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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 행동으로”, <채움>이 말하는 <채움>이란…

DGIST 사람들

2019. 3. 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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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후 약 일주일 만에 만난 회장단 두 명은 자축할 틈도 없이 정신 없는 일주일을 보내고 있었다. 경선을 통해 선출된 만큼 학생들의 믿음을 져버릴 수 없다는 이유였다. 백문이불여일견(百聞 而不如一見).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답변에 자신감이 엿보였다. 지난 토요일(23일)에 발행한, 1부 공약 인터뷰에 이어서 DNA는 회장과 부회장에게 회장직에 출마한 이유, 앞으로의 학내 정치사회 문제 대응 계획을 들어보았다. 


Q. 두 분 회장단에 대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류태승 총학생회장 (이하 류): 이번 5대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17학번 류태승입니다. 

최원석 부총학생회장 (이하 최): 반갑습니다. <채움>의 부학생회장 17학번 최원석입니다. 학보사, 미담장학회를 거쳐 학생회에 참여하게 됐다. 학생사회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가 능력이 되는대로 직접 참여하고자 학생회에 몸담게 됐다. 유능한 부회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Q. 작년 말 정기선거와 3월 재선거 사이에 약 4개월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그 사이에 회장단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

류) 일단은 지난해 선거가 무산됐을 때부터 곰곰이 생각해보고, 이후 진행 상황을 냉정히 바라봤다. 비대위가 지속되는 것보다는 총학생회가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편집장 신분으로도 학생사회내에서 많은 문제제기를 할 수 있지만 비선출직이다. 선출권력인 학생회장이 돼서 학생사회의 강한 단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등록금심의위원, DNA 기자, 선거관리위원 등의 다양한 자치활동을 하며 학생사회에서 느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자 원석이를 설득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최) 설득을 당했다. 사실 작년부터 부회장직에 관심이 있었다. 유능한 러닝메이트가 보이지 않아서 적극적인 선거 출마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내심 부편집장으로서 활동하면서 류태승 편집장이 적임자라고 생각했는데, 선뜻 먼저 제의를 해 주어 흔쾌히 함께 출마했다.

류) 아주 깊은 고민의 결과였다.


Q. 1대 학생회 이후 오랜만에 경선을 통해 회장단이 되었다. 학생들이 <채움> 회장단을 뽑아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류) 경선에서 이겼다는 건 유권자들이 상대 캠프보다 나은 점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선거캠프와 차별화된 점은 문제의식의 차이가 아닐까. 같은 상황을 보고서도 문제의식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따라 대응이 다르다. 부회장은 나를 ‘프로불편러’로 지칭한다. 많은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쌓였던 문제의식을 효과적으로 공유했고, 유권자들이 우리가 공약의 형태로 제안한 해결방안에 공감했기 때문에 뽑아준 것이라 생각한다.

류태승 총학생회장(왼쪽)과 최원석 부총학생회장(오른쪽)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배현주 기자>

Q. 김근우 전학생회장도 학보사 출신이었고 회장단 두 명 다 학보사 기자 출신이다. 학부생이 적어서 그렇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좋은 현상은 아닌 듯하다. 이에 대한 회장단의 의견과 앞으로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생각해둔 방안이 있을까?

류) 나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내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학보사나 학생회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학보사에서 학생회장이나 국원이 나오는 것은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 일반 학부생도 문제의식이 있지만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기자와는 큰 차이가 있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지 고민한 기자들이 학생회 일을 맡으면 능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정언유착이 있으면 안 된다. 그래서 학보사 일과 학생회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서 기자 신분을 내려놓았지만, 기자로 활동할 때 느낀 문제점들을 선출직인 학생회장의 신분으로 해결해 나간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최) 아쉬운 대목이다. 학생사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활동할 수 있는 창구가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 학보사 출신 학생들이 학생회에 참여하는 문제를 지적하기 보다는 이런 기회의 부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상적인 사회는, 학내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도 많고 그런 학생들을 수용할 창구도 충분한 사회다. 앞으로 우리 회장단이 추진할 활동기록 명문화 및 봉사시간 지급 등의 활동이 이를 도울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Q. 곧 총장이 선출될 텐데, 직선제 전환이나,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에 학생위원을 포함시키는 일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당장 이번 총장 선출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류) 해당 공약이 나온 배경에는 올 총추위에 연구원, 교수위원은 포함된 반면, 학생과 직원은 포함되지 않았던 점이 깔려 있었다. 총추위에 학생위원을 추천하려면 DGIST 학내 규정이 바뀌어야 해서 학생들의 여론이 필요하다. 그 부분은 추후에 다시 다룰 예정이다. 현재 공석인 총장직은 곧 결정이 나기 때문에, 해당 안건을 지금 다뤄도 다음 총장 선출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시의성과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천천히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이 문제는 다른 과기원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과기원 연석회의에 참가해 이 논의를 다룰 예정이다.


Q. 총학생회장단은 리더이기도 하면서 중개자의 역할도 맡는 것 같다. 앞으로 선출될 총장, 대학본부, 학생팀, 학부 교수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류) 공약 중에서 총장과 직접 만나 추진할 항목이 상당 수 있는 만큼, 간담회를 마련해서 구성원의 얘기를 총장과 공유하려 한다. 학생들이 본부에 건의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학생회가 대표로 건의하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 것이다. 본인이 편집장이던 시절에도 메일만 드리면 바로 만날 수 있었으니, 학생회장이 되어서도 총장과 대담을 나누는 게 크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학생팀은 아무래도 학생들의 생활과 관련한 대부분을 담당하는 주관부서라서 앞으로도 많은 대화를 나눌 것 같다. 현재 학생회를 담당하고 계신 행정원 선생님과도 안면이 있는 사이라서 앞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만남에 부담을 느낄 것 같지는 않다.

