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탓이 아닙니다" 억울한 졸음의 재조명

" 탓이 아니라 공간 ?" 강의실의 상태가 대학생들의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

앞자리에 앉을수록 졸리다... 설문에서 발견한앞자리의 역설

평소 수업을 듣다 보면 오늘만은 기필코 집중해서 수업을 듣겠다라는 다짐과는 달리 어느새 꾸벅꾸벅 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수업 시간에 졸았다는 사실의 일차적인 책임은 스스로에게 있겠지만, 치열하게 버텨보려 했던 노력을 생각하면 못내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정말 모든 것이 개인의 나태함과 의지 부족 탓일까?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정신을 보며 일말의합리적 이유 찾고 싶어진다. 이에 본지는 DGIST 학생들의 수업 수면 실태를 조사하고, 강의실 졸음 뒤에 숨겨진 구조적 원인을 파헤쳐 보았다.

설문조사는 2026 5 8일부터 5 15일까지 DGIST 학부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DGIST 학생들의 수업 졸음 실태 파악

설문 결과에 따르면 주간 수업 졸음을 경험한 있냐는 질문에 96.3% 학생들이그렇다라고 대답했다. 대다수의 학생이 수업 졸음을 경험한 있다는 것이다. 설문이 이루어진 5 첫째 주와 둘째 주를 기준으로, 대략 60% 학생들이 매주 1~2 수업 시간에 졸고 있다고 응답하였고, ‘3~5이상으로 빈번하게 조는 학생들 역시 상당수 존재했다.

DGIST 학생의 수업 도중 졸음 횟수 < 사진 = 강의실 졸음 실태조사 캡처 >

이중 눈여겨볼 점은 특정 강의실에서 학생이 조는 빈도가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응답자의 70% 해당하는 학생들은 멀티미디어 강의실(: E7-L22)에서 자주 졸음이 발생한다고 답했고, 중형 일반 강의실이 40% 뒤를 이었으며, 대형 일반 강의실(: E7-L233) 18.5% 마지막을 차지했다. 해당 설문은 다양한 학년의 학생들이 참여한 만큼, 각자 다른 시간에 다른 수업을 들었음에도 같은 강의실에서 가장 많이 졸았다고 대답했다. 이는 단순 강의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강의실의 구조적 요건이 학생들을 졸리게 있음을 보여 준다.

멀티미디어 강의실 < 사진 = 디지스트신문 DNA>
대형 강의실 < 사진 = 디지스트신문 DNA>

그렇다면 과연 어떤 차이가 특정 강의실을 더욱 졸린 마법의 강의실 만들어낸 것일까?

 

학습환경의 차이가 졸음에 미치는 영향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무려 55% 강의실 ‘▲온도 습도 공기 환기 졸음의 결정적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멀티미디어 강의실과 중형 일반 강의실은 구조적으로 환기가 원활하지 않다는 치명적인 공통점을 가진다. 그중 멀티미디어 강의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비교적 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밀집형 환경인 데다, 인원수에 비해 환기 시설이 부족하여 수업이 진행될수록 강의실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학생은특히 멀티미디어 강의실에서 공학수학 수업을 들을 숨이 막히고, 나른함을 넘어 졸음이 쏟아진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수십 명의 체온과 전자기기 열기가 환기되지 못한 갇히면서, 강의실이 학생들의 뇌를 잠재우는 거대한온실 되어버린 셈이다. 따라서 몇몇 교수는 임시방편으로 강의실 문을 열어두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강의실 복도 구조로 인해 소음이 크게 들려 계속해서 문을 열어둘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교내 강의실의 이산화탄소 농도 조사 결과

이에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기를 이용해 가장 졸린 강의실을 꼽는 설문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멀티미디어 강의실과, 가장 적은 표를 받은 대형 일반 강의실의 수업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보았다.

대형 일반 강의실의 경우 수업 초반 1,430~1,450ppm으로 시작하여 1,600~1,610ppm으로 상승한 종료 시점에는 1,862ppm까지 오르는 경향성을 보여주며 서서히 이산화탄소가 높아지는 구조를 보여주었다.

