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입학 후 느낀 큰 변화 중 하나는 이메일의 사용이었다. 이전에는 대용량 파일을 보내거나 회원가입 인증 번호를 받을 때나 열던 이메일이 이제는 카카오톡보다 중요한 소통 수단이 되었다.

학교에서 이메일을 쓴다면 대부분 공적인 상황이다. 상대를 존중하고 오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기본적인 예절을 갖추는 편이 좋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지더라도, 한 번 익혀두면 어렵지 않다. 이메일 예절을 하나씩 알아보자.

 

제목: 간결하지만 이해하기 쉽도록

올바른 이메일 제목 예시 <그래픽 = 김오민 기자>

 

이메일에서 수신자의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요소는 제목이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통의 메일을 받는 상대방이 제목만 보고도 누가, 어떤 용건으로 보냈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 [공학수학1] 과제3 제출 기한 문의_202611304 최달구

위 예시에서는 대괄호 안에 공학수학1’이라는 과목명을 넣어 교수님이 어떤 수업에 대한 문의인지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순히 용건을 파악하는 것을 넘어, 해당 이메일이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내용인지도 한눈에 알 수 있다. 교수님은 여러 학생의 메일을 받는 만큼, 마지막에 학번과 이름을 기재해주면 발신인을 구분하기 쉽다. 물론, 학교 이메일 시스템에서는 보낸 사람의 정보가 표시되기에 의무는 아니다.

 

인사말 및 소개

올바른 이메일 인사말 예시 <그래픽 = 김오민 기자>

 

이메일의 내용은 편지 쓰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수신인을 작성해준다.

) “강디지 교수님께

수신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크게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는 수신인을 생략해도 무방하다.

수신인 다음의 첫 문장은 인사, 소속, 이름을 밝혀야 한다.

) “안녕하세요, 기초학부 최달구(202611304)입니다.”

수업이나 교내 행정 관련 메일을 작성할 때는 학번도 함께 기재하면 좋다. 수강생이 많아 이름만으로 구분이 어려울 수 있고, 동명이인으로 인한 혼선도 줄일 수 있다. 학번은 꼭 적어주자.

다음은 이메일을 보내는 목적을 명확히 밝힐 차례다. 제목과 마찬가지로 핵심 요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준다.

) “다름이 아니라, 공학수학1 과제3 제출 기한과 관련하여 확인하고 싶은 사항이 있어 메일 드립니다.”

 

본문: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올바른 이메일 본문 예시 <그래픽 = 김오민 기자>

 

본문에서는 구체적인 요청 사항이나 질문을 작성한다. 다음 네 가지 원칙을 지키면 훨씬 읽기 좋은 메일이 된다.

1. 한 문단은 하나의 주제만. 여러 질문이나 요청 사항이 있다면 문단을 나눠 작성하자. 내용이 뒤섞인 긴 문단은 읽기도, 답변하기도 어렵다.

2. 구체적으로 작성하자. "과제가 어려운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보다는 "과제 3번 문제에서 라플라스 변환을 적용하는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아 질문드립니다."가 훨씬 명확하다. 내용이 많아 장황해질 경우 글머리 기호로 정리해주는 것도 상대방을 위한 배려다.

3. 격식을 갖춘 언어 사용. 친한 사이가 아닌 이상 전반적인 격식을 갖추는 편이 좋다. "ㅠㅠ", "ㅎㅎ", "ㅋㅋ" 같은 이모티콘이나 "제곧내(제목이 곧 내용)" 같은 줄임말은 지양하자. "~입니다", "~습니다" 체를 유지하되, 중간에 반말이 섞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맞춤법도 한 번 확인해주면 좋다.

4. 첨부 파일이 있다면 본문에서 언급하자. "관련 자료를 첨부하여 보냅니다" 정도의 문구를 추가하면 수신자가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다. 파일 제목 양식이 정해져 있다면 반드시 지켜주자.

 

끝맺음: 정중한 마무리와 서명

올바른 이메일 끝맺음 예시 <그래픽 = 김오민 기자>

 

이메일의 마지막은 감사 인사와 서명으로 마무리한다.

과도하게 형식적일 필요는 없지만,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간단한 감사 표현을 넣는 것이 좋다.

) "바쁘신 와중에 확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명에는 다시 한번 자신의 정보를 남긴다.

) “최달구 올림

이때 '올림' '드림'이 헷갈릴 수 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올림드림둘 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고 있다. 다만 통상적으로 교수님처럼 격식을 갖춰야 하는 윗사람에게는 '올림'을 주로 쓴다. '올림'은 편지를 올린다는 뜻으로,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극진히 높이는 표현이다. 반면 '드림' '드리다'에서 온 표현으로, 정중하지만 '올림'보다는 수평적인 뉘앙스를 가진다. 비즈니스 관계나, 조교님처럼 위계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까운 사이에 주로 사용한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

위 지침이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언어의 예절 표현 등의 적절성은 사전적 의미나 어문 규범으로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관련 답변에 양해를 구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올림' '드림'의 위계가 사전적으로 정의되지 않았듯, 예절의 기준은 개인의 가치관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의 기준을 완벽히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은 소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항력적인 부분이다.

결국 핵심은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이다. 기술적인 형식이 조금 서툴더라도 진심이 담긴 메일은 읽는 이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내 메일을 읽어주는 상대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나에게 도착한 메일을 감사히 읽는 태도야말로 대학 생활에서 익혀야 할 진정한 예절의 시작이다.

이메일 예시 <그래픽 = 김오민 기자>

 

 

김오민 기자 omin.kim@d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