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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절] 사바나보다 뜨거운 성장 이야기, 뮤지컬 ‘라이온킹’

문화

2019. 7. 1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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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승에 밀린 적장자가 성장한 뒤에 다시 왕위를 잇는다는 이야기는 오래된 클리셰(cliché). 그럼에도 뮤지컬<라이온 킹>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이유는 아프리카 문화의 아름다움과 귓가에 맴도는 아름다운 음악 때문일 것이다.

지난 526, 뮤지컬 <라이온 킹> 오리지널 팀의 내한 공연이 526일자로 마무리되었다. 한국에서 인터내셔널 공연 중에 누적 관객 1억 명을 돌파한 라이온 킹 뮤지컬은 한국에서도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남겼다.

이번 인터내셔널 투어는 미국 브로드웨이 <라이온 킹> 뮤지컬 초연 2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됐다. 작년 3월부터 필리핀에서 시작된 공연은 싱가포르를 거쳐 작년 11월부터 대구, 올해 1월 서울, 4월 부산으로 이어졌다. 기자는 428일에 부산 공연을 관람했다. 기자는 작년 가을에 대구 공연 티켓팅을 시도했지만 순식간에 매진되어 버렸다. 올해 초에 심기일전해서 부산 공연 티켓팅을 다시 시도했고, 성공했다.

<라이온 킹> 오프닝은 귀에 익숙한 ‘Circle of Life’가 공연장을 울리면서 시작한다. 무대 위로 서서히 떠오르는 붉은 태양과 함께 공연장 통로를 가로질러 진입하는 야생동물로 인해,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허리를 빳빳이 세우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미어캣이 된다. 관객을 가로질러 무대에 진입한 야생동물들은 심바(프라이드 랜드의 왕자)의 탄생을 축하하며 무대위에 올라 기쁨을 나눈다. 노래가 절정에 다다르면서 여명 역시 걷히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공연이 시작된다.

△ 뮤지컬  <라이온 킹> 의 오프닝 장면.  사람이 연기하지만 동물의 움직임은 실제처럼 자연스럽다.   < 제공=뮤지컬 라이온 킹 홈페이지 ⓒDisney>

흥행 뮤지컬은 일반적으로 공연을 보지 않은 관객도 알 만한 유명한 넘버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지킬앤하이드>‘This Is The Moment(지금 이 순간)’이나 <캣츠>‘Memory’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라이온 킹>은 오프닝 음악인 ‘Circle of Life’ 뿐만 아니라 ‘Hakuna Matata’,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등 꽤나 많은 곡을 흥행 넘버로 갖고 있다. 뮤지컬이 익숙하지 않은 관객이라도 공연을 보면서 자연히 몸이 들썩이거나 콧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게 된다.

뮤지컬 넘버가 유명한 것은 명백한 장점이지만, 사람들의 감정선과 비슷한 줄거리는 양날의 검이다. 뒷얘기를 뻔히 예상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쉽게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두들 한 번씩은 보고 들었을 <라이온 킹>의 줄거리임에도, 무파사(심바의 아버지. 프라이드 랜드의 왕)의 죽음에 훌쩍이던 관객이 있던 이유 역시도 <라이온 킹> 이야기가 가진 감정선이 사람들에게 익숙했기 때문일 것이다.

△ <라이온 킹>  주인공 심바와 날라의 재회장면.  밤을 배경으로 나오는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이 무대를 감상적으로 꾸민다. < 제공 = 뮤지컬 라이온킹 홈페이지 ⓒ Disney>

한국의 문화와 공연 도시를 고려한 틈새 자막 역시도 볼거리 중 하나였다. “국제시장에서 떼 온 커튼 같네”, “에버랜드에 팔지 마세요”, “대박”, “ㅁㅍㅅ…” 등의 대사는 적재적소에 쓰이면서 관객들에게 뜻밖의 웃음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노래를 불러보라는 스카(심바의 삼촌. 프라이드 랜드의 왕인 무파사를 죽임)의 요구에 한국에서 큰 흥행을 거둔 <겨울왕국>의 대표곡인 ‘Let it go’를 부르는 자주나, 풀을 연기하는 앙상블 배우 위로 누웠다가 일어나면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애드리브 대사를 말하는 티몬(심바를 키운 미어캣)<라이온 킹> 제작진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공연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오리지널 <라이온 킹> 뮤지컬은 지난 526일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막을 내렸다. 그렇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존스홉킨스로 FGLP를 떠나는 학생들은 볼티모어 인근 도시인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다. FGLP를 존스홉킨스로 떠나지 않는 학생들도 내일, 717일에 개봉하는 실사 영화 <라이온 킹>을 통해 뮤지컬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열치열(以熱治熱). 올 여름, 대구의 뜨거운 더위를 사바나보다 뜨거운 <라이온 킹> 이야기로 쫓아보는 건 어떨까.

 

배현주 기자 bhjoo55@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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