대학본부 내에서의 다양한 행정팀들과도 만날 일이 많다. 지금 준비 중인 공약만 해도 총무복지팀, 학생팀, 학사팀, 학부팀, 기획팀, 입학팀, 국제협력팀 등 다양한 분야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회장단은 실무적인 부분을 다뤄야 하니 팀장님, 처장님들과 많이 만날 것 같다. 항상 공문과 사업계획서가 동반될 거고, 그 결과를 학생들에게 정기보고를 매개로 공개할 계획이다. 


Q. 총학생회장단은 회장과 부회장 두 명인데, 지금까지 DGIST 학부 총학은 대내적으로든, 대외적으로든 회장의 역할이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채움> 회장단은 회장과 부회장 사이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 예정인가?

류) 저는 회장과 부회장이 동등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유권자들이 런닝메이트로 출마한 회장과 부회장 모두를 보고 선출한 것이기 때문이다. 둘의 역할이 공식적으로, 회칙으로는 구분은 되어있지만, 회장이 혼자서 학생회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회장단이 함께 이끌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회장이 쓰는 문서는 항상 부회장이 서명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직책은 다르지만 역할은 동일할 것이다. 동등한 관계여야만 둘 중 누가 어떤 행사에 참여하더라도 비슷한 정도로 문제제기를 하거나 입장을 낼 수 있다. 확장하자면 국장단까지도 회장단과 어느 정도 동등한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 학생회가 위계질서에 의해 지배되는 곳이 아니었으면 한다.

최) 류태승 회장과 정반대로 생각한다. 저는 위계질서가 확실한 집단을 선호한다. 그래서 부회장의 역할도 회장을 보좌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회장과 부회장이 이렇게 달라서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학생회를 꾸려갈 예정이다. 회장은 대외적인 역할에 집중할 예정이다. 류태승 회장은 추진력이 상당하고 포용력도 좋다. 본인(원석)이 잘 하는 역할은 다르다. 본인은 진행중인 활동을 검토하고 조직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분석하고, 공약의 이행 상태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 등에 집중할 생각이다. 

류) 최원석 부회장이 저의 부족한 면을 많이 보완해준다. 회장단 둘의 성격이 많이 다르다. 똑같은 사람 둘이 함께 한다면 잘못된 부분이 있어도 인지하지 못할 텐데, 서로 다른 사람이라서 부족한 부분을 잘 채울 수 있다. 이게 시너지가 된다. 실제로 DNA를 운영하면서도 편집장, 부편집장으로 만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기에 같이 출마하자고 제의한 것이다. 이런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통해서 앞으로 정책을 결정하거나 집행할 때,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류태승 총학생회장(왼쪽)과 최원석 부총학생회장(오른쪽)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배현주 기자>

Q. 1년 동안 학생회장단 직책을 맡게 될 텐데 그에 대한 각오와 <채움>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에 대해 공유해달라. 

류) ▲학교를 완전하게 ▲ 신뢰를 견고하게 ▲ 권리를 소중하게 ▲ 문화를 풍성하게 ▲ 학생 목소리를 더 크게 라는 다섯가지 가치를 선거캠프 시절부터 공유해 왔다. 이 다섯가지 가치가 한 데 모이면 <채움>이 꿈꾸는 학생사회가 될 것이다. 이 모든 가치의 뿌리는 학생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학생회는 학생을 위해 존재한다. 당선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있으면 좋은 학생회가 아니라 있어야 하는 학생회가 되고 싶다. 5년간 성장해온 DGIST 학부를 이제는 풍부하게 채우고 싶다.

최) 한 단어로 학생회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제도화’일 것이다. 오래도록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의 참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총학이 교체되더라도 지속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 

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 다음 총학이 와도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다른 학생이 같은 위치에서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게 사업 내용을 정착시키고, 제도화할 예정이다. 사행 시행 전후에 작성하는 분석보고서나 기안처럼 모든 학생회 활동을 문서화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관심있는 학생들이 스스로 학생회 회의 문건만 찾아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체계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Q. 학생참여도가 필요한 공약이 많다. 이런 공약은 학생참여가 없으면 실현이 안 된다. 총학과 학생들이 공유하고 있는 문제의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간극을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가?

류)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다. 제 생각에는 이 문제를 인지하고 지적하는 학생들이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학생들은 충분히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능력 있는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를 하지 않더라도 평상시에 문제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갖고 공유할 수 있으면 된다. 그러면 해당 문제를 해결해야 할 상황이 됐을 때 회장단이나 집행부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경청해서 일을 진행할 것이다. 결국 학생 개인이 가진 문제의식이 얼마나 공유되는지가 학생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이 일을 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우리 DGIST 학생들은 많이 바쁘고, 이렇게 시간을 내서 활동하는 학생들은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현재, 자치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에게 주어지는 비슬장학금 등의 제도가 신설되고, 앞서 언급한 활동기록 명문화 등이 정착된다면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 낼 거라 믿는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1년 동안 맡게 될 회장단직에 대한 각오의 한마디 부탁한다. 

최) 우리가 내건 공약이 많아서 학생들의 우려 또한 많은 것을 인지하고 있다. 경각심을 느낀다. 총장이 새로 오고, 신입생들부터 등록금을 거두는 등 많은 것이 바뀌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그만큼 학생회의 책임도 막중하다. 무엇보다 경쟁을 통해 선출되었기 때문에 그 또한 부담이 된다. 허나 잘 준비해 왔고 철저히 계획하고 있으니 말보다 결과로 보이는 학생회가 되겠다. (웃음)


강휘현 기자 pull0825@dgist.ac.kr

김승규 기자 seunggyu@dgist.ac.kr

배현주 기자 bhjoo55@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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