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디지생의 여름 방학>이 돌아왔다. 이번 여름 디지생은 어떤 여름방학을 보냈을까. <디지생의 여름방학>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여름방학을 지낸 디지생들을 인터뷰해왔다. 올해 첫 번째 순서는 KAIST 몰입캠프에 참가한 윤우성(`23) 학생이다.
본인의 여름방학을 디지생과 공유하고 싶은 학부생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어떤 방학을 보냈는지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dgistdna@dgist.ac.kr로 보내주세요.
Q.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DGIST 23학번 윤우성이다. 이번 여름방학에 KAIST 몰입 캠프를 다녀왔다.
Q. 몰입 캠프가 무엇인가?
일종의 프로그래밍 캠프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총 4주의 커리큘럼으로 이루어져 있고 2인 1조를 기본으로 서비스를 제작한다. 1주 차에는 탭 구조로 이루어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2주 차에는 데이터베이스와 서버를 이용하는 서비스, 3, 4주 차는 자율 주제로 서비스를 구현했다. 본인은 3주 차는 게임을 만들고, 4주 차는 웹서비스를 구현하였다.
Q. 몰입 캠프의 지원한 이유는?
2학년 1학기 때 방황하며 만족스러운 대학 생활을 보내지 못해서, 못다 한 노력을 여름방학에 하고자 했다. 그러던 중 학교 선배가 몰입 캠프를 추천해서 지원하게 되었다. 지원하면서 몰입캠프가 독특하다고 느꼈던 점은 몰입한 경험을 영상으로 찍어서 제출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본인은 중학생 때 모으기 힘든 보물을 얻으려고 쿠키런을 매우 열심히 한 경험을 영상으로 찍었다. 좋게 봐주셨을지는 모르겠지만 운 좋게 기회를 얻어 몰입 캠프에 가게 되었다.
Q. 몰입 캠프에서 무엇을 하였는가?
웹과 앱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많이 습득했다. 1주 차에는 Kotlin이라는 언어를 이용하여 과외 학생들을 관리하는 앱을 제작하였다. 2주 차에는 프론트 엔드는 React, 백엔드는 Django, 서버로는 AWS를 이용하여 조별 과제 조원을 구할 수 있는 팀 매칭 앱을 제작하였다. 3주 차에는 유니티 엔진을 이용하여 ‘몬스터 디펜스’라는 뱀파이어 서바이벌 라이크 게임을, 4주 차에는 2주 차와 동일한 기술 스택을 가지고 실시간 이상형 월드컵을 할 수 있는 ‘Our Pick’이라는 웹 서비스를 기획하였다. 이런 서비스를 구상하는 활동들 이외에도 매주 스타트 업의 대표, 유명한 개발자의 강연도 열렸다.
Q. 몰입캠프와 해커톤을 비교한다면?
해커톤은 3일 동안 진행하는 반면, 몰입캠프에서는 한 서비스 개발에 일주일이 주어진다.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드는 데 있어 일주일은 해커톤보다 긴 기간인 것 같지만 애매한 시간이다. 해커톤은 3일이니까 완전한 서비스를 기획하고 배포한다기보다는 아이디어와 보이는 프론트 엔드를 중심으로 평가하게 된다. 하지만 일주일은 완전한 서비스를 개발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어쭙잖은 것을 내기에는 긴 시간이다. 결정적으로 4주 내내 진행되어서 해커톤보다 좀 더 힘들다.
Q.힘들거나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웹이랑 앱에 대해 잘 모르고 몰입캠프에 참여하여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프레임 워크를 익히는 데 긴 시간이 걸렸다. 또 평소에 새로운 걸 익히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라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배우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렸던 기억이 있다.
Q. 몰입 캠프 참가 이전의 프로그래밍 경험은 어느 정도 있었는가?
학교 수업은 프로그래밍만 들은 상태였다. Python을 기본적으로 하고 교내 컴퓨터 동아리 현풍전산의 프로그램을 통해 C++도 기본적인 개념 정도 숙지하고 있었다. 현풍전산의 웹 스터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낮은 수준의 웹 서비스, FAST API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몰입 캠프에서 사용한 것들의 대부분은 처음 보는 것들이 많았다.
몰입 캠프는 참가 인원을 다양성을 중심으로 뽑은 듯했다. 20~25명씩 4분반으로 나뉘어 있고 성비도 5:5 정도로 맞춰져 있었다. 개발 경험의 비율은 정규분포에 맞게 분포된 것 같았다. 개발을 완전히 잘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개발이 처음인 분들도 있었다. 다양한 사람이 있는 만큼 어느 사람이 가도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끝에 가서는 코딩을 처음 하시는 분도 잘하게 되셨다.
