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2시, E7 233호에서 졸업예정자 101명(2017년 1학기 기준)을 대상으로 개인정보유출 관련 긴급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의 목적은 6일 오전 10시 27분경 졸업예정자에게 학부지원팀이 보낸 전체메일의 첨부파일에 졸업예정자 전원의 개인정보(이름, 학번, 성별, 학기 차수, 학적 상태, 취득 학점, 취득 평점, 공통필수 이수학점, 교선필수 이수학점)가 포함되어 있었음을 사과하고 질문을 받는 자리였다. 갑작스럽게 열린 간담회였기에 졸업예정자 20여 명 만이 참여하였다.
권길헌 학장은 “많은 주의를 하지 못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음을 사과한다”는 말과 함께, 허리 숙여 사과하였다. 이후,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상황 설명 등이 이어졌다. 권길헌 학장은 “현재 기말고사 기간이고 학부생들에게 시간적 여유가 없음을 알지만, 대학 당국에서 이 사건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는지, 여러분께 얼마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전달되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취지에서 모임을 열었다”고 밝혔다.
[사건] 학사팀에서 학부지원팀으로 메일을 보내다.
졸업예정자들에게 전체메일을 보내기 전, 학사팀이 학부지원팀에 UGRP 관련 협조요청 메일을 보냈다. 이 내용은 2018년 2월 졸업예정자의 UGRP 한글, 영문 제목을 학사팀이 1차로 확인하였으나, 한 번 더 확인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학부지원팀은 본인이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 확실할 것 이라며 개개인에게 수행과제 두 제목에 관한 재확인 요청 메일을 보냈다. 이 메일에 문제가 된 졸업예정자들의 개인정보가 든 엑셀파일이 첨부되어 있었다.
메일을 보내고 5분 후에 한 학부생에게 메일에 첨부된 파일에 민감한 정보가 있다는 전화연락을 받고 즉시 회수처리했으나, 이미 21명의 학부생이 이메일을 수신한 상태였다. 열람한 학부생 21명에게 행정착오에 대해 사과 메일을 발송하였다.
이에 김보민 학부생은 모든 졸업예정자의 개인정보가 들어있는데, 왜 21명에게만 사과메일을 발송하였냐고 질문하였고, 권길헌 학장은 “실수를 안 순간 담당자가 당황한 것 같다. 순간적으로 메일을 열어본 분에게라도 얼른 사과문을 보내야한다는 짧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판단착오였고, 궁색하다. 죄송하다”고 답하였다.
사과메일을 수신 못 한 졸업예정자들에게도 사과메일을 보낼 것이냐는 황현정 학부생의 질문에는 “확실하게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총장, 부총장님도 사후대책으로 사과메일을 드릴 것 같다”고 학장이 답했다.
[변명] 학사팀과 학부지원팀의 입장을 말하다.
“학부지원팀 담당자는 엑셀 파일 내에 개인정보가 있음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당연히 담당자는 ‘엑셀 파일 안에는 학번과 UGRP 한글, 영문 제목만 있을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다. 그리고 졸업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촉박했고, 당연히 파일 내에 개인정보가 있으리라는 것은 상상을 벗어난 상황이었다며, 그렇게 착오가 벌어졌다”고 학장이 설명했다. 그리고 김애경 학부지원팀장은 “개인정보가 있었음을 확인했으면 담당자는 당연히 메일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하였다.
박지수 학부생은 “첨부파일을 확인하지 않고 보낸 학부지원팀 담당자는 맡은 일에 대해 책임감이 없는 것이 아니냐”며, “사건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물을 것인지”를 물어보았고,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하고 합당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파일 안에 들어있는 개인정보의 민감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프로토콜이 미비한 상황이어서,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학장이 답했다.
[근본] 그간 학생들의 개인정보는 어떻게 다루어졌나?
이준영 학부생은 학생에게 정말 중요한 개인정보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어떤 식으로 다루어졌는지 물었으며, 김애경 학부지원팀장은 “일선에 있는 담당자가 해명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부분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중요한 개인정보는 대부분 공문으로 요청하면 필요한 경우에 공식적으로 보낸다. 이번엔 졸업이 임박하다보니 학사팀이나 학부지원팀이 마음이 급했다. 엄밀히 말하면 이 수준의 개인정보는 원래 부서들이 요청했을 때 줄 수 없다. 앞서 말했듯 공식 문서를 통해서만 줄 수 있다. 개인정보는 제거하고 보냈어야 했는데 못 했다”며, “일반적으로 개인정보를 가볍게 다루는 일은 없다. 실책이다”라 말했다.
송상현 학부생은 “어떻게보면 UGRP도 개인정보인데, 이런 개인정보는 내부에서 이관을 하든, 3자 이관을 하든, 최소한만 해야 하는데 학사팀은 왜 UGRP 제목만이 아닌 개인정보를 학부지원팀으로 다 보냈나?” 물었고, 권길헌 학장은 “바닥부터 시스템 자체를 재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나”는 대답으로 마무리하였다.
[졸업] 졸업은 급하게 진행되었어야 했나?
