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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UGRP 우수 연구] ‘Zebrafish를 이용한 산화스트레스가 사회성에 미치는 영향과 후성유전학적 분석’

학술

2018. 5. 1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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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주]

‘2017 UGRP 우수 연구’ 시리즈는 학부생과 대중에게 UGRP 연구를 쉽게 풀어 전달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UGRP는 Undergraduate Group Research Project의 약자로 3학년, 4학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연구하는 융복합대학 교과목이다. 기자가 연구보고서와 논문을 분석해 비전공자도 UGRP 연구과정과 결과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데 목적이 있다.

실험실 사진 <제공=제브라피시팀>



2017 UGRP 학술기사 시리즈의 네 번째 주제는 ‘zebrafish를 이용한 산화스트레스가 사회성에 미치는 영향과 후성유전학적 분석’이다. 이 주제는 2017 UGRP 최우수 과제상을 수상했으며, 프랜시스 크릭 코스 주제이다. 이상임 교수, 우혜련 교수의 지도 아래 고석우, 김서영, 임동석, 전서영 최은진 학생(’15)으로 구성된 UGRP팀 (이하 제브라피시팀)은 세대가 짧아 후성유전학적으로 분석하기 쉬운 제브라피시를 모델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를 살펴보기 전 간단한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자.

후성유전학(後成遺傳學, Epigenetics, 후생유전학)은 DNA의 염기서열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유전적 요인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는 체내 물질대사과정에서 활성산소가 과다하게 생성되거나 항산화 체계에 이상이 생겨 체내 산화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말한다. 산화스트레스는 분자 수준에서 지질, 단백질, DNA와 같은 세포를 구성하는 물질들에 손상을 일으킨다. 또한 산화스트레스는 암, 정신질환, 퇴행성질환 등 다양한 병리기전에 관여한다고 여겨지며, 노화 및 면역 체계에서의 역할도 밝혀지고 있다.

제브라피시(zebrafish)는 유전학 연구에 많이 사용되는 모델생물이다. 수정란의 성장이 빠르고 관찰이 쉬우며 세대교대가 다른 생물보다 빠르다. 인간 유전자와 약 90% 유사하고, 유전자 조작이 쉬워서 척추동물의 발생기구 조사에 많이 사용된다. 사람의 심혈관계, 근육계, 뼈의 형성, 신경계, 감각계 등을 포함해 심장 모양과 심장박동 주기까지도 매우 유사하다.

 

제브라피시팀은 후성유전학을 연구하고 싶은 학생들이 모여 결성되었다. 위에서도 언급되었듯 후성유전학 실험은 보통 세대를 거듭해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지도교수인 기초학부 이상임 교수가 제시한 제브라피시는 상대적으로 한 세대가 짧아 실험하기 적합했다. 이에 이 팀은 질병 원인으로 지목되는 산화스트레스와 제브라피시의 사회성 간 상관관계를 알아보고, 이 형질이 후세대에 전달되는지를 탐구하기로 결정했다.

 

제브라피시팀은 치어일 때 받은 산화스트레스의 영향을 연구했다. 성체 제프라피시를 교배시켜 수정 후 4일이 지난 치어를 사용했다. 이때 치어를 네 그룹으로 나누어 과산화수소를 처리해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했다. 각 그룹은 ▲ 0mM ▲ 1mM ▲ 5mM ▲ 아무 처리 하지 않음 으로 분류했다. 각 그룹을 해당 과산화수소 농도 용액이 담긴 튜브에 30분간 풀어놓았다. 0mM 그룹은 과산화수소를 넣지 않은 튜브에 30분간 넣어두고 Hank's Balanced Salt Solution[각주:1](이하 HBSS)로 씻어냈다. 반면 아무 처리를 하지 않은 그룹은 HBSS로 씻지도 않았다. 이렇게 과산화수소 처리가 끝나면 수정 후 28일이 되어 행동실험을 진행하는 날까지 사육시설에서 관리했다.

 

행동실험은 상황에 따른 사회성 행동 빈도를 측정하는 과정이다. 이 팀은 자체 제작 주문한 U자 수조에 제브라피시가 혼자 있을 때와 U자수조 반대편에 다른 개체와 함께 있을 때 움직임의 차이를 분석했다. 행동분석프로그램인 Ethovision을 활용해 사회경향지수(Social Preference Index, 이하 SPI 지수)를 측정했다. SPI 지수는 물고기가 다른 물고기와 보내는 시간을 나타내며 이 지수가 높을수록 사회성이 높다.

실험 결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Paired t-test(대응표본 T 검정)와 ANOVA(분산 분석)를 사용했다. Paired t-test는 대응되는 두 집단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확인할 때 사용하는 통계처리 방법이다. 제브라피시가 혼자 있을 때와 다른 무리와 함께 있을 때를 비교하여 사회성 행동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는데 사용했다. ANOVA는 집단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확인할 때 사용하는 통계처리 방법이다. ANOVA는 실험군과 대조군 사이에 SPI 지수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는데 사용했다. Paired t-test를 통해 각 집단에서 사회성 행동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었고, ANOVA를 통해 과산화수소 처리가 사회성 행동에 유의미한 차이를 일으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브라피시팀은 산화 스트레스를 유도한 실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하였을 때 실험군에서 SPI 지수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과산화 수소 농도가 높을수록 산화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사회적 행동을 적게 한다고 결론지었다.

 

UGRP를 하면서 느낀 점과 배운 점을 들어보고 앞으로 UGRP를 하게 될 학부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제브라피시팀원들은 "평소 실험 수업과 다르게 UGRP는 학생이 주체가 되어 실험을 진행하고, 특히 우리 팀은 물고기로 실험하다 보니 휴일에도 학교에 나와야 했으며, 시험 기간에도 불가피하게 실험해야 했다"라며, "그때마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며 각자가 책임감을 가지고 실험에 임해야 했다"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1년 간 UGRP를 하면서 때로는 고군분투하였지만 지도교수들의 섬세한 지도와 팀원간 협력을 통해 책임감, 동료애, 성취감 등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앞으로 UGRP를 하게될 학부생들에게는 "본인이 흥미를 느끼는 주제를 선택하길 바란다"라며 "분야를 하나로 특정하지 않고 관심이 가는 주제들을 폭넓게 들여다 본 뒤 주제를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햇다. 더불어 "연구를 통한 성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라며 "팀원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고 연구의 논리를 익히는 과정을 통해 이전보다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아무리 좋아하는 주제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연구를 할지라도 어려움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제공=제브라피시팀>


2017년에는 행동실험을 주로 진행해 산화스트레스와 사회성 간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다만, 산화스트레스와 사회성 간 관계를 연구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로 인해 후성유전학 연구는 진행하지 못했다. 2018년에는 행동실험으로 작년 결과를 재현하고, 생화학적 분석법을 진행해, 실제로 과산화수소가 제브라피시에게 산화스트레스를 주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더불어 로봇공학 김소희 교수와 함께 제브라피시 뇌파를 측정, 분석하여 실험군과 대조군의 뇌파 차이를 확인할 계획이다.

 

류태승 기자 nafrog@dgist.ac.kr


  1. 세포 내 pH와 삼투압을 맞추기 위한 용액으로 과산화수소 처리 후 물고기를 wash하기 위해 처리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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