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는 기술창업교육센터의 창업 프로그램을 비롯해 SerenD, 창업캠프 등을 운영하며 학생창업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학생창업기업 QUESTER도 그러한 관심 속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이다. QUESTER는 비대면 온라인 실험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현재 DGIST 기초학부생 4명과 타교생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이정우(’20), 백지훈(’20) 학생을 만나 ▲창업 계기 및 과정 ▲창업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극복 ▲창업 지원 프로그램 ▲창업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점에 대해 질문했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이정우(이하 이): 스타트업 QUESTER의 대표 이정우다.
- 백지훈(이하 백): QUESTER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맡은 CMO(Chief Marketing Officer) 백지훈이다.
Q. 2학년이라는 이른 시기에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이: 본래 도전하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대학에 들어와서는 단순히 학업에 집중하기보다 대학생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창업이었는데, 창업을 준비해보니까 적성에도 잘 맞고 재밌었다. 다른 일들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창업에 몰두했다. 이 일이 적성에 맞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창업을 한 번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 백: 고등학생 때부터 창업을 해보고 싶었지만 시도하지는 못했다. 그러다 대학교 2학년 때 친구의 권유로 이 팀에 들어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평범한 창업팀 수준이었다. 하지만 아이템을 피보팅(사업체의 핵심 기술을 유지한 채로 사업 방향을 바꾸는 것)하고, 대회와 사업 실적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그 과정이 재미있어 더 열심히 하다 보니 지금처럼 구체성을 갖는 수준까지 온 것 같다.
Q. QUESTER에 관해 소개 부탁한다.
- 이: QUESTER는 쉽고 효과적인 온라인 실험 수업을 선도하고자 하는 기업이다. 현재 실험 기자재와 컨텐츠가 모두 준비된 가상 온라인 실험 소프트웨어와, 소프트웨어 내에 있는 실험 기자재들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모션 인식 장갑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학생들의 학습 효과가 증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Q. ‘QUESTER’라는 기업명은 어떻게 짓게 됐나?
- 백: 우리가 게임을 하다 보면 퀘스트를 깬다고 하지 않나. 과학 실험을 게임처럼 하고, 실험 흐름을 퀘스트를 깨는 것처럼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뜻으로 QUESTER라는 기업명을 지었다.
Q. 비대면 실험 수업이라는 소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이: 이 부분에 대해서 교수자들과 많은 인터뷰를 했었다. 실험 수업은 이공계 학생에게 필수적이지만 열악한 실험 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많은 대학에서 실험 기구가 고장이 나거나, 용액이 다 떨어져서 실험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렇게 실험을 못 하면 단순히 보고서만 작성하는 방식으로 실험 수업이 이루어지게 된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실험실 환경의 완전한 개편, 즉 온라인을 통한 실험 수업을 제안했다. 보고서 작성에만 급급한 실험이 아니라 실험을 하는 목적과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올바른 실험을 원격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 아이템을 선정했다.
Q. 어떤 점에서 이 시장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 백: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서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비대면 교육은 계속 남아있을 거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원격 교육을 확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우리나라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고, 가상 증강현실 교육 시장의 규모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여러 교수자들과 많은 인터뷰를 통해 고객들의 수요를 파악했고, 시장 자체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고 뛰어들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Q. QUESTER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 백: 우리가 생각하는 QUESTER의 강점은 추진력이 빠르다는 점과, 우리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팀원들의 능력이 좋다는 점이다. 올해 4월 말에 처음으로 이 아이템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인데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그만큼 팀원들이 능력이 좋고, 서로 합이 맞고, 업무 분배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창업하는 동안 어려웠던 점과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 말해달라.
- 이: 처음 창업을 하다 보니 공부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 법률 용어, 서류 작성법 등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점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도 모든 일이 그렇듯 하다 보니 점점 익숙해졌다. 특히 현재 창업에 도움을 주고 계시는 멘토님들이나 자문 위원분들 통해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 백: 가장 힘든 건 시간적인 문제였다. 창업은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를 정도로 변동이 크다. 일이 많을 때는 2~3일씩 밤을 새우기도 했는데 그럴 때 몸이 많이 힘들었다. 이 문제는 사실 극복이라기보다 하다 보니 익숙해진 것에 가깝다. 그래도 다른 일은 밤을 새우면 정말 힘들고 자고 싶다는 생각만 드는데, 창업은 조금이라도 더 해보고 싶고, 이건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재미있어하다 보니 잘 해결이 되는 것 같다.
