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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매워도 경고해 달라.” 외국에서 온 DGIST 사람들

DGIST 사람들

2023. 8. 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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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가을학기, DGIST에 첫 외국인 학부생이 입학한다. DGIST에서 외국인 학부생이 잘 적응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DNA에서 기존 외국인 구성원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외국인으로서의 DGIST 생활과 외국인 학부생의 적응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첫 인터뷰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대학원생 Maulana Muhammad Irfansyah (이하 이르판)과 함께했다.

글로벌 라운지 < 사진 = 강광휘 기자 >

|| 외국인 대학원생으로서의 DGIST 적응

이르판은 DGIST에서 에너지공학과 전공으로 석·박 통합과정을 수행 중이다. 그는 말레이시아, 타이완 그리고 한국의 대학원에 지원했다. 그 중 DGIST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이 자신의 전공인 화학 분야에서 가장 많은 발전을 이룩했고, DGIST가 여타 학교에 없는 TEM 같은 연구 장비들과 좋은 연구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르판모든 대학원 학생들이 장학금과 급여 시스템 그리고 의료보험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DGIST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기숙사 입주와 국제협력팀에서 제공하는 한국 여행 지원도 장점으로 꼽았다.

이르판 DGIST 일과는 어딘가 친숙하다.  오전 9시에 출근하여 오후 6시까지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고 논문을 읽으며, 수업과 그룹미팅에 참여한다. 주말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친구들과 한국 곳곳을 여행한다. 그는 경주, 부산, 광주, 대전 그리고 서울 등 다양한 도시에 방문했다. 특히 대구 안에서는 대구타워, 팔공산과 동화사, 대구 바깥에서는 남산타워, 경복궁, 해운대 및 광안리가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르판 DGIST 생활에 어떻게 적응했을까? 그는 캠퍼스 안에서는 학생과 교수님 그리고 직원들 대부분이 영어를 잘 해서 큰 불편함이 없다. 그러나 캠퍼스 밖에서는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대화할 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택시를 이용할 때 기사님과의 소통이 문제가 생긴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러한 언어 장벽이 외국인 학부생이 겪을 가장 큰 문제라고 꼽았다. 다행히 학교에서 제공하는 한국어 수업과 카카오 앱이 많이 유용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했다.

이르판은 특히 DGIST의 외국인 지원 프로그램 중 ‘Buddy(이하 버디) 프로그램이 한국 적응 과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처음 한국에 입국했을 때, 나는 헬스 센터 직원의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내 버디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새로 올 외국인 학부생들에게도 버디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DGIST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문화적인 배경이 잘 융화될 수 있을까? 이르판에게 외국인 구성원들의 식사 방식에 대해 물어봤다. 학식당에서 비건과 무슬림을 위한 선택지가 적어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학식당에서 그러한 메뉴를 제공하면 좋지만, 나는 연구동에서 비건 메뉴를 먹었고 김밥천국에서 순두부찌개와 새우볶음밥 같이 내가 먹을 수 있는 메뉴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많은 외국인들이 기숙사에서 요리를 하며, 나는 시간이 없어서 김밥천국에 간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공학 전공으로 DGIST 대학원에서 연구 중인 이르판 < 사진 = 강광휘 기자 >

 

|| 외국인 학부생들을 위한 조언

마지막으로 이르판은 외국인 학부생에게 첫 번째로 긍정적으로 지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당신이 한국에서 좋은 삶을 살 것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라고 말하며, “한국의 삶이 힘들 것이다.” 같은 부정적인 생각은 우리를 비관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르판 자신도 한국에 오기 전 고향에서, DGIST에 있는 친구에게 한국에서의 삶을 물었다. 당시 그는한국은 잘 알려졌듯이 기념일에도 일을 하는데, 이러한 것이 나를 부정적으로 만들었다.” 고 회상했다. 하지만당시에 내가 긍정적으로 지냈다면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이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한국에 오기 전, 한국 문화를 배우면 더 좋고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 수록 한국 생활에 적응을 하기 좋다.”는 말과 함께, K-드라마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르판 “K-드라마로 한국에서 할머니와 선생님 등 사람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역사에 관심이 많아한국인과 대화를 할 때, 역사를 다루는 영화를 보면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버디와 함께 조선 왕조를 배경으로 하는 한국 드라마에 대해 재밌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리고 이르판은 외국인 학부생들이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이한국 문화와 삶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나 프로그램이 더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국에서 해도 되는 행동과 하면 안 되는 행동, 그리고 웃어른을 존중하는 방법을 미리 아는 것은 한국에서 삶을 적응하기에 매우 중요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DGIST 기초학부 초빙 교수로 수학 과목을 담당하는 허드슨 교수 < 사진 = 강광휘 기자 >

