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연극 동아리 ‘.AVI’가 지난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정기공연 ‘닿을 듯 말듯’을 무대에 올렸다. E7 L29에서 진행한 이번 공연은 공연 장소인 DGIST의 특징을 재치 있게 녹여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연극 ‘닿을 듯 말듯’은 이름 그대로, 보일 듯 말 듯한 감정의 교차점에서 사랑과 갈등이 오가는 이야기를 다루며, 탄탄한 스토리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은 더블 캐스팅으로 진행되어, 같은 배역을 맡은 두 배우가 같은 대본을 다르게 해석해 관객들에게 두 가지 색다른 무대를 선사했다. 양일 공연에 모두 참석한 관객들은 배우들의 대본 해석 차이를 즐길 수 있었다. 이처럼 이번 공연의 더블 캐스팅은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점을 넓히며, 배우들에게도 서로의 연기를 배우고 영감을 얻을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이번 공연에서 .AVI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관객의 직접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며 관객과 배우가 함께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시도를 하여 눈길을 끌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을 무대의 일부로 초대함으로써, 단방향 정보 전달로 끝나는 영상 매체와는 다른 연극만의 고유한 특징을 잘 보여주었다.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와 함께, 관객들은 무대의 일부가 되어 극의 한 장면 한 장면을 함께 만들어갔다.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변화는 이번 공연에서 새롭게 도입된 지정석 티켓 시스템이었다. 과거에는 자유석 방식으로 운영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객석 입장 시 좌석이 선착순으로 지정되었다. 이를 통해 티켓 배부와 착석 과정을 속전속결하고 질서정연하게 진행할 수 있었고, 관객들은 무대를 더 높은 질로 경험할 수 있었다. 각 지정석 티켓에는 QR코드가 삽입되어 있어, 관객들은 공연 전후로 배우들과 연출진에게 직접 응원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 이러한 소통 방식은 무대와 객석 사이에 따뜻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조명과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는 것은 주로 배우들이지만, 그 무대를 만들어 낸 연출의 수고와 헌신은 관객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다. 연출은 공연의 기획 단계부터 ▲대본 분석 ▲역할 배정 ▲동선 ▲무대 구상 ▲조명과 음향 ▲소품과 의상 ▲좌석 배치도와 포스터 제작 ▲티켓 배부 ▲홍보까지 수많은 역할을 도맡아야 한다. 공연 전에는 끊임없이 수정과 피드백을 거듭하며 배우들을 지도하고, 공연 중에는 모든 요소가 문제없이 흘러가도록 무대 밖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공연이 시작되면, 관객의 시선은 무대 위의 배우들에게만 머무르고, 연출의 수고는 잊히기 쉽다.
공연 중 관객들은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 대사 한 마디에 빠져들며 웃고 울었지만, 그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빛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은 바로 연출의 세심한 손길이었다. 무대 위 박수와 함성의 순간마다, 무대 뒤에서는 연출이 보이지 않는 실을 당기고 있었다. 이번 ‘닿을 듯 말듯’ 공연 또한 연출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무대였다.
이번 정기공연을 마친 후 ‘.AVI’ 부장 최재호(`24) 학생을 만났다.
Q. 공연을 성황리에 무사히 마친 소감은 어떠한가?
A. 배우와 연출을 맡은 동아리원 모두에게 이번 공연은 매우 후련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으로 남았다. 예상보다 많은 학생들이 공연장을 찾아 객석을 채워 주었는데, 첫째 날에는 약 80명, 둘째 날에는 약 70명가량의 관객이 함께해 주었다. 관객들의 반응도 기대 이상으로 호의적이어서, 배우와 스태프 모두에게 큰 힘이 되었다.
Q. 공연 상영 시간이 어림잡아 1시간 30분 정도 된다. 이 정도 분량의 연극을 준비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A: 보통 학기 중에 진행하는 정기공연은 약 60~70분 길이의 연극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극은 90~100분 정도로, 평소보다 긴 편이었다. 연극은 해당 극에 참여하는 모든 인원이 단체연습에 참여해야 한다. 때문에 각자 시간을 조정해 공연 전 약 5주간 매주 3일에서 5일, 연습마다 약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같이 모여 준비하였다. 무슨 연극을 할지 선정하는 과정과 대본을 상황에 맞게 수정하는 과정을 포함하면 더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Q. 공연을 준비하며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A: 올해 부장으로서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들이 많았다. 그만큼 우려와 걱정도 적지 않았다. 특히 같은 각본을 전혀 다른 배우와 연출로 구성된 두 팀으로 무대에 올리는 더블 캐스팅은 처음 시도하는 방식이었다. “이게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팀의 모든 구성원이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진심을 다해 참여한 덕분에 결국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는 지정좌석제 방식으로 진행된 티켓 배부였다. 선착순으로 좌석을 배정받는 이 방식도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어 지금은 큰 만족감을 느낀다.
Q. 연극 동아리의 부장으로서 연극을 즐기는 방법과 팁이 있다면?
A: 영화, 드라마, 노래, 춤에 비해 연극은 분명히 생소한 장르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연극만의 고유한 매력이 존재한다. 연극이나 뮤지컬은 영상으로는 쉽게 담아낼 수 없는 현장감과 배우들의 호흡, 감정, 그리고 무대 위에서의 생생한 상호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연극은 직접 공연장을 찾아가야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예술이다. 그래서 공연을 준비하기 전에는 기회가 된다면 꼭 같은 연극을 현장에서 먼저 관람하려 한다. 아무리 유튜브 같은 미디어를 통해 영상으로 접할 수 있다고 해도, 현장에서 느끼는 긴장감과 몰입도는 결코 같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DGIST에 계신 분들은 .AVI의 연극 공연을 보러 오시기를 추천한다. DGIST 내 연극 공연은 무료로 열리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고, 시간만 내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DGIST 학생이라면 DGIST만의 특성을 살린 농담도 공연 중에 함께 즐길 수 있어 더 특별하다. 관객으로서 무대를 보는 경험도 큰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Q. ‘.AVI‘의 부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A. 올해 부장직을 맡고 있는 만큼, 방학 중에는 2학기 개강공연을 준비할 예정이다. 또한 중간고사를 마친 후에 진행할 2학기 정기공연을 계획하고 있으며, 어떤 공연이 될지는 점오기 모집을 마친 뒤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해 결정할 생각이다. 특히 이번 학기에는 새로운 25학번 친구들이 함께하게 된 만큼, 부장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신입 구성원들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뒤에서 최대한 지원할 생각이다. 이번 정기공연에서는 가벼운 로맨스 코미디 장르를 선보였던 만큼, 개강공연에서는 조금 더 진지한 정극을 준비해 ’.AVI’의 새로운 색깔을 보여줄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이번 공연에 많은 분들이 함께 찾아와 같이 즐겨 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특히 공연 중 배우들과 호흡하며 적극적으로 무대를 즐겨주신 관객들 덕분에 더 뜻깊은 공연이 될 수 있었다.
또한 연극에 관심은 있지만 ’.AVI’ 입부를 망설이는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 꼭 한 번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조명 아래에서 관객을 마주하며 연기를 펼치는 경험은 흔치 않고, 반드시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지태현 기자 gusxowl.1@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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