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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에 이런 랩실이?] 렌즈부터 계산까지, 우리는 생각하는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관찰합니다 : 이현기 박사의 ‘Camera Culture Group’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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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2. 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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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직을 희망하는 DGIST 학부생들은 일찍이 연구실 경험을 쌓고자 빠르면 1학년부터 UGRP 혹은 학부생 연구원을 하게 될 교내 여러 연구실을 알아본다. 대다수의 학생은 익숙한 E동에 있는 연구실부터 먼저 연락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DGIST 내에는 학부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연구실이 많다. 바쁜 학부생들을 대신해디지스트신문 DNA’ R동에 위치한 융합연구원 연구실을 비롯해 DGIST 내 연구실들을 취재했다. 학부생들에게는 낯설지만, 특색 있는 연구실들을 [디지에 이런 랩실이?] 시리즈 기사를 통해 소개한다.

 

1. 숨겨진 수학 지식을 채굴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 한강진 교수의텐서들의 공간의 대수와 기하에 대한 연구 및 응용 연구실

2. 렌즈부터 계산까지, 우리는 생각하는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관찰합니다 : 이현기 박사의 ‘Camera Culture Group’ 연구실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는 융복합 대학, DGIST’. DGIST의 공식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처음으로 볼 수 있는 DGIST의 소개이다. 이와 같이 DGIST는 융복합을 학교의 핵심 연구 방향성 중 하나로 갖는다. 이런 성격은 DGIST 융합연구원(이하 융합연구원)의 존재로 한 번 더 강조된다. DGIST 2015년에 진행된 조직개편 이래로 융합연구원이라는 이름의 연구원 운영을 이어왔다. DGIST 학부의 역사와 그 길이에 있어 큰 차이가 없음에도, 학부생에게 융합연구원은 다소 낯설게 다가온다. 이에 디지스트신문 DNA’는 융합연구원의 지능형로봇연구부장을 맡고 있는 이현기 박사(이하 이현기 박사)를 만나 연구실 및 융합연구원에 대해 질의했다.

융합연구원 CCG 연구실 PI를 맡고 있는 이현기 박사 <사진 = 전사빈 기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DGIST에서 지능형로봇연구부부장, 융합연구원 융합전공 겸무교수 및 공학전문대학원 겸무교수를 맡고 있는 이현기라고 합니다. '잇츠센서'라는 회사를 창업해서 공동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습니다.

 

Q. CCG 연구실은 어떤 곳인가요?

CCG '카메라 컬쳐 그룹(Camera Culture Group)'의 약자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카메라에 관련된, 그 중에서도 결상 광학계에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시스템은 빛을 공급하는 조명계와 그 빛을 받아 통과시키는 광학계로 구성됩니다. 이 두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피사체의 상을 센서에 정확히 맺히게 하는 전체 과정을 바로 결상 광학계라고 부릅니다. 연구실 이름은 MIT의 동명의 연구 그룹, ‘카메라 컬쳐 그룹에서 따왔는데, 그곳의 연구들이 멋있고 인상적이어서 이런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Q. 연구실의 주된 연구 분야는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가장 주된 연구 분야는 광학입니다. 보통 비전(Vision) 연구를 하는 그룹들은 상용화된 카메라를 사용하는 반면에, CCG 연구실은 광학기기나 조명 설계 등의 결상 광학 시스템 자체를 설계 및 제작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하는 측정 시스템, 검사 장비, 무인 로봇의 제작이나 AI 접목 등, 광학을 중심에 두고 이를 활용하는 연구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Q. CCG 연구실은 융합연구원에 소속되어 있는데, DGIST 대학원과 융합연구원이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융합연구원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DGIST 대학원에 소속되어 있는 교수님들이 주로 기초적인 연구를 많이 하신다면, 융합연구원은 분야 간의 융합을 중심으로 연구합니다. 물론 기초 연구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주로 연구하는 내용은 실용적인 연구입니다. 기업들과 협업하거나 기업들의 니즈를 발굴해서 같이 연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큰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를 함께 다룹니다. 다른 연구실에서 비전 연구를 하시는 분들은 컴퓨터 비전만 하시고, 광학 연구를 하시는 분들은 광학만 하십니다. 하지만 저희는 인공지능과 비전, 광학 등 다양한 분야를 동시에 아우릅니다. 예를 들어, 검사 관련 이슈가 생기면, 컴퓨터 비전 하시는 분들은 소프트웨어로 해결하려 하고 광학 하시는 분들은 광학으로 해결하려 합니다. 저희 융합연구원의 경우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 여러 분야에서 다각도로 바라보며 어떻게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강점입니다.

