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10월 26일 러시아 하얼빈(현 중국소속)의 하얼빈 역에서 총소리가 울렸다. 총소리의 주인공은 대한 의군 참모 중장 안중근이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은 법정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죄 15가지를 당당히 밝히며, 독립에 대한 조선의 의지를 세계에 밝힌다.
민족 영웅, 안중근
뮤지컬 ‘영웅’은 1909년 10월 26일 러시아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의 일대기를 토대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첫 공연이 시작 되었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연이 계속 되고 있다.
본 기자는 3월 1일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영웅 관람하였다. 원래 공연을 볼 계획이 없었지만 공연 2시간 전 티켓을 예매 한 고등학교 친구에게 티켓을 양도 받아 공연을 관람 할 수 있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공연을 보기 시작했지만 뮤지컬 첫 장면부터 감동적이고 웅장했으며, 공연이 끝날 때까지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안무 덕분에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본 기자는 문화 기획기사를 통해 우리 민족의 영웅인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영웅’을 소개하고자 한다.
단지동맹부터 죽음까지
영웅은 안중근과 11명의 동지가 러시아의 자작나무 숲에서 본인의 손가락 하나씩을 자르며 단지동맹을 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뮤지컬은 러시아, 조선을 배경으로 한 무대가 번갈아 가며 진행되어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으로 가는 계기,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명성황후가 시해되는 모습을 본 궁녀 설희는 대한 황실의 비밀 정보 조직 제국인문사의 수장인 김내관에게 일본으로 가 독립운동을 하겠다 말 하고, 명성황후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이토에게 접근한다. 한편, 안중근은 러시아에서 독립군들과 중국인 동료들과 함께 지내다 일본군들의 추격을 피해 피신한다. 추격을 피하는 도중 안중근의 중국인 동료 왕웨이가 희생당하고, 설희로부터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에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기 위해 우덕순과 조도선은 채가구 역에, 안중근, 유동하는 하얼빈 역에 잠복한다. 마침내 1909년 10월 26일 오전 10시 이토 히로부미가 탄 열차가 하얼빈역에 멈추고 이토 히로부미가 내려 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을 때 안중근은 그에게 총 세발을 명중시켜 그를 사살한다. 곧바로 안중근, 우덕순, 유동하, 조도선은 채포 되고 공판 법정에 선다. 법정에서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가 저지른 죄악 15가지를 당당히 밝히고, 사형선고를 받는다. 안중근은 감옥에서 모두가 서로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동양의 평화에 대한 염원이 담긴 ‘동양평화론’을 집필한다. 마침내 1910년 3월 26일 사형집행일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가 손수 지어보낸 수의를 입고 본인을 돌봐준 간수 치바에게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 적힌 붓글씨를 선물한다. 안중근은 자신을 격려하는 어머니 조마리아의 환영을 보고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며 극을 마친다.
뮤지컬 속 노래
뮤지컬 속에서 거사를 준비하는 안중근, 우덕순, 유동하, 조도선의 심리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노래 가사를 통해 잘 묘사 된다. 특히 배우들의 노래는 공연에 몰입감을 더해준다. 공연에 나오는 노래 몇 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단지동맹’
단지동맹은 뮤지컬 첫 곡으로 안중근과 그의 동지들이 단지동맹을 맺으며 조국을 위한 결사를 다짐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노래이다. 독립운동가들의 비장함을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는 심리가 잘 나타나는 곡이다.
‘영웅’
영웅은 타지에 와 독립운동을 하며 어머니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고 있지만, 조국을 위해 품은 큰 뜻을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안중근의 심리가 잘 묘사된 곡이다.
‘그날을 기약하며’
그날을 기약하며는 죽음을 각오하고 조국과 나라를 잃은 동포를 위해 거사를 다짐하는 안중근, 우덕순, 유동하, 조도선이 부르는 노래이다. 이 노래는 본인들이 희생하는 것은 운명이며, 조국, 가족, 동포들과 후손들을 위한 일이므로 반드시 거사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곡이다.
‘누가 죄인인가’
누가 죄인인가는 뮤지컬 영웅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법정에 선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이유를 당당히 밝히며 그의 잘못을 고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곡이다. 안중근 밝힌 이토 히로부미의 잘못은 다음과 같다. ‘대한의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대한의 황제를 폭력으로 폐위시킨 죄’, ‘을사늑약과 정미늑약을 강제로 체결케 한 죄’, ’무고한 대한의 사람들을 대량 학살한 죄’, ‘조선의 토지와 광산과 산림을 빼앗은 죄’, ‘제일은행권 화폐를 강제로 사용케 한 죄’, ‘보호를 핑계로 대한의 군대를 강제 무장 해제시킨 죄’, ‘한국인들의 외교권을 빼앗고 유학을 금지한 죄’, ‘신문사를 강제로 철폐하고 언론을 장악한 죄’, ‘대한의 사법권을 동의 없이 강제로 장악 유린한 죄’, ‘정권을 폭력으로 찬탈하고 대한의 독립을 파괴한 죄’, ‘대한제국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원한다며 세계에 뻔뻔스런 거짓말을 퍼뜨리며 세계인을 농락한 죄’, ‘현재 대한이 태평 무사한 것처럼 천황을 속이고 밖으로는 세게 사람들을 모두 속인 죄’, ‘동양의 평화를 철저히 파괴한 천인공노의 죄’ 이 노래를 부르는 안중근은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며 일제의 잘못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장부가’
장부가는 사형이 집행되기 전 안중근이 부르는 곡이다. 죽음을 앞두고 두려움이 들지만, ‘하늘이시여, 도와주소서 우리 꿈을 이루도록’, ‘하늘이시여, 지켜주소서 우리 꿈 이루도록’이라 외치며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대한의 독립을 염원하는 안중근의 심리가 잘 나타나는 노래이다.
2019년 올해는 안중근 의사 의거 110주년, 3.1 운동 100주년, 독립 74주년이 되는 해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모든 독립운동가분들을 기억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뮤지컬 영웅에 대한 소개를 마치고자 한다.
박창희 기자 siamga@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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