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워킹홀리데이를 경험하고, 독일에서 교환학생을 하며, 그리고 CUop 활동으로 스타트업에서 일하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계속해서 쌓고 있는 신근희 학생('16)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독일 교환학생 일정으로 인해 서면 인터뷰를 주고받았다.

 

Q. 1학년을 마치고 영국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를 다녀왔다. 워홀을 가게 된 계기가 있는가?

-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다. 보통 대학교 1학년이라고 하면 많이 노는 것을 생각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열심히 놀았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열심히 공부했던 것도 아니었기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훤히 보이는 것 같았다. 그래서이렇게 살 수는 없다라는 마음이 들어 휴학을 결심했다. 휴학 후 워홀을 가게 된 것은, 영미 문화권에 대한 관심과 열망 때문이었다. 캐나다, 영국, 호주 순서로 워홀을 지망했는데, 캐나다는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고 영국 비자가 바로 발급되어 영국으로 떠났다. 생각해보면 영국이 유럽 다른 국가들과도 가까워서 여행하기 편해서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Q. 영국 워홀기간동안 다양한 곳(초밥집, , 면세점, 백화점)에서 일했다.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된 것인가? 어려움은 없었는가?

펍  All bar one 에서 일할 때  <사진 = 신근희 학생 제공>
백화점 내 디올에서 일할 때의 팀 사진  <사진 = 신근희 학생 제공>

- 달리 하고 싶었던 일은 아니었다. 한국인이 영국 워홀에서 자주 하는 일인 한인 잡(job)은 피하고 싶었고, 이외에는 상황에 따라 구직했다. 초밥집 Wasabi에서는 밥이 주어지기에 영국 첫 달 동안 적응도 하면서 끼니 해결을 할 수 있어 선택했다. 이후 펍 All bar one의 공개채용 날(open recruitment day) 면접을 봤더니 덜컥 붙어서 이직했다. 인간관계 문제도 있었지만, 식당보다는 정적인 의류 판매장에서 일하면 덜 힘들 것 같아 버버리(Burberry)에 이력서를 넣었다. 경력이 없는 경우 거의 서류 탈락이지만, 공항 지점과 같이 기피 지역에 지원하면 빠르게 채용이 되는 편이다. 실제 일을 해보니, 공항이라 고객이 몰리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편이고 아침 5시 오픈이어서 힘들었다. 이후 여러 과정을 거쳐 셀프리지(Selfridge) 백화점 내 디올(Dior) 액세서리 부문으로 이직하여 일할 수 있었다.

 

Q. 워홀에서 가장 재밌었던 일이나 추천하는 일이 있다면?

- 워홀에서 애인을 만드는 것을 가장 추천한다(웃음). 되게 이상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그 나라의 문화를 가장 잘 체험하는 방법인 것 같다. 유럽 국가로 워홀을 가면 대부분 여행을 많이 가는데, 여행도 좋았지만 현지 남자친구가 아니었다면 영국 가족들과 보낸 휴가나 영국다운 분위기의 크리스마스까지 못 경험해봤을 것 같다.

  또는 영국 워홀을 가게 되면 유럽 여행이 아닌 영국 지방 곳곳을 돌아보는 경험도 좋을 것 같다. 이외에도 우리나라에서 가기 어렵고 비싼 아프리카 북부나 요르단, 터키 국가 여행을 다니는 것도 추천한다.

 

Q. DGIST에서의 1년이 영국 워홀에 도움이 되었던 것이 있는가?

- DGIST에서의 1년 자체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학교에 소속된 사람이라는 단순히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이 도움이 되었다. 왜냐하면 전공을 살려 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이 제한이 있는 워홀은 대부분 경력이나 학력이 미완성된 청년들이 가는 것이기에 할 수 있는 직종이 제한된 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3D 직종이나, 판매, 요식업과 같이 한국에서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하는 일을 하게 된다. 오래 서 있거나 뛰어다니면서 몸도 힘들고, 거기다가 손님들이 못되기라도 하면 마음도 힘들어지는데, 그럴 때마다 학교에 돌아갈 수 있으니까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었다. 그리고 학교에 돌아가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틸 수 있었다.

 

Q. 워홀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하루하루가 재밌었고 행복했기에 하나만 꼽기는 어렵지만, 디올에서 일했던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카타르에서 온 엄청난 부자인 고객 한 분을 전담 관리했었다. 그분 덕분에 첼시 축구 경기를 일반 관중석이 아니라 스위트석(suite)에서 관람한 적이 있다. 만약 복학만 아니었으면 그분의 딸 결혼식에도 초대를 받아 카타르에서 직접 보는 건데 그러지 못한 게 정말 아쉽다.

 

Q. DGIST는 학부과정의 연결성이 있는 편인데, 흐름이 끊김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는가?

- 솔직히 안 두려웠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기회가 있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잡으려고 하는 편이다. 최근 Facebook 학부생 페이지에 오스트리아에서 연구를 하는 이정민 학생의 구인 글이 올라왔을 때도 참여가 가능한지 알아보았다.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이고, 제 인생에서 경험을 빼면 별 볼 일 없는 인생인 것 같다. 사실 이번 교환학생도 UGRP를 안 하고 왔기에 다음 학기에는 해야 하는데, 남동생뻘의 어린 친구들이랑 하게 생겨서 조금 걱정이다(웃음).

