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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이준석, “과학자도 떼돈 벌 수 있어야… 전문연 늘리고 ‘산업스파이’ 프레임 버리자”

사회

2025. 11.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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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 DGIST 찾아 본지 만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과학자도 도전 통해 떼돈 버는 모델 필요, 전문연 제도 확대해야

이재명 정부 학석박 5.5년 정책’, “학위 강박 벗어던져야

“’산업스파이프레임 버리고 활발히 인재 이동하며 경쟁해야 해

과학자 자부심 위한 과학자 패스트트랙등 법안 추진 중

“‘쇼츠형 발언 유도하는 미디어 지형이 정치계 망쳐가…”

오세훈 등 자유주의스러운 인물과는 연대할 수 있어…”

젊은 유권자, 똑똑하게 판단해 주길

 

금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경기 화성 을, 이하 이 대표) DGIST를 찾아 원내 구성원 및 대구 달성군 지역 주민을 만났다. 이 대표는 약 한 시간 동안 ‘AI 시대 대한민국, 우리 자녀들의 미래는을 주제로 강연했다.

디지스트신문 DNA’는 강연 전 이 대표를 만나 약 40분간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 교육 봉사 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설립했다. 지난 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통해으로 정계에 입문하고 국민의힘 당대표를 거쳐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원내에 입성했으며 대선까지 출마한 이 대표는 과학기술’, ‘청년등을 강조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가 본지를 통해 DGIST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비전은 무엇일까?

아래는 이 대표와 본 기자 간 일문일답이다.

 

 

과학자에게 보상 가는 사회 만들어야

권대현 기자(이하 권):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이 대표는 정계 과학기술 정책 통을 자칭한다. 모든 당이 과학기술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이 대표만의 비전은 무엇인가?

이준석 대표(이하 이): 과학기술인에게 보상이 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서울과학고를 졸업하고 컴퓨터 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던 것은 이것이 빠르게 성취하고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인 것 같다. 빠르고 큰 성취를 바라는 인재들의 욕구를 인정하고 밀어줘야 한다.

과학자 해서 잘 먹고 잘살고, 도전적인 선택을 하는 일부는 떼돈도 벌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내 선배나 동기인 사람들이 페이스북(현 메타)을 창업했는데, 모두 빠른 성취를 원하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처럼 성취하고 떼돈 벌 수 있는 기회가 우리나라의 인재들에게도 주어져야 한다.

배달의 민족 같은 대단한 플랫폼을 만들어도 더불어민주당 을지로 위원회 같은 곳에서 상생해라하며 적정 이윤이라는 것을 규정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나쁜 기업으로 몰아가 버린다. 이런 행태를 지양하고 과도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 과학기술계에서 리스크 테이킹하는 사람들이 신나서 일하게 해줘야 한다.

: 본인이 가진 실력을 펼치는데 제약을 둬서는 안 된다는 말처럼 들린다.

: 맞다. 본인의 실력을 뽐내게 해줘야 한다. 안정을 추구하는 과학자이더라도 의사들처럼, 혹은 그보다 많이 연 3~4억 벌고, 도전적인 선택을 하는 과학자들은 그만큼의 추가적인 보상이 따라가게 해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기업들도 서로 인재를 모셔가려고 경쟁하고, 실제로 많은 이동이 발생해야 한다. 삼성에서 20년 근무하다가 퇴사한 사람이 그 대단한 경험적 지식을 가지고 다른 회사에서 또 일할 수 있어야 한다. USB로 기밀 문서를 빼돌리는 정도가 아니라면 산업 스파이프레임을 씌워 일 못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살려 경쟁사에서도 다시 혁신적인 일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미국은 애플에서 일하던 사람이 마이크로소프트에 3배 연봉을 받고 스카우트되는 사례가 많다. 이런 상황이 많이 생겨야 업계가 살고 과학기술계 인력이 대접받는다.

 

과학기술인의 자부심살려야그런 정책 펴고 있어

: 과학기술인이 대접받는 사회를 지향하는 것 같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 대표는 무엇을 하고 있나? 원내 입성한 지 1년 반 된 시점인데, 이 대표가 제일 자랑할 만한 관련 의정 활동은 무엇인가?

: ‘과학기술인 패스트트랙 제도를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인이 연구 및 관련 활동을 위해 출·입국할 때 외교관급으로 파격 간소화된 출·입국 심사를 제공하는 것이다. 단순히 편의를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인이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 대선공약이기도 하지 않았나?

: 맞다. 공약에서 끝난 게 아니라 입법도 하는 중이다. 이렇게 과학기술인의 자부심을 살리기 위한 입법을 더 이어갈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학석박 5.5년 정책’, 학위 강박 벗어던져야

: 이제 구체적인 정책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지난 10일 이재명 정부가 AI 인재 육성 방안을 발표하며, 일부 국립대학교 학·석·박 과정을 5.5년까지 단축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환영과 우려가 공존한다.

: 학위에 대한 강박을 벗어던져야 한다고 본다. 미국의 팔란티어 같은 IT 기업도 고졸을 뽑으려고 하는 세상이다. 학위만을 기준으로 고민하면 혁신에 따라갈 수 없다. 박사 학위 획득을 중시하는 이유가 박사 학위라도 가져야지 나중에 망해도 먹고 살겠지라는 것도 있을 것이다. 5.5년 학·석·박 한 사람보다 20년 동안 산업계 연구직으로 근무한 사람이 실질적으로 더 큰 능력을 지니지 않겠나? 문제가 있다고 본다.

