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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FF 상영작, 고백 정아름 감독과 영화를 이야기하다

문화

2018. 11. 2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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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단편영화제(이하 DIFF)는 폐막하였지만 그들의 열정은 끝맺지 않았다. 이번 DIFF고백이라는 작품을 연출하여 상영한 정아름 감독과 영화에 관해서 이야기하였다.



<제공 = 정아름 감독>



영화에 빠져 살다.

 

앞선 서성희 DIFF 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영화를 꿈의 공장이라고 말한 기억이 있다. 그 꿈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든, 혹은 불가능한 일이든 영화는 꿈을 이야기하고, 소통, 공감을 이끌어낸다. 정아름 감독(이하 정 감독)은 영화에 대해 이랑(영화감독 겸 인디 가수)의 말을 빌려 얘기한다.


어쩌면~난 영화를 만드는 일로

신의 놀이를 하려고 하는지도 몰라

어쩌면~ 난 영화를 만드는 일로

 신의 놀이를 하려고 하는지도 

여전히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좋은 이야기를 통해 신의 놀이를 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      나도 그런 것 같다.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이 맞벌이였기 때문에 비디오, 책 대여점에 거의 살다시피 했다. 혼자 보내던 시간을 영화가 채워주고 만화가 채워줬기에 외롭지 않았다. 살아있는 가상의 내가 만든 세계에 사람들이 공감하고, 혹은 캐릭터에 매료되고, 이런 것들이 좋다. 공감의 주체가 열등감이든, 사랑이든, 잊은 추억이든 잊고 싶은 기억이든. , 그림, 음악, 연극 모두 다 좋아하지만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것이 영화라고 생각해서 빠져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냥 자연스럽게 빠져 있었다.”

 정 감독은 영화를 여행이라고 표현한다. 매번 일하는 사람이 다르고, 사람마다 현장 분위기가 다르고, 방식이 다르니 새로워서 지루해질 틈이 없다고. 다들 여행 가고 싶지 않냐 묻는데 나에겐 현장이 여행이라고. 그런 긴 여행의 에 고백이라는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고.

 

신뢰, 의심 그 속의 딜레마, 고백

<제공 = 정아름 감독>


 

고백(告白) [고ː백]: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이나 감추어 둔 것을 사실대로 숨김없이 말함

 

 

  고백이라는 단어는 대개 사랑이나 좋아하는 감정을 전달하는 말로 쓰인다. 영화는 그렇게 쉬이 추측되는 이야기를 되려 역이용한다.

  학급 내 공금이 든 지갑이 사라짐을 안 반장 정현(김우겸)은 반 학생들에게 이를 알려 범인 색출에 들어간다. "아니면 가방 까봐." 서로를 의심하며 학급생 전부를 적고 한 명 한 명 범인 후보에서 지워 나가는 행위까지 벌인다. 그때 정현은 자신의 우산 속에 끼어 있던 지갑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찾았다는 기쁨은커녕 정현은 딜레마에 빠진다. 이미 일은 꽤 커져 버렸고, 리스트 내에는 정현의 이름 역시 적혀 있다. 진실을 말한다 한들, 신뢰가 깨져버린 상황에 의심만 시켜 놓고 바보짓 하게 만들어 버린 애라고 낙인 당할 뿐인데. 그리고 학급 내의 분위기는 진실을 얘기해도 믿어줄 것 같지 않았다. “정현이가 범인 아냐? 자기 용돈 벌이하려고 훔친 거 아니냐고.” 결국 정현은 딜레마 속에서 진실을 감춰버린다. 그는 가짜 범인인 영(윤설)을 만들고, 끝내 진실을 고백하지 못한 채, 엔딩 크레딧인미안이라는 한 마디와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일상적 소재로 사회를 담다.’

-      “고백이라는 작품은 이상일 감독의 ‘분노’라는 영화에 영향을 받아 신뢰, 의심에 대해 써 내려간 이야기이다. 졸업영화 아이템을 적던 중, 친구가 편집실에서 산 선크림이 사라지고서 단체방에 남의 물건을 함부로 가져가면 안 되는 것은 상식이고, 개념이 없으며, 조용히 돌려놓으라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이후 범인을 찾았냐고 물었을 때, 사실 자신에게 있었는데 민망해서 안 밝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이야기를 서정적인 분위기로 담아내고 싶었다.

 

모두들 일상에서 한 번씩은 접해봤었던 경험이다. 필자도 작년도에 학급비도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일들은 범인 찾기와 불신, 의심으로 덮이기 마련이다. 정 감독 역시 이에 동감한다. 결국 어느 순간부터는 사건 자체가 중요하지 않고, 서로의 이해관계에 의한 싸움이라고. 그래서 이 영화가 어떤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야기보다 학교 교실이라는 집단, 더 나아가 사회 내에서 존재하는 여러 이해관계를 보이는 것이 더욱더 중심이 되길 원하게 되었고, 그런 의도를 두고 모든 장면을 구축했다고 한다.

 

메시지 그리고 집단 속 의 대답

 

 영화는 딜레마, 선택 속에서 한 가지 메시지를 전달한다. 비가역성[非可逆性], 한 번 엎은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정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미 모두 의심받기 시작했고, 나까지 의심받고 있는 마당에 진실을 말한다 한들 몇이나 그 말을 믿을까? 자기가 숨겼으면서 문제가 생기니 내놓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해프닝으로 지나쳤더라도 교실의 학생들에겐 정현(김우겸)이 ‘지갑을 자기가 잃어버려 놓고 반 애들 의심한 애’ 이런 결과만 비칠 뿐이니까. 결국 딜레마 속에서 정현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정현(김우겸)은 친구들에게, 그리고 영(윤설)에게 사실을 터놓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존심을 위해, 그리고 의심받지 않기 위해 영(윤설)을 희생시켰다. 이젠 사실을 고백하기도, (윤설)에게 미안이라는 말을 하기도 늦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정아름 감독은 관객들이 집단에 속한 캐릭터 중 하나는 라고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집단 속 그리고 사회 내의 우리는 어떠한가? 남들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남을 더욱 의심하고, 진실을 거짓으로 만들며 잘못된 진실을 퍼뜨리곤 한다. 그 일이 자존심을 더욱 실추시키는 일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현실은 비가역적이다. 이후, 사실을 고백한다고 하더라도 원래대로 되돌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백할 기회를, 다시 되돌릴 기회를 잃어버렸음을 안 그 순간에는 늦어버렸다. 왜곡된 사실은 이미 널리 퍼져버렸기에.

 

임다빈 기자 frankful@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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