스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같은 공간에 머무는 것을 넘어,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고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어우러지는 캠퍼스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본지는 그 답을 찾기 위해 먼저 DGIST에서 3년 넘게 생활해 온 이마드 오마르 학생(Imad Omar, 기초학부, `23, 이하 오마르 학생)을 만나 그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3년째 DGIST에서 살아가는 오마르의 하루

친구와 식사하는 오마르 학생. DGIST의 많은 외국인 학생은 내국인 학생과 크게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고 오마르 학생은 말했다. <사진 = 허연재 기자>

 

오마르 학생은 수업에서는 한국인 학생들과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지만, 수업이 끝난 뒤의 일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동아리나 학생 활동 등 캠퍼스 공동체에 참여할 기회 역시 충분하지 않아, 오랜 기간 DGIST에서 생활했음에도 한국인 학생들과 관계를 넓히는 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마르 학생은 “한국인 학생과는 복도에서 지나치는 것이 대부분이고 실제 교류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적에 관계없이,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같은 캠퍼스에서 생활하면서도 내·외국인 학생의 일상이 좀처럼 섞이지 않는 모습은 DGIST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일까? 시야를 DGIST 밖으로 넓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학생 272명을 대상으로 외국인 학생과의 교류 경험과 대학의 지원 환경을 조사했다. 

응답자의 52.2%는 외국인 학생과 교류한 경험이 ‘거의 없다’거나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가 국내 대학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조사 참여자들의 경험에서는 DGIST에서 확인한 것과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외국인 학생과의 교류 자체를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응답자의 57.7%는 외국인 학생과 어울릴 기회가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교류 경험은 부족하지만 교류 기회가 늘어나기를 바라는 학생은 적지 않은 셈이다. 

교수와 교직원의 인식에서도 외국인 학생의 ‘적응’과 구성원 간 ‘교류’ 사이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본지가 국내 대학 교수·교직원 184명을 대상으로 별도의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3.8%는 외국인 학생이 대학생활에 전반적으로 잘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내·외국인 학생 간 교류가 활발하다는 응답은 26.6%에 그쳤고, 활발하지 않다는 응답은 35.9%로 더 높았다. 외국인 학생이 대학생활에 적응하는 것과 대학 구성원 간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던 셈이다. 

국내 대학 구성원 대상 설문으로 본 내·외국인 학생 교류 현황 <그래픽 = 도한수 기자>

 

이처럼 학생들은 교류 기회의 확대를 바라고 있지만 실제 교류 경험은 부족했고, 교수·교직원의 인식에서도 외국인 학생의 적응과 구성원 간 교류 사이에는 간극이 나타났다. 때문에 교류 부족의 원인을 학생 개인의 무관심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서로 알아가려는 의향이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무엇이 이를 가로막고 있는지, 대학이 마련한 교류 프로그램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도는 있지만, 학생들에게 닿고 있을까? 

대학들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DGIST의 대표적인 사례가 Buddy Program(이하 버디)이다. DGIST는 본지의 2023년 취재 당시 외국인 대학원 신입생과 교환학생의 정착을 돕고 재학생과의 교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버디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향후 외국인 학부생에게도 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지원이 실제 학생들에게 얼마나 닿고 있느냐다. 앞서 국내 대학 한국인 학생 2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외국인 학생 관련 프로그램이나 안내, 교류 기회를 접한 경험이 ‘거의 없다’거나 ‘전혀 없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51.5%에 달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할지 고민하기에 앞서, 상당수 학생에게는 어떤 프로그램과 기회가 있는지 알게 되는 과정부터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었던 셈이다. 

대학의 관련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학생들의 응답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드러났다. 같은 설문에서 관련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50명에게 그 이유를 묻자, 복수응답 기준 46.0%가 ‘접근의 어려움’을, 40.0%가 ‘교류 기회 부족’을 꼽았다. 

물론 이를 두고 대학의 기존 지원 전반이 실효성을 잃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체 응답에서는 관련 정책에 대한 긍정과 부정 평가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학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과 학생들이 이를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로 체감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있다.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국내 대학 한국인 학생 27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는 단순히 ‘교류가 부족하다’는 사실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응답자의 57.7%는 외국인 학생과 어울릴 기회가 확대되기를 바랐지만, 51.5%는 외국인 학생 관련 프로그램이나 안내, 교류 기회를 접한 경험이 ‘거의 없다’거나 ‘전혀 없다’고 답했다. 교류를 원하는 학생은 적지 않지만, 대학이 마련한 프로그램과 실제 교류 기회가 학생들에게 충분히 닿지 않고 있는 셈이다.  

결국 필요한 것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조건은 무엇인지 점검하는 일이다. 일회성 만남으로 끝나지 않고 프로그램 이후에도 학생들의 관계가 이어질 수 있도록 운영 방식 역시 함께 고민해야 한다. 

오마르 학생의 하루에서 시작한 질문은 DGIST 구성원 뿐만 아니라 국내 여러 대학 학생들의 경험에서도 반복됐다. 외국인 학생을 받아들이고 이들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을 넘어, 이들이 대학의 일상과 관계 속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다음 기사에서는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이민·다문화 정책을 연구해 온 임동진 한국이민정책학회장을 만난다. 국내 대학이 외국인 학생의 적응과 내·외국인 학생 간 융화를 위해 어떤 정책 방향을 가져가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해외 대학의 사례는 무엇인지 들어본다. 

[외국인 구성원과 공존은] 기획은 다음 기사로 돌아온다.

 

 

권대현 기자 seromdh@dgist.ac.kr   

권기대 기자 kwon-71@dgist.ac.kr   

도한수 기자 function@dgist.ac.kr   

허연재 기자 yeonjaeheo9@d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