산업계가 아닌 학계에서 맡아야 하는 연구도 물론 중요하다. 기초과학연구원 같은 곳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도 밀어줘야 한다. 다만,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는 누군가가 내게 조언을 구한다면, 미국 대학으로 유학하는 것보다, 실리콘밸리의 기업에 들어가 인턴 하는 것이 더 큰 경험일 수도 있다고 전하고 싶다.

 

실질적 국방력 위해서라도 전문연늘려야

: 과학기술 정책에 이어 병역 정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DGIST 학생들은 과학기술원 특성상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많이 활용한다. 국가 경쟁력을 위해 전문연구요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과, 병력 손실을 막기 위해 줄여야 한다는 반론이 공존한다.

: 늘려야 한다고 본다. 이제 전쟁에는 단순히 사람만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바이다. 병력이 한 명 늘어나는 것보다 DGIST 학생들 같은 유수의 인재가 광섬유 드론 등을 연구해 국방 과학에 보탬 되는 것이 국익에 낫지 않겠나? 20대의 명석한 인재들이 전문연구요원으로서 연구에 집중하게 하면 가능하다.

과거에는 자그마한 중소기업이 유수 대학 출신 인물을 전문연구요원 등 제도로 많이 채용하면 일시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현상도 있었다. 물론 전문연구요원 제도에 일부 개선해야 하는 포인트가 있다고 보지만, 기본적으로 인원을 대폭 늘리고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의 쇼츠형 발언 유도하는 미디어 지형이 정치 망쳐

: 현실 정치로 넘어가자. 요즘 정치에는 정치가 없다는 말이 있다. 협치 없이 서로 각자의 지지층에게만 호소하는 메시지만 낸다.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특정 진영인가? 혹은 시스템인가?

: 미디어 지형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역사상 언론은 언제나 편향적이었다. 다만, 책임감은 가졌다. 진보 언론, 보수 언론 할 것 없이 특정 수준이 안되는 이야기는 공중에게 전하지를 않았다. 소위 국감 스타가 탄생하려고 해도 언론인의 고민을 거쳐 수준 높은 질의를 한 정치인 몇 명이 주목받았다.

다만, 이제 SNS 1인 미디어 등이 발달하며, 수준 미달의 이야기가 자꾸 전해진다. 의원들이 주목받으려 하다 보니, 크게 소리만 지른다. 조류가 쇼츠형 질의로 바뀌었다. 초반에 언성 높이고 후반에 호통치며 사이사이에 뜻도 모르는 전문 용어를 쏟아내면, ‘아 시원하고 똑똑하게 잘한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남는 것이 없다.

: 최근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이하 박 대변인)이 모 온라인 방송에 출연해 같은 당 김예지 의원(비례, 이하 김 의원)에 대해 이야기하며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이 대표가 이야기한 미디어 지형과 관련 있는 부분 같다.

: 사실 박 대변인 언행의 내용 자체는 일부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본다. 김 의원이 비례대표를 두 번 받은 것은 사실이고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지점이 있다. 다만 이러한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려면 진지한 분위기에서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고도의 담론을 전하는 분위기의 방송에서 설명해야 했는데, 박 대변인이 함께 방송한 인터넷 BJ의 방송은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 알려져 있었다. 담론을 쭉 따라가지 않고 피상적으로만 짚고 넘어가는 사람과 그런 이야기를 가볍게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세훈 등 자유주의스러운 인물과는 연대할 수 있어젊은 유권자가 똑똑하게 판단해야

: 현실 정치에 대해 하나 더 묻겠다. 비상계엄 이후 보수 지지자 중 윤석열 전 대통령에 실망해 이탈하는 층이 많아졌다. 이들 중 일부는 이 대표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나 오세훈 서울시장(이하 오 시장) 탄찬파정치인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지방선거를 200여 일 앞둔 시점인데, 연대의 가능성이 있나?

: 우리나라에서 보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개인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성향과 정통적 보수주의적인 성향으로 나뉜다. 나는 개인적으로 불간섭주의적인 전자의 성향을 띈다. 남에게 간섭받기 싫어하고, 동시에 간섭하지도 않는 자세로서, 개인의 자유와 인권에 대한 의식이 굉장히 강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에 반대되는 것이 전체주의다. 전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도록 강제되는 사회다.

그러한 부분에서, 오 시장 같이 자유주의적이고 개방적인 인물과는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전체주의적인 면도 보였던 분들에게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결이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 그런 상황 속에서 젊은 세대의 유권자에게 바라는 면도 있을 것 같다.

: DGIST의 똑똑한 학생들을 비롯한 젊은이들이 정치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해 줬으면 좋겠다. 세계적인 조류를 봤을 때 양당 정치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기존의 주류 양당이었던 노동당과 보수당이 각각 녹색당과 영국개혁당이라는 신생 정당에 밀려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민당의 우위가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공명당과 멀어지고 일본유신회와 가까워지는 등 변화의 기류가 보인다.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보면 좋겠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논리적으로 검토할 줄 알아야 한다. 일부 어르신들은 대수의 법칙을 이상하게 적용하는 등 음모론자의 주장을 들었을 때 무언가 있구나생각하고 현혹될 수 있지만, 대다수는 아니지 않나. 그런 주장이 대한민국 정치를 좀먹는다.

논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진실에 대해 고찰하는 것이 지식인의 역할이다. ‘윤석열이 문제면 이재명이지라는 이분법적인 틀에서 벗어나 새롭고 개혁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찾아 주길 바란다. DGIST 학생들 같은 젊은 세대는 할 수 있다.

 

 

 

권대현 기자 seromdh@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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