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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인터뷰 시리즈④] 열정으로 인생을 연기하는 .AVI

DGIST 사람들

2023. 5. 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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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연극이고 우리 인간은 모두 무대 위에 선 배우이다.“

문인들의 선구자, 셰익스피어의 명언이다. 그러나 여기 DGIST에는 연극 같은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닌, 인생 같은 연극을 만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있다. DGIST의 유일무이한 연극 동아리, ‘.AVI(이하 점아비)’. 점아비의 무대는 매번 관객을 현혹하고,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리며, 짙은 여운을 남긴다. 환상적인 무대 뒤에 숨겨진 점아비만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했다. 무대 위에서 그 누구보다도 빛나는 점아비를 무대 밖에서 만나보았다.

 

연극 동아리 점아비 부장 전연규 (`22) 학생 <사진 = 심수안 기자>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디지스트 연극 동아리 점아비 부장 전연규다.

Q. 점아비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점아비는 14학번 때부터 계속 이어져 왔던 연극 동아리로, 매 학기마다 정기적으로 공연도 한다. 작년부터는 뮤지컬도 준비하며 연극 뮤지컬 동아리로서 열심히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Q.  어떻게 연극 동아리 점아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 부장이라는 자리를 맡고 있는지 궁금하다.

연극에 전혀 관심이 없는 학생이었다. 연극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을뿐더러 뮤지컬도 본 적이 없었다. 당시에는 게임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며 캐릭터를 연기하는 성우가 정말 재밌어 보였다. DGIST에 들어오면서 연극 동아리를 보니 연극이면 조금 더 과장된 표현이 가능하고 게임 캐릭터처럼 더 다양한 성격의 많은 캐릭터도 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점아비에 들어왔다. 배우로 활동하며 연기를 하니까 재미를 느끼고 진행되는 극마다 성실히 참여하였고 부원들이 그런 저를 좋게 생각해 주셔서 부장을 맡게 된 것 같다.

 

Q. 연극이 어떤 과정을 거쳐 관객에게 보여지는 지 궁금하다.

우선 공연 진행 약 두 달 전에 극을 진행할 인원을 소집한다. 인원을 먼저 모으고 그 인원에 맞추어 배우와 연출 작가진을 각각 신청받는다. 모인 인원수로 만들 수 있는 연극을 추천받는다. 연극이 정해지기까지가 공연으로부터 약 6주 전이다. 연극이 정해지면 2주간 작가진이 일을 한다. 해당 극의 대본을 찾아오거나 영화를 보고 그대로 대본을 따오기도 한다. 연극에 맞도록 혹은 각 캐릭터에 어울리도록 각색을 거치고 난 후 공연으로부터 4주 전에 배우들에게 대본을 배포한다. 대본을 받고 1주간 동방에서 대본 리딩을 진행한다. 대사를 입에 익히는 감각을 기억하도록 연습하고, 캐릭터의 어떤 느낌을 살릴지 고민한다. 이후 공연 3주 전부터는 무대인 E7 L29로 가서 무대 위의 발성과 캐릭터들의 동선, 행동을 통한 많은 표현을 연습하는 데 집중한다. 3주 동안 현장에서 연습하고 난 후 여러분들이 보시는 연극 무대가 올라간다.

 

Q. 열심히 준비했지만, 의도와 다르게 보여지거나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그런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작년 1학기에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공연에서 내성적인앤더슨을 연기했다.  키팅선생이앤더슨속에 있는 문학적인 감정을 깨우려고한번 포효를 해봐, 소리를 쳐봐, 이제 눈을 감고 네 앞에 뭐가 보여라고 말하면서 앤더슨의 상상을 표출해 내는 방법을 끌어내는 장면이 있다. 연습 과정에서는앤더슨의 감정이 격동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임팩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관객분들이 웃으시는 것 같았다. ‘키팅선생이 가볍고 낭만 넘치는 캐릭터였던 탓에 갑자기 학생에게포효를 해봐라고 말하는 것이 뜬금없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의도와 다르게 해석이 된 부분이었다.

 

첫 뮤지컬 공연인 빨래를 마친 점아비 <사진 = 점아비 제공>

 

Q. 점아비의 첫 뮤지컬 공연인 빨래를 정기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보여드려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처음에는 말로만 뮤지컬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왔는데, 점아비 소규모 MT에서 뮤지컬 빨래를 단체 관람하고 왔다. 직접 보고 오니 부원들 모두 흥미를 느끼고 정기 공연에 올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추진하였다. 첫 뮤지컬 공연이니만큼 걱정도 앞섰지만, 너무 멋있을 것 같았고, 꼭 한 번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들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 같다. 그렇게 첫 뮤지컬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다.