이준영 학부생은 “졸업은 학교에 중요한 일이니 오랜 기간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급속히 진행되었어야 했나? 그리고 급한 일이라면 업무가 이런 식으로 처리되어도 되는가?”를 물었고, 김애경 학부지원팀장은 “DGIST가 모든 것이 갖춰지고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상적으로 갖춰진 상태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다. 입학식 당시에도 행사 이후에는 수업해야 했는데, 강의실에 의자를 채워 넣고 있었다. 4년이 지나면서 처음과 달리 시설이나 물건 등은 잘 갖춰졌는데, 졸업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이었다. 요즘에는 논문을 11월에 받을 게 아니라 조금 더 빨리 받아야 했네 하며 일하고 있다. 학부 한 명당 심사위원 교수 세 분을 모셔야 하는 등 준비할 사항이 많다”며 해명했다.
이에, 이준영 학부생은 “저희가 원하는 정상적인 졸업과 졸업 논문, 의자는 이상이 아니다. 저희의 이상은 융합과 같은 것이 아니냐”며 꼬집었다.
[후속조치]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없으나, 노력하겠다.
후속조치에 대한 회의와 검토가 여러 차례 있었음을 밝혔다. 그리고 “담당자에 대해서는 경중을 따진 후 인사 관련 문제는 추후 별도 논의할 것이다”, “행정 내 프로토콜의 문제는 없었는지 근본적인 부분부터 검토할 예정이지만, 확정은 아니다”, “이미 벌어진 일을 없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최소 유사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짐할 것이다. 민감도에 따라 분류코드를 나누고 권한을 부여하는 프로토콜을 확립하는 등의 행정적인 부분이나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겠다. 이후 관련 진행사항에 대해서 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문제] UGRP 보고서는 어느 팀에?
윤희용 학부생의 질문을 시작으로, UGRP 보고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학장은 “UGRP마감 시에 제출한 보고서가 학사팀에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황현정 학부생은 자신이 학사팀에 문의했을 때에는, 학사팀에 보고서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며 양측의 말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애경 학부지원팀장은 “UGRP 보고서의 원본은 학부지원팀에 있다.”, 송상현 학부생은 “UGRP 위원회는 UGRP 보고서를 보관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학사팀이 이관해서 가지고 있다고 했다. 계속 말이 바뀐다”고 말했다.
이에, “학부지원팀이 UGRP 보고서를 가지고 있으면 이관하면 되는데, 왜 학부생들에게 다시 제출하라고 하는가?”라는 송상현 학부생의 질문에, 김애경 학부지원팀장은 “판단해봐야 안다. 이관받는 게 맞는 것인지, 학생들로부터 받아야 하는지 달랐을 수도 있다”, 학장은 “행정 보시는 분들이 서운하실 수도 있지만, 어쩌면 우리가 행정편의주의식으로 A, B 부서에서 다 요구하고 했을 수도 있다. 자세히 검토해서 번거롭게 하는 일은 최소로 줄이고, 찾아가는 부서마다 어긋나는 대답 듣지 않도록 검토, 재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행정] DGIST 행정 문제에 대해 말하다.
송상현 학부생은, “이번 사건이 학부지원팀의 한 직원의 잘못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다음에는 안 그럴 거예요, 참아주세요, 이해해주세요.’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저희는 1학년 마치고 평설할 때, 1년 전부터 내부에서는 공지된(그러나 학부생들은 모르는) 이학사와 공학사가 생긴 것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UGRP 보고서는 냈는데 꽤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내라고 말했다. 학부 일정과 학사와 연결이 안 되어있는 것 같다. ‘후배들은 안 그럴 거에요’를 4년간 하셨고, 저희도 불만이 있었는데 과하게 표시하지 않았다. 그게 쌓이고 쌓여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해결방법과, 유기적인 관계는 어떻게 발전하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학장은 “바닥부터 시스템 자체를 재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지적 받아들이겠고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송상현 학부생은 “한마디만 더 할게요”라는 말을 시작으로, “저희는 졸업하는 입장이고, 저희는 저희가 졸업하는 이 학부가 정말 좋은 학교가 되고, 문제가 없고, 좋은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적인 문제가 매년 줄어들지 않고 발생하는데, 꼭 이번에는 고쳐주셨으면 한다. 강력하게 건의 드린다”고 말했다. 학장은, “감사하다. 뼈아프게 받아들이겠다”고 응했다.
이영환 학부생은, “학사팀과 학부지원팀이 소통이 전혀 안 되는 거 같다. 학사팀에 지속해서 찾아갔던 이유도, 행정적 문제가 있을 거 같아서 계속 가서 여쭤보았다. 이게 어제 아침에 결국 터진 거 아닌가. 4년 동안 계속 이 문제를 짚어왔다. 행정이 소통을 안 한다. 처음 DGIST에 들어올 때도, 이제 4년이 지나 졸업할 때도. 학생의 말을 4년 동안 안 듣다가 인제 와서 사건이 터지니까 사과하고. 이제 1기는 DGIST 행정을 못 믿는다. 송상현 학생에 이어서 말하는데, 행정 제대로 안 개선하면 DGIST는 일류대학, 발끝에도 못 간다”고 꼬집었다.
강민지 기자 mangoinjuice@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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