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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IBS 연구진 연구성과, Cell 지 표지논문으로 실려

학술

2018. 5. 2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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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잔존세포, 우 이탈세포) 세포벽 분해 효소(하늘색 형광)의 공간 분포를 확인하면, 이탈세포에서는 세포 사이의 분리를 위해 세포벽 분해 효소가 세포 밖으로 분비되는 반면, 잔존 세포에서는 세포벽이 분리되지 않도록 효소가 세포 내에 머문다. <제공 = 곽준명 교수>


DGIST 뉴바이올로지 곽준명 교수(연구책임자,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그룹리더)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이유리 연구위원(1저자)이 꽃잎이 떨어질 때 세포들의 정확한 분리에 리그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진의 연구결과는 학술지 Cell 표지논문으로 채택되었다.

탈리(Abscission, 脫離)는 잎, 꽃잎, 열매와 종자와 같은 기관이 본체에서 떨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곽교수 연구진은 이탈이 일어나는 부분 중 식물 본체에 남게 되는 세포를 잔존세포 (Residuum Cell, 殘存細胞), 떨어지는 부분의 세포를 이탈세포(Secession Cel, 離脫細胞)라고 명명하였다. 기존 학계에서는 식물의 탈리가 일어난 후, 리그닌[각주:1]이 잔존세포에서 위치하여 식물체의 표면을 보호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리그닌이 이탈세포에서 세포벽 분해효소들이 세포분리가 일어나야 하는 탈리 경계선 주위에만 밀집하도록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리그닌이 육각형 벌집구조를 이룸으로써 그 효과가 증대됨을 밝혔다. 탈리된 자리에 남은 잔존세포가 표피세포로 바뀌는 과정을 거치며 전환재분화(Trans-differentiation)가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밝혀내었다. , 배아 시기에 결정되어 표피세포로 분화된 세포가 전 생애 동안 표피세포로 유지된다고 알려져 있던 기존의 지식을 뒤엎었다.

세포벽은 식물세포가 동물세포와 구분되는 중요한 특징이다. 그러나 세포벽 때문에 식물의 성장이나 분열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식물은 발달과정 중 스스로 세포벽을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 곽 교수는 식물이 세포벽을 조작하는 과정을 탈리현상을 이용해 규명한 것이 본 연구의 큰 흐름이라고 말했다. 또한 리그닌을 이용하여 정확하게 세포벽 분해조절 및 탈리가 일어나도록 식물체가 진화한 것은 탈리과정 중에 외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여 생존에 적합하기 위함이라는 자연의 이치를 발견한 것이라고 곽교수는 말했다.

(그림1) (상단 중앙) 꽃잎이나 꽃받침이 떨어지기 전, 육각형 벌집구조의 판이 있다. (상단 우측) 떨어지고 난 후에는 판 구조가 없다. (하단 중앙) 꽃잎(petal)과 (하단 우측)수술(stamen)에 리그닌 중합체가 있다 <제공 = 곽준명 교수>

[세포벽 분해효소와 리그닌 울타리]

  세포벽은 식물세포의 가장 바깥쪽을 둘러싸고 있는 두꺼운 막으로서 식물세포가 형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가 분열하거나 이탈하기 위해서는 세포벽이 분해되어야 한다. 이때, 리그닌이 세포벽 분해효소가 올바른 곳에 위치해 정확한 절단면을 형성하도록 도와준다. 연구진은 형광현미경을 이용해 이탈이 일어나는 곳에서 리그닌 단위체가 중합된 구조를 관찰하였다 (그림1). 리그닌 중합체가 육각형 벌집구조를 하고 있음을 관찰하였다. 곽 교수는 리그닌이 세포를 벨트처럼 둘러싸 세포벽 분해효소가 절단면 이외의 곳으로 가지 못하게 막는다고 설명했다 (그림3). 즉, 이탈세포에 형성된 리그닌은 세포벽 분해효소를 올바른 위치에 가두는 분자적 수준의 울타리라고 할 수 있다. 

(그림3) rbohD/F 돌연변이체에서는 리그닌이 형성되지 않아 기관탈리가 일어나지 않았다. <제공 = 곽준명 교수>


[리그닌 형성 원리와 기능]

  연구에 따르면, 탈리 과정에서 이탈세포와 잔존세포에서는 각기 다른 유전자가 발현될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종류의 활성산소[각주:2]를 축적한다. 활성산소 종류에 따라 리그닌 형성에 차이를 불러일으킨다. 활성산소를 생산하는 효소인 ‘RbohD’와 ‘RbohF’는 이탈세포에서 리그닌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산화수소는 이탈세포에 축적되어 리그닌 형성에 관여한다. 잔존세포에서는 초과산화 이온이 축적된다. 잔존세포와 이탈세포의 서로 다른 종류의 활성산소 축적은 리그닌이 이탈세포에서만 형성되도록 하는 것에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2) WT(야생형, wild type) 은 육각 벌집모양의 리그닌이 잘 형성되었다. 반면, RbohD/RbohF 돌연변이체인 rbohD/F는 리그닌이 형성되지 않았다. <제공 = 곽준명 교수>