 

Q. 뮤지컬은 기존 연극과 달리 음악적인 요소가 많은 공연이다. 뮤지컬 공연을 위해 특별하게 준비한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첫 뮤지컬이다 보니 배우들의 연습 기간을 세 달을 잡고 진행했는데, 음악 준비에만 약 두 달을 소요했다. 한 달 동안 노래 가사를 익히고 리듬이나 흐트러진 음정들을 잡거나 화음 연습을 했다. 나머지 한 달 동안은 연기 연습도 함께 진행했다. 목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목을 진정시켜 주는 약을 달고 다니면서 노래를 연습했다. 또한 배경 음악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일부 배경음악은 RGB의 도움을 받았다.

 

Q. 첫 뮤지컬을 마치고 난 후의 소감은?

뮤지컬 공연을 마치고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지만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 동방에서 공부하다 뮤지컬 노래 한 소절을 부르면 갑자기 주변에 있는 부원들이 따라 부른다. 이럴 때마다 해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면서 한 번 더 뮤지컬을 준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Q. 점아비를 이끄는 데 있어 이념이나 가치관, 동아리의 이상향이 있다면?

가족 같은 분위기, 모두의 합이 잘 맞는 상황을 중요시 생각한다. 다른 동아리와 다르게 열 명이 넘어가는 많은 인원이 매일 모여 연습하므로 부원 간의 화합과 가족 같은 분위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수의 인원이 함께 허울없이 지낼 수 있고 모두가 합이 잘 맞는 가족 같은 동아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Q. 매번 멋있는 무대를 보여주는 점아비도 공연을 준비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직면했을 것 같다. 이런 순간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는지 궁금하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시험 기간이 가까워졌을 때다. 매일 하루 종일 새벽까지 연습하면 시험공부에 지장이 있을뿐더러 육체적으로 아주 피로하다. 올해 부장이 되면서 규칙적인 연습 시간을 정하거나 공연을 시험 2주 전에는 끝내려고 한다. 이렇게 규칙을 정하는 방식으로 어려움을 해결해 나갔다.

 

정기 공연을 위해 연습하는 점아비 <사진 = 점아비 제공>

 

Q. 현재 점아비는 교내 DGIST를 대표하는 연극 동아리로 자리 잡고 있는데, 지금의 점아비를 이루어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부원들의 열정인 것 같다. 다들 한 번씩 무대에 오르고 나면 눈앞에 보이는 관객들과 본인이 하나의 큰 작품을 해냈다는 기쁨에서 연극에 진심이 된다. 이렇게 부원들이 진심으로 연극을 즐기면서 같이 활동하기 때문에 큰 행복감을 느끼면서 열심히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하고 싶은 것들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며 아이디어를 계속 내주기도 한다. 또한 선배는 후배에게 조금 더 강하게 피드백을 요청하여 더 성장하고 싶어 하고 후배도 그에 맞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해준다.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어 더욱 멋있는 무대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Q. 점아비 활동을 하며 인상 깊었던 일화가 있다면?

여태 배우로 활동하다가 작년 2학기 때 연출을 담당하게 된 적이 있었다. 배우는 주어진 본인의 것만 연습하면 되지만 연출은 극 전체를 보고 구성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다른 매력을 느꼈다. 배우뿐만 아니라 연출도 멋있는 역할이라고 느꼈다.

 

Q. 앞으로 점아비의 행보가 궁금하다. 더 발전하고 싶은 부분이나 교외로 장을 넓힐 계획이 있는가?

이름이 연극 동아리이긴 하지만 작년부터 뮤지컬도 연극의 연장선으로 가져가 뮤지컬 공연도 시작했다. 앞으로는 뮤지컬도 정기 공연으로 준비하면서 좀 더 다양하게 무대를 넓혀가고 싶다.

 

1학기 정기공연&nbsp; &lsquo;THE HATEFUL EIGHT&rsquo; 을 마친 직후 관객에게 인사하는 점아비 &nbsp;< 사진 = 점아비 제공 >

 

Q. 이 자리를 빌려 점아비 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연극 연습이 힘들 텐데도 잘 참여해 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더 많은 극을 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Q. 같이 활동하는 후배들에게, 앞으로 점아비를 들어올 분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아무래도 연극 자체가 준비가 힘들고 지치는 일이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이 있을 테지만 이겨내고 성공적으로 무대를 하고 나면 생각이 바뀌고 정말 즐거운 경험이라고 느낄 것이다. 꼭 진심을 다해서 열심히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김수빈 기자 kimsubin@dgist.ac.kr

심수안 기자 suan.sim@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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