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관악구 행운1길 40, 행운동주민센터 앞에 있는 ‘하얀정원’에서 지난 2월 졸업한 홍예린 동문을 만났다. DGIST 재학시절에도 DGIST 미담장학회의 ‘DGIST 대학생과 함께하는 토요 북카페’ 사업단장과 DGIST 독서토론동아리 ‘산책’의 부장을 맡아 책을 가까이했던 그는, 작년 12월 31일부로 출판사 ‘아름다움’의 대표인 친언니와 함께 북카페 ‘하얀정원’을 열었다.
Q. ‘하얀정원’을 소개한다면?
- 출판사 ‘아름다움’의 오프라인 공간이다. 이곳에서 책도 만들고, 만든 책을 바로 구매할 수 있어 직영서점의 역할도 한다. 만든 책을 출간할 때, 작가들을 불러 북 콘서트도 할 예정이다.
Q. DGIST 철학수업의 책도 보이고, 다양한 분야의 책이 보인다. ‘하얀정원’의 책은 판매하는 것인가?
- 소장했던 책들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오픈 후 3개월 동안 책을 더 들여왔다. 구매도 가능하며, 이곳에 있는 책들은 출판사 ‘아름다움’의 출간 방향을 보여줄 수 있는 책들 위주로 두었으며, 아트북도 더 들여올 생각이다.
Q. DGIST를 다니면서도 구상했던 미래인가?
- 작년(2018년) 여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길이다. 친언니가 이미 출판사 ‘아름다움’을 시작한 때였으나, 출판사 사무실은 없었다. 원래는 대부분의 DGIST 학부생처럼 대학원을 가려고 했으나 어려움이 많아 대학원을 가지 않기로 했다. 그러자 다른 길, 작가의 길이 보였다. 친언니와 같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고, 곧 북카페 ‘하얀정원’을 구상할 수 있었다. 여기서 책을 같이 만들면 작업실이면서 직영서점의 기능도 할 수 있다. 그렇게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놀이 공간, 아지트”라는 좌우명을 걸고 지금의 ‘하얀정원’이 시작되었다. 2018년 12월 31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Q. 작년 여름에 결정하여 겨울에 ‘하얀정원’을 오픈했다니, 준비를 정말 빨리한 것 같다.
- 마치 등 뒤에서 바람이 부는 느낌이었다. 예전부터 가까운 사람들이 내 방이 이미 북카페라는 말을 여러 번 해주었는데 확실히 나와 언니가 소장하던 책과 부모님 책, 헌책방에서 데려온 책들을 모아보니 시작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아름다움’ 출판사의 오프라인 공간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가장 만족할 길을 모색하다 보니, 뜻밖에 간단하게 우리 자매가 그동안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갈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되는 일이었다. 이제 ‘하얀정원’에서는 ‘아름다움’에서 만든 책들을 가장 빨리 만날 수 있고, 신선한 원두로 내린 핸드드립 커피와 함께 좌식 소파에서 쉬어 갈 수 있다. 5월 중에는 신간 『내 온 마음을 담아서』 북 토크도 열릴 예정이다.
Q. DGIST에 재학하면서 독서와 관련된 활동을 많이 했었다. 일종의 덕업일치(자기가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음)인가?
- 그런 것 같다. 중학생들과 독서 토론하는 ‘DGIST 대학생과 함께하는 토요 북카페’ 활동을 하면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주로 이용했던 공간이 선착순으로 예약해서 사용하는 무료공간이었는데, 우리가 한 학기 계획을 세운 후 먼저 예약했음에도 공간 측에서 갑자기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하여 원하는 활동을 하지 못한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때 공간의 중요성을 실감했고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활동을 계속하고 싶었기에, ‘언젠가 내 공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책노리’라는 상표도 등록되어서 앞으로도 비슷한 활동을 계속하려고 한다.
Q. ‘하얀정원’을 운영하고 시를 쓰는 일이 과학과는 큰 관계는 없을 것 같은데, DGIST를 졸업한 것이 도움되는가?
- 시를 쓰면서 예술가와 과학자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예술과 과학, 둘 다 거리를 두고 세상을 관찰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은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며 탐구하는 거라면, 시는 좀 더 자유로운 시선으로 탐구하는 거라 과학의 탐구 정신과 기본기를 배우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쓴 것을 보면 그동안 배운 과학 지식과 사고방식이 많이 물들어 있는 것 같고 그런 스타일이 좋다. 아슬아슬하게 공대 개그가 살짝살짝 녹아서 나오는 데, 그게 참 좋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 내가 쓴 시집이 숨 시리즈 1번 『토끼 양초』이고, 이어서 숨 시리즈 2번으로 소설 『내 온 마음을 담아서』가 출간되었다. 이 책의 문장을 다듬는 편집을 이번에 해 보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영역이 생겨서 좋았다. 앞으로 계속 시를 쓰면서 출판사 ‘아름다움’에서 편집 일을 익힐 것이다.
Q. DGIST에 글을 쓰는 친구들이 꽤 있다. DGIST 학생들이 ‘아름다움’에 투고를 희망한다면?
- ‘아름다움’의 ‘숨 시리즈’는 숨쉬기가 답답해서 글을 쓰지 않고서는 안 될 것 같은 사람이 쓴 글을 응원하고 널리 소개하려 한다. 선호하는 특정한 주제가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이 취지를 고려해주신다면 좋겠다. DGIST 학부생들이 우리 출판사에 투고해줘서 출판까지 연결되는 일이 생긴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리고 DGIST의 학생들에게 ‘아름다움’의 ‘숨 시리즈’가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
투고는 https://areumdaumbooks.modoo.at/?link=nwkhy993&messageNo=2&mode=view) 참고.
강민지 기자
mangoinjuice@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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