  연구진은 리그닌의 기능을 돌연변이로 확인하였다. 앞서 언급된 활성산소를 만드는 효소 RbohD/RbohF 돌연변이에서는 리그닌이 형성되지 않았다 (그림2). 이에 따라 RbohD/RbohF 돌연변이는 리그닌이 생성되지 않아 세포벽 분해효소의 이동을 제한하지 못해 절단면이 불균일한 탈리가 일어났다 (그림5). 이와 더불어 깔끔한 절단면이 형성되지 않아 세균 감염 위험이 확연히 커짐을 확인하였다. 절단면이 매끈하지 않아 큐티클[각주:3]이 빠르고 고르게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큐티클은 외부에 노출된 부위에 생성되어 세균 감염 등을 막는 역할을 한다. 곽 교수는 이러한 돌연변이가 몇 세대를 거치면 세균 감염으로 도태될 것이므로, 리그닌에 의해 일어나는 정확한 탈리가 식물 생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다시 말해 리그닌이 식물 면역에 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며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림5) rbohD/F 돌연변이체에서는 리그닌이 형성되지 않아 정확하게 기관 탈리가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이탈세포 일부가 잔존세포 위에 존재하게 된다. 이는 큐티클 층 형성을 방해하게 되어 식물의 생존에 위협이 된다. <제공 = 곽준명 교수>


(그림4) (A) 세포벽 분해효소(빨간색 형광)이 리그닌(초록색 형광)에 둘러싸인 모습이다. 리그닌이 벌집모양 육각 구조를 이루고 있다. (B)세포벽 분해효소이 이탈세포의 첫 번째 세포층에만 위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리그닌 판이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제일 위쪽 층에만 분해효소가 위치한다. <제공 = 곽준명 교수>


  연구진은 실험에 사용한 애기장대 뿐 아니라 은행나무를 비롯한 다른 식물에서 탈리가 일어날 때도 이탈세포에서 리그닌이 발생함을 확인했다. 곽 교수는 대부분의 식물에서 이 메커니즘이 적용된다고 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잔존세포의 표피세포로의 전환재분화]

  식물 배아의 세포질에는 mRNA, 단백질, 세포 소기관들이 불균일하게 분포한다. 이러한 세포질결정인자의 불균등 분포는 각 세포가 분열하면서 하나의 역할을 전담하는 세포로 전환되게 도와주는데, 이러한 과정을 ‘분화’라고 한다. 표피세포는 배아 시기에 분화된 이후 전 생애 동안 표피세포의 특성을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연구를 통해 잔존세포가 표피세포로 전환재분화되기도 한다는 사실이 새로이 밝혀졌다.

  앞서 언급했듯, 탈리가 일어난 이후 잔존세포는 큐티클을 생성한다. 큐티클은 식물의 최외부를 구성하는 표피세포에서만 만들어진다. 따라서 탈리 이후 잔존세포에 큐티클이 생성된다는 것은 잔존세포가 표피세포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잔존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과 표피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비교하면, 표피세포의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유전자들이 잔존세포에서도 많이 발현됨을 발견하였다 (그림6). 이 사실들은 잔존세포가 표피세포로 전환재분화 함을 제안하는 증거가 된다.

(그림6) 표피세포에서 특이적으로 잘 발현되는 유전자를 나열하고, 이탈세포(SEC)보다 잔존세포(REC)에서 표피세포 유전자가 더 잘 발현됨을 확인. 칸의 색이 진할수록 더 많은 양이 발현됨을 의미한다. 도표에 따르면, 잔존세포가 이탈세포보다 표피세포와 더 비슷하다. <제공 = 곽준명 교수>

  연구진은 “탈리현상의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탈리 현상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화합물을 찾는 후속연구의 발판이 되었다”하며 “탈리현상을 조절하면 낙과로 잃어버리는 식량 작물의 손실을 줄이거나 잎의 탈리를 조절해 생산량을 늘리는 등 식량생산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곽 교수는 ▲ 잔존세포가 표피세포 전환 분화되는 메커니즘 규명 ▲ 탈리 지역의 두 이웃 세포들의 상호작용 규명 ▲ 탈리 현상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화합물 규명 등의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본 논문은 곽준명 교수와 이유리 연구위원을 포함해 13명의 연구원이 지난 3년 반 동안 연구한 결과이다. 연구 책임자와 수행자가 모두 한국의 대학이나 연구원에 소속된 연구진이 Cell지에 논문을 게재한 경우는 201512월 이후 처음이다. 이 논문은 오는 531Cell 인쇄판 표지논문으로 실리게 된다.

김승규 기자 seunggyu@dgist.ac.kr류태승 기자 nafrog@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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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물 모양 고분자 화합물로 식물의 세포벽에 강도를 부여한다. [본문으로]
  2. 활성산소는 산소가 체내대사과정에서 사용되면서 생성된 산화력이 강한 산소로,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킨다. 과산화수소(hydrogen peroxide, ), 초과산화 이온(superoxide ion, ), 수산화 라디칼(hydroxyl radical, ·OH)이 대표적인 활성산소들이다. [본문으로]
  3. 큐티클은 식물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탈된 부위에 생성되는 지방산 중합체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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