|| 외국인 교수로서의 DGIST 생활

DNA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외국인 교수를 취재했다. DGIST 기초학부 공학수학 1, 선형대수학, 다변수 미적분학 그리고 일변수 미적분학을 담당하는 Thomas Bryan Hudson 교수(이하 허드슨 교수)와 새로 입학할 외국인 학부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허드슨교수가 DGIST에 온 첫 학기는 아직 COVID-19가 한창일 때였다. 그는 학생들을 직접 보지 못하고 컴퓨터와 대화했던, 만족스럽지 못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교육 경험 중, 한국 학생들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이미 준비됐고, 그렇기에 수준 높은 질문을 한다.” , 학생들이 어려운 문제도 잘 풀어내 놀라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서로 다른 학습 배경을 가졌다는 점이 도리어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강의 내용을 모두 알지만,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 심지어 영어 강의였기 때문에 편차가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에 외국인 학부생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학부생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배경지식에서 비롯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는, 고등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신경쓰지 않고 0부터 시작하여 빠른 진도로 기본 지식을 쌓아주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 강의와 그룹 활동의 적절하고 체계적인 구성이 필요

외국인 학부생이 DGIST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허드슨 교수는먼저 다양한 지역의 학생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 강의가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강의자가 영어 자료를 사용하고 영어로 필기해도 한국어로 말한다면 외국인 학부생이 강의에서 얻어갈 수 없는 것이 생긴다고 밝혔다. 그는 영어 강의라고 공지할 경우 강의를 전부 영어로 구성하는 것이, 외국인 학부생이 강의를 선택하는 데 혼선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허드슨 교수는 외국인 학부생의 그룹 활동 참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이 좋을지 새내기 프로그램을 예시로 들어 말했다. 그룹 활동이야말로 DGIST 생활에서 떼어낼 수 없으며, 학생들은 신입생 때부터 새내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이곳에서 외국인 학부생들의 참여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까? 그는 이것이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운을 띄웠다. “한국인들의 강한 공동체 의식은 큰 장점이다. 그러나 그룹에 외국인 학생이 들어왔을 때도 잘 적용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라며, 그룹 인원이 적절하게 구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그룹을 구성한다면, 외국인 학부생들이 여러 그룹에 분산되는 것보다 한 그룹에 최소 5~10명이 함께 속하는 방법이 좋을 듯하다고 답했다. 물론 이들을 도와주는버디들도 같은 그룹에 속해야 하며, 그룹 내 모든 것이 영어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외국인 학부생과 한국 학부생 모두에게 멋진 경험

허드슨 교수는 곧 함께 할 외국인 학부생들에게, “정말 힘들겠지만 할 수 있으니 즐기도록 하자!”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인도인 친구를 사귀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우선 같은 상황을 맞이하여 고민을 나눌 수 있는 타 외국인 학부생과 친해지라고 전했다. 외국에서 홀로 학교생활을 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완전히 다른 생활과 사고방식을 접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학부생들이 한국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점차 한국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생각을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그리고 그는 외국인 학부생을 맞이할 한국 학생들에게도 이것이 멋진 경험이 될 것이라 말한다. “직접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다른 나라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배울 수 있다. 영어에 자신이 있고, 재미있는 경험을 원한다면 기회가 있을 때버디를 해 보자.” 이와 함께 허드슨 교수는 한국 학생들이 외국인 학생을 대할 때 알아두었으면 하는 점들을 전했다. “외국인들에게는 보통 말하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숨겨진 의미는 최대한 지양하고 전달하고 싶은 의미 그대로 말하자.” 라며, 그는 한국인들이 무언가를 하기 싫은데 돌려서 거절하는 방식이 외국인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DGIST에 외국인 학부생이 들어오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다가오는 2학기부터, 우리는 외국인과 함께 학부 생활을 보내게 된다.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도 많지만, 본 기사에서 인터뷰한 기존의 DGIST 외국인 구성원들은 한국과 DGIST 생활에 대해 멋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허드슨 교수는한국인들의맵다에 대한 기준이 높은 것 같다, 외국인 학부생들은 매운 음식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 “조금만 매콤해도 맵다고 경고해 주도록 하자.”

 

 

강광휘 기자 kanghul@dgist.ac.kr

이서연 기자 bluecu1216@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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