멀티미디어 강의실은 초반 1,410ppm으로 시작하여 서서히 상승하며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었지만, 최대 농도는 2,090ppm으로 대형 일반 강의실에 비해 비교적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나타났다.

CO2 농도 측정 결과 < 그래픽 = 김현우 기자 >

 

그러나 가장 졸음이 덜한 대형 일반 강의실조차 졸음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산화탄소 농도와 시간대의 수면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불편함을 느끼며 졸음, 인지능력 저하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1,000ppm이라고 한다. (참고 문헌1)기본 이산화탄소 농도가 1,400ppm 상황을 생각해 , 대부분의 강의실에서 환경적 차원의 졸음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줄일수록 오히려 졸리다?

 

설문 결과를 분석하던 와중 의외의 사실이 발견되었다. 강의실 중간( 2.36)이나 뒤쪽( 2.41) 좌석보다, 흔히 수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앞자리' 학생들의 평균 졸음 횟수가 일주일에 2.85회로 오히려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앞자리의 역설' 인지심리학적으로 설명할 있다. 교수님과 정면으로 상호작용을 하며 깊은 인지적 노력을 기울이는 앞자리 학생들은 뒷자리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인지적 자원' 소모한다.

 

특히 복잡한 지식을 영어로 습득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집중력을 쏟아붓다 보니, 뇌의 에너지가 급격히 고갈되는 현상을 겪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의욕 넘치던 뇌가 수업 중반 이후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셧다운상태에 돌입하면서 의지와 상관없이 깊은 졸음에 빠지게 된다. 앞자리 학생들의 무거운 눈꺼풀 뒤에는, 치열하게 에너지를 불태우다 장렬히 전사한 뇌의 생리적 분투가 숨겨져 있던 셈이다.

 

강의실 위치별 평균 졸음 횟수 < 사진 = 강의실 졸음 실태조사 캡처 >

 

졸음을 이겨내기 위한 꿀팁들

수업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바로 실천할 있는 여러 대처법들이 있다. 가장 먼저 시도할 있는 방법은 쉬는 시간 혹은 수업 도중 잠시 화장실에 들러 간단한 세수를 하거나 찬물로 목덜미를 적시는 것으로,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즉각적으로 잠에서 있다. 또한 카페인 음료를 섭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과도한 섭취는 심장 두근거림이나 혹은 피로를 몰고 있으므로 적당량을 섭취해야 한다.

자리에 앉아 있을 때는 구부정한 자세에서 벗어나 허리를 꼿꼿이 펴고 스트레칭을 하는 자세를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혈액순환을 도와 뇌를 깨울 있다. 만약 졸음이 이러한 방법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잠시 복도 밖으로 나가 상대적으로 산소 농도가 높은 공기를 마시며 뇌의 피로를 이겨내는 것도 졸음의 늪에서 벗어나는 것에 도움이 된다.

마치며

이로써 수업중 우리를 잠에 이르게 하는 마법의 정체와, 해결법을 알아보았다. 물론 같은 이유 때문에 우리가 졸린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수업중 졸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한 컨디션 관리를 통해 올바른 생활패턴을 세우는 것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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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Satish U, Mendell MJ, Shekhar K, Hotchi T, Sullivan D, Siegfried S, Collett EJ, Fisk WJ. Is CO2 an indoor pollutant? Direct effects of low-to-moderate CO2 concentrations on human decision-making performance. Environ Health Perspect. 2012 Dec;120(12):1671-7. doi: 10.1289/ehp.1104789. PMID: 23000374; PMCID: PMC3556607

2.Jin RN, Inada H, Négyesi J, Ito D, Nagatomi R. Carbon dioxide effects on daytime sleepiness and EEG signal: A combinational approach using classical frequentist and Bayesian analyses. Indoor Air. 2022 Jun;32(6):e13055. doi: 10.1111/ina.13055. PMID: 35762237; PMCID: PMC9327715.

 

김호준 기자 hojun11@dgist.ac.kr

김현우 기자 heynwoo.rla@d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