Q. 창업을 하다 보면 학교생활과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어떻게 이겨내었는가?
- 이: 실제로 학업과 창업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이전 학기에는 우리 둘 다 중도 휴학을 했다. 이번 학기에는 최소 학점을 들으면서 최소한의 학업을 챙기되, 창업에 최대한 몰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Q. 최근 원내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서 어떤 지원을 받았는지, 그게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는지 말해달라.
- 이: DGIST에는 기술창업교육센터(이하 교육센터)와 산학협력단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창업 육성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는 교육센터에서 지원하는 DSA C코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혜택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혁신센터)를 알게 되었는데, 혁신센터에서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부터 시작해서 세무, 회계까지 각 팀에 맞추어 멘토링을 지원해 주셨다. 교육센터 외에도 산학협력단의 DGIST 기술기반 창업기업 기술경영 지원사업을 통해 우리의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는 DGIST 기업 비즈니스 역량강화 사업을 통해서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자문 위원단의 도움을 받고 있다.
- 백: 창업을 하다 보면 사무실이 없는 것이 불편한데, 교육센터의 C코스와 산학협력단을 통해 무료로 사무실을 대여받았다. 또 창업 과정에서 준비해야 할 것이 많지만 시간을 내기 힘든 경우, 스케일업이나 역량강화사업을 통해 멘토링을 받거나 조사를 대신해주는 등의 도움도 받을 수 있었다. 혁신센터의 멘토링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Q. 멘토링 사례 한 가지만 소개해달라.
- 이: 기업 대표를 맡긴 했지만 회계나 사무 일은 처음이었다. 근로계약서 작성법도, 4대 보험료를 납부하는 방법도 몰랐다. 그래서 혁신센터 매니저님께 세무사나 회계사분을 연결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경영 관련) 기초 지식을 함양할 수 있었다.
Q.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멘토나 교수자 한 분을 뽑는다면?
- 이: 예비창업패키지에서는 기업별로 전담 멘토가 지정된다. 전담 멘토님께서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사업을 구체화하거나 투자를 받을 때 IR(Investor Relations,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설명 및 홍보 활동) 발표자료를 구성하는 방법 등 많은 부분에 대해 자문을 주고 계셔서 그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Q. 창업 경험자로서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이런 점이 더 추가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가?
- 이: 이미 많은 기관에서 다양한 멘토링과 사업을 지원해준다. 그래서 특별히 어떤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사업을 따내는 능력이나 멘토링 활용력 등 창업자의 역량에 달린 거지, 창업자들이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은 매우 잘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 백: 동일한 의견이다. 우리도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어디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조차 몰랐고, 지원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도움을 받을 자세가 갖춰지지 않은 거였다. 창업을 정말로 하고 싶다면 많은 사람에게 물어보고 직접 뛰어다녀야 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창업 붐도 있고,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창업 시스템 자체는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Q. 현재는 주로 화학실험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분야의 실험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있는가?
- 이: 이미 물리, 화학, 생물에 같은 비중을 두고 기획하고 있다. 곧 시행할 MVP 테스트가 일반화학 실험이기 때문에 화학실험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 11월에 테스트를 마치고 12월부터 팀원들과 논의해 물리와 생물 분야의 실험 컨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 백: 추가로 말하자면 MVP는 Minimum value product(또는 minimum viable product)의 약자로, 어떤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최소한의 기능만을 담아 출시하는 제품이다. 우리는 가상실험 소프트웨어다 보니 사람들이 적어도 하나의 실험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게 해서 그에 대한 반응을 얻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반화학실험으로 MVP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한다.
- 이: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모르는 내용이 끝도 없이 나온다. 이럴 때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다 주변의 멘토나 선배 창업자분께 물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계속 질문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의견을 많이 들어봐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이 창업 아이템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도 초반에 아이템의 방향성이 확실하지 않았을 때는 사람들을 만날수록 아이템의 방향성이 쉽게 흔들리곤 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피드백을 받되, 줏대 없이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 백: 창업을 하다 보면 다양한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피드백을 받게 된다. 그중 어떤 것을 수용해야 할지 잘 선택해야 한다. 한 아이템에 너무 몰두해서 명백한 문제를 외면하지 않게 조심하면서도, 부정적인 피드백에 쉽게 휘둘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스타트업을 시작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시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대신, 한다면 최대한 열심히 해야 한다. 우리도 아직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3월부터 계속 열심히 달려오고, 꾸준히 하다 보니까 어느 정도 성과가 나왔다. 그래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시도해보되,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박재영 기자 jaeyoung21@dgist.ac.kr
이동현 기자 lee0705119@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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