Q. 생성형 AI도 많이 사용하였는가?
많이 사용했다. 첫 GPT 결제를 몰입캠프에서 했다. 배움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일종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처음 하는 분들은 정리되어 있는 글을 보거나 공식 자료를 보고 배우면 제일 좋겠지만, 일주일 만에 학습이랑 개발 둘 다 하는 것은 조금 어렵다. ChatGPT 사용을 권장하는 분위기였고, 본인 또한 ChatGPT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배움과 개발을 동시에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Q. KAIST에서의 생활은 어땠는가?
장점으로는 학교 건물이 되게 예쁘다. 건물들이 예쁘니까 산책하며 구경하기도 좋고, 가끔 보이는 오리들이 개발하는데 한 줄기 희망을 주고 힐링이 되었다. 또 다른 장점은 먹을 게 다양하다. DGIST 같은 경우에는 학식이나 배달 정도밖에 선택지가 없다. 하지만 KAIST 같은 경우에는 선택지도 다양하고 교내에 입점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도 많았다.
단점을 굳이 꼽자면 KAIST 기숙사는 DGIST 기숙사와 다르게 샤워실과 화장실이 방 바깥에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그런 형태의 기숙사를 사용한 경험이 있어 크게 불편함은 못 느꼈다. 기숙사는 3인 1실로 사용하였다.
평균 수면시간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프로젝트 1일 차부터 4일 차까지는 7시간 정도 잤고 5~7일 차는 5~6시간 정도, 프로젝트에 따라 밤을 새운 날도 종종 있었다. 본인은 많이 잔 편이었다. 기상 시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오전 10시 30분에 전날에 했던 것과 오늘 계획을 발표하는 스크럼이 있어서 그때까지는 본교 건물에 도착해야 한다. 일요일에는 쉬는 사람도 있고 나와서 개발하는 사람도 있다.
Q. 몰입 캠프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새로운 언어, 새로운 프레임 워크를 시도해 볼 때 겁을 먹는 편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ChatGPT와 함께라면 무적이라고 느끼며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는 일이 생겨도 거부감 없이 시도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몰입 캠프는 일주일에 서비스 하나를 만들어야 해서 빠듯하다. 그래서 항상 최상의 집중 상태로 개발에 임해야 했다. 이런 몰입 경험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몰입캠프에는 과학기술원 이외에도 다양한 대학에서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타 학교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건강이 나빠진다. 매주 프로젝트 마감 전에는 밤을 새우기도 하고 잠도 줄이고 아침부터 새벽까지 책상에 앉아서 개발을 하니 허리도 아프고 건강이 안 좋아진다.
Q. 몰입캠프 중 기억에 남는 활동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개발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가장 고생했었던 2주 차이다. 1주 차는 간단한 앱 제작이라서 어렵지 않았는데, 2주 차에 서버랑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시점에서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카카오, 네이버 로그인 기능 구현이 필수였는데 분반 대부분의 사람이 벽을 느꼈다. 유일하게 로그인 서비스와 서버와의 통신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참가자가 저녁 11시쯤에 사람들을 모아놓고서 칠판에 그림을 그려가며 강의하셨다. 참가자가 참가자에게 강의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 다른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성심당의 망고시루라는 케이크를 사람들이 매우 먹고 싶어 했다. 그런데 몰입 캠프 특성상 밖으로 나갈 기회도 적고 시간도 잘 나지 않아, 시루를 사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같은 분반 참가자께서 친구가 사다 줬다면서 같이 먹자고 했다. 12명이 모여 망고시루를 같이 먹는, 정말 망고시루 맛만 봤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과일도 많고 생크림도 적당히 달고 맛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분반 사람들과 친해진 것 같다
Q. 몰입캠프를 추천하는 대상과 이유는?
본인의 진로를 명확하게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인턴의 경우 1~2회가 필수이고 학부생 연구 참여도 접근성이 좋아 연구자로서의 진로는 간접적으로 체험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발자로서의 삶 부분은 그렇지 않다. 몰입캠프가 개발자로서 살아가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진로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몰입 캠프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몰입캠프가 다양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개발 경험이 없는 참가자도 많다. 너무 겁먹지 말고 방학 동안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싶은 분들, 코딩은 잘 모르지만 웹이나 앱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분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모르겠는 분들 모두 지원하면 좋을 것 같다.
Q. 몰입 캠프에서 느낀 개발자의 삶이란 어땠는가?
기간 안에 개발하지 못하면 야근해야 하고, 본인의 여유로운 삶이 없어지는 경험을 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완성될 때나 작은 단위의 기능들이 작동할 때마다 만족감을 얻었다.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시현할 때 사람들의 반응을 중시하고 재미있어하는 사람이라면 개발자가 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른 전공들에 비해 컴퓨터 공학은 직접 부딪힐 때 배우는 게 많은 것 같다. 몰입 캠프를 통해서 직접 부딪히는 경험을 하고 학습한 능력들을 본인의 것으로 만들면 좋겠다.
오상규 기자 sg549@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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