 

Q. 복학하여 학부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었나?

-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제가 가졌던 복학생에 대한 편견 때문에 학교는 혼자 다니겠거니 했는데 오히려 1학년 때 친하게 지내지 못했던 16학번 친구들과 피구를 같이하면서 친구가 더 많아졌다. 그리고 DGIST 학생들이 주로 모난 사람 없이 둥글둥글해서 선뜻 잘 도와주더라.

 

Q. 과기특성화대학 공동운영 CUop 프로그램으로클래스101’에서 번역 업무를 맡았다고 들었다. 워홀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나?

- 제가 맡은 업무는 정확하게 말하면 PD 보조 업무였다. 클래스101이라는 회사는 집에서 취미 준비물을 받아보고 쉽게 온라인으로 배울 수 있는 플랫폼 회사이다. 인턴 활동을 시작할 당시에는 회사에서 글로벌TF팀을 꾸려 해외에 진출을 앞둔 상태였다. 큰 목표는 해외 크리에이터를 모집해서 취미 강의를 런칭하는 것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국내 크리에이터 강의 중에 잘 팔렸던 강의 몇 개를 뽑아 영어 자막을 넣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외주로 받은 영어 자막에서 어색한 번역과 오역 등을 골라내고, 영문 마스킹 번역을 했다. 물론 제가 원어민도 아니지만 어색한 번역과 오역을 골라낼 수 있었던 데에는 영국에서의 경험이 당연히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워홀에서 조직 내 일원으로 행동하는 방법을 배웠기에 회사에서 휘둘리는 일 없이, 제가 할 일을 제때 끝내어 야근하는 일 없이, 돌발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최근에 독일 교환학생으로 파견되었다. 코로나로 인한 두려움은 없었나?

독일 교환학생 친구들이랑 술집에서 찍은 사진  <사진 = 신근희 학생 제공>

-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보다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강의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다. 교환학생이란 해외 학생들과의 교류를 기대하고 가는 건데 온라인으로 하면 그런 것들이 아예 없어질 테니 말이다. 그래도 11월 개강 이전, 10월 한 달간 교환학생들과 여행도 다니고 요리도 같이해 먹으면서 친해질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락다운(lock-down)이 끝나면 대면 수업을 통해 독일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싶었지만, 락다운 조치에도 확진자 감소폭이 낮아 12월 크리스마스 마켓도 취소되었다. 귀국 전까지는 계속 락다운된 채로 지낼 것으로 예상되어, 코로나에 감염될까 걱정되기보다는 코로나로 인해 사람과의 교류가 없는 것이 너무 힘들고 우울하다.

 

Q. 독일 교환학생으로는 어떤 공부를 하고 있나? 독일 생활을 소개해달라.

슈투트가르트 가서 찍은 사진 <사진 = 신근희 학생 제공>

 

크리스마스 트리 농장에서 트리를 직접 고르는 사진  <사진 = 신근희 학생 제공>

- 코로나로 인해 학기를 한 달 미뤄 11월 개강이라 105일에 독일로 입국했다. 주중에는 거주지 등록 및 학교 등록과 같은 행정업무부터 독일어 수업, 수영까지 틈틈이 다녔었다. 주말에는 근교 여행을 간다. 개강 전에는 슈투트가르트, 아우크스부르크, 프랑크푸르트와 같은 도시에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었다.

  개강하면 주로 생물 전공 수업을 들을 것 같다. 바이러스학, 내분비학 등 학교에서 듣기 어려운 수업들을 들으려고 생각 중이다. 물론 다른 언어로 듣는 수업이라 최저학점만 맞춰서 듣고 이외에 교내 운동 클럽에 가입해서 열심히 활동하는 게 목표였으나 락다운으로 인해 운동을 다니지 못한 것이 두 달 되었다. 그래도 12월 한 달 동안은 독일인 친구네 집에서 2, 친구의 고향 집에서 친구네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낸 덕분에 크게 크리스마스마켓 등 여러 행사를 놓쳤다는 아쉬움은 덜하다.

 

Q. 앞으로의 꿈은?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전공은 생물로 좁혀지는데 아직 생물 과목 이외에도 디자인이나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과목들에 대한 욕구가 있어 쉽게 직업이나 꿈을 하나 단정 지어 말하기가 어렵다. 아직 딱 꽂힌다고 할 만한 것도 없어서 그나마 가장 가까운 미래에 이루고 싶은 거라면 DURA 프로그램까지 지원하여 학교 내 해외 교류프로그램이라는 프로그램들은 다 휩쓸어버리고 싶다.

 

Q. 워홀이나 교환학생을 하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 어떤 가치를 최상의 가치로 둘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경험으로 얻는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계획을 해서 한 경험이건, 이것저것 재보지 않고 즉흥적으로 내린 의사결정이건 삶에 여러 방식으로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회가 있다면 늘 새로운 경험, 미지의 세계로 스스로를 던져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하려고 한다. , 학교라는 울타리에 갇혀서 이미 19년을 지냈는데 학교 밖의 세상을 4년씩이나 더 기다리기에는 설레고 신나는 일들이 참 많은 것 같다. 하나에만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처럼 미래에 대해 아직은 잘 감이 안 오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교환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는 충분히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아무튼 어떤 이유로 워홀이나 교환학생을 지원하든, 절대 시간 낭비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 처음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의 재미도 있을 것이고 배울만한 경험들이 생길 것이기에 응원한다.

 

강민지 기자 mangoinjuice@dgist.ac.kr

Posted by dgist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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