 

Q. 실용성을 강조해 주셨는데, 현재 협업하고 있는 외부 기업이 있나요? 이런 기업과의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협업중인 기업은 굉장히 많습니다. 예전에는 삼성(전자, SDS, 물산)과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고, 최근에는 한화 로보틱스, 삼성 1차 벤더이자 휴대폰 렌즈를 만드는 중견 기업 파트론(Partron)과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유진 로보틱스 ▲아진에스텍 ▲현대차 1차 벤더인 화신 ▲mmVision ▲성산END UND 등 협업하고 있는 업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기업과 협업하는 경우 기업이 직면한 과제나 필요한 연구 주제를 직접 받아 해당 내용을 연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때도 있고, 정부 과제 같은 것을 기업과 함께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술 이전을 하는 방법도 있고요. 기업들마다, 또 연구원분들마다 풀어가는 방식이 조금씩 다릅니다.

 

Q. 기사를 보게 될 학부생들을 고려하여, 학부생 연구원이 온다면 어떤 연구를 돕거나 하게 될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연구 분야들을 보고 본인이 하고 싶은 분야를 직접 선택할 수도 있고, 연구실의 박사님들이 하는 연구를 도와서 일부 파트를 맡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 박사님들이 꽤 많아서(▲박사 후 연구원 2명 ▲박사 학위자 1명 ▲박사 과정 2) 그분들과 상담하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정하게 됩니다.

요즘 학부생 연구원들은 인공지능 쪽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도 두 명의 학생이 와 있는데, 한 친구는 인공지능을, 다른 한 친구는 인공지능을 결합한 드론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즘 '피지컬 AI(Physical AI)'라고 해서, 간단한 인공지능이 들어간 드론 제어와 같은 연구를 많이 합니다. 과거에 인턴을 했던 친구 중에는 AR(Augmented Reality, 증강 현실)을 연구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Q. 학부생 연구원 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학부생이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학부생 연구원을 통해 학생들이 능력이나 경험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것을 얻어갈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학부 교육과정 중 파이썬(Python)과 선형대수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리 준비할 것은 이 두 가지 과목의 배경 지식 정도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나머지는 연구실에 와서 연구원님들이나 석·박사 과정 선배들과 같이 연구하면서 배우면 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실제로 만져보고 적용하는 경험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활용 가능한 하드웨어가 굉장히 많습니다. 생산 공정, 로봇 제어, 자율주행차(AMR), 드론, 로봇 암(Robot arm) 등이 준비되어 있어서, 실제 현장에 쓸 수 있는 실용적인 연구를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론적으로 공부하는 게 아니라, '배운 것을 실제 산업에서는 이렇게 적용하는구나' 하는 것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Q. 연구실에서 비전, 광학, 센서 등 다양한 분야를 활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컴퓨터 공학 ▲물리학 ▲전자전기공학 ▲기계공학 4개 전공 중에서 어느 분야에 뿌리를 두고 지식을 습득하는 게 연구에 좀 더 수월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어떤 분야에 고정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학부 과정 중에는 많은 것을 폭넓게 아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이후의 학위 과정에서도 반드시 관련 분야로 연구 커리어를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리 하다가 화학을 할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물리 때 배운 이론을 적용할 수도 있거든요. 너무 틀에 박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도 전공은 학부, 석사, 박사 모두 기계공학이었지만, 석사부터 대부분의 연구는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진행했고, 박사 과정부터 지도 교수님이 '광기전공학'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셔서 저 또한 자연스럽게 광학이 결합된 옵토-메카트로닉스(Opto-Mechatronics)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로보틱스가 기계 중심처럼 보이지만, 최근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입니다. 그렇다고 물리를 전공했다 해서 로봇을 못 하느냐,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처럼 기계나 로봇 하는 사람들이 계속 같은 관점에서만 문제를 보고 있으면 사고가 고정됩니다. 다시 말해 고정관념이 쌓이는 것이죠. 그런데 수학을 연구하시는 분이 오셔서 보면 '내가 아는 이런 알고리즘을 여기 적용해 볼 수 있겠네' 같은 상황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렇듯 본인이 서로 다른 분야를 어떻게 아울러 활용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학부 연구원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이 연구실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시간 투자 관련해서 기대하시는 바가 있으신가요?

아니요, 그런 건 없습니다. 저는 지금 와 있는 학부 연구원들에게 프로젝트를 주되 마감기한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연구 문제에 대해 본인이 풀어볼 수 있을 때까지 풀어보라고 합니다. 학부생들이 수업도 바쁘고 그런 와중에 틈틈이 와서 연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대하는 바 보다는 지원해줄 수 있는 것들이 떠오릅니다. 최근에 한 친구는 드론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돈을 지원해줬습니다. 저는 저희 연구실에 오는 친구들이 시키는 것을 하고자 하는 친구들이기 보다는, 와서 '이런 것을 해보고 싶습니다' 라고 먼저 말하는 친구들이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걸 어떻게 도와줄지 고민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연구실에 관심이 있는 학부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희 연구실과 연구에 관심 있어서 오는 친구들이 있다면,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연구가 있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제가 언제든지 도와줄 의향이 있습니다.

 

‘Camera Culture Group’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연구실 홈페이지(CCG Lab)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사빈 기자 jsb4058@dgist.ac.kr

이서하 기자 lsh@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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