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오피니언] 더 이상의 人災를 막기 위해서

오피니언

2019. 4. 16. 00:31

본문

포항 지진, 지열 발전소가 원인

인재(人災),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이 기사는 지난 속초/고성 산불 발생 이전에 작성되었습니다.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13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2천여 명의 이재민, 직간접 피해액은 약 3323억으로 책정되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경주 지진 이후 2번째로 큰 지진이었다. 며칠간 계속된 여진은 많은 이를 공포에 떨게 했고, 아직도 2백여 명이 이재민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일 포항지진 정부 조사연구단장은 “포항 지열발전소가 높은 압력으로 주입한 물에 의해 미소지진이 일어났고 이가 누적되어 임계 응력 상태에 있던 단층에서 포항지진이 촉발되었다”고 말했다. 포항 지진은 인재(人災)였다.

 지열발전의 원리는 수 km 지하에 물을 넣고 땅의 열로 데운 뒤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방식이다. 포항의 지하 열이 지열발전에 적합하다는 이유로 포항에 지열발전소가 설치되었지만, 이는 지진의 원인이 되어 돌아왔다. 보통 지열발전소를 지을 때 약 5km 정도의 땅을 깊게 판 뒤, 지하에 물을 주입하고 빼내는 과정을 반복해 지반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이는 단층에 응력을 주어 미소 지진, 시간이 지나 본진까지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포항 지진은 충분히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지열발전으로 인해 미소 지진이 발생할 수 있음은 관계자라면 모두 아는 사실이다. 특히나 2013년 9월 한국과학기술 정부연구원(KISTI)은 미래창조과학부에 지열발전에 대해 경고하였으며, 포항 지열 발전 부지의 과거 50년간 지진 발생기록을 검토하고 활성 단층의 유무를 조사할 것과 미소지진의 규모 등을 실시간으로 계측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사업 공사 중, 그리고 물 주입이 이뤄지면서 총 96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는 묵살되었다. 많은 경고가 있었지만, 그들은 지금의 이익만 보고 달렸다.

지열발전의 원리 <YTN 방송화면 캡쳐>


 정치인들은 포항 지진에 대해 ‘포항지진 특별법’을 제정하자는 말을 한다. 그 내용은 포항 이재민, 지진 피해에 대한 국가의 손해 배상과 관련되어 있다. 유발 지진인 만큼, 국가가 나서서 이를 해결할 것이다. 머지않아 포항지진 특별법이 제정될 것이고, 포항 지열발전소의 ‘물빼기’ 작업도 천천히 진행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내일, 미래를 봐야 한다. 또다시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만반을 가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의 ‘안전불감증’ 해소이다. 당장 포항지진 사건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안전불감증은 여실히 드러난다. 다른 선진국의 사례는 어떠한가.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는 2006년 물 주입 중 규모 2.6, 규모 3.4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작업을 중지했고, 프로젝트 자체가 완전히 중단하였다.

 정밀조사에서 물 주입을 계속할 경우 주변 단층이 자극을 받으면서 최대 규모 4.5에 달하는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기에 그렇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3차 물 주입 직후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한 상황에서 물 주입을 중단하고 배수하는 조치를 통해 소규모 지진이 바로 멈췄다는 이유로 약간의 개선만 한 뒤, 4차 물 주입을 강행했다. 또한 지열발전 주관사 넥스지오와 포항시의 업무협약서에는 지진 관리 방안이 아닌 미소 진동 관리 방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대부분의 지열발전으로 인한 지진은 진도 2.0 이하이기 때문에 미소 진동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현재의 성공, 성급함이 안전불감증을 낳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2월 안전공약을 발언하며 “안전규제는 강화하겠습니다. 대구 서문시장, 여수 수산시장 등에서 반복되는 화재는 안전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명무실한 안전점검을 강화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제대로 전진하고 있나. 혹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지 않은가. 5년간 산후조리원 내 질병 감염자 수는 1992명이다. 2014년 88명에 비해 2015년 414명, 그리고 지난해 510명 매년 질병 감염자 수가 감소하지 않고 되려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2019, 최근 5년간 산후조리원 내 감염현황 자료, 보건복지부) 가장 면역력이 약한 산모와 아이를 케어하는 산후조리원에서 로타바이러스,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등이 계속 유행하고 있다. 또한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던 3월 1일부터 7일까지 전체 원격감시 사업장(TMS 사업장, 미세먼지 물질별 배출허용 기준을 지키는지 24시간 원격으로 감시한다. 대개 대형 사업장에 설치된다.) 635개 중 152개 사업장이 미세먼지 배출허용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일에서 6일에도 여전했다. 그러면서 말로만 철저한 지도, 감독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반복하고 있다. 아직도 여전하다. 한국의 안전불감증은 해소되지 않았고, 우리는 언제든 재난에 무방비해 있다. 안전을 위한 예방대책은 철저해야 하며, 투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또다시 헛된 걸음, 제자리걸음을 반복할 것이다. 또 한 번의 인재를 막기 위해서는 그 걸음이 바른 걸음이 되어 주어야 한다.

임다빈 기자 frankful@dgist.ac.kr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

  • 프로필 사진
    2019.04.16 01:11
    이 인재를 끝내러왔다
  • 프로필 사진
    2019.04.16 02:22
    신재생 에너지를 쓰자니 여러 난관이 있고, 안쓰자니 환경 파괴가 가속화되고...
  • 프로필 사진
    2019.04.16 10:29
    전정부가 싸질러놓은 일을 가지고 현정부일인 것 처럼 매도하는건 좀 아니잖아요?
    기사내용에 깊이도 없고, 그냥 현정부 잘하고 있냐는 물음만 주고 있습니다.
    현상,원인을 잘 진단하고 앞으로 나가야 방향을 재시할 수 있어야 논설로서의 가치가 있는데,
    그냥 냅다 현정부 비판만 하는... 대학신문기사면 적어도 적패인 조중동과는 달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디지스트에 기대가 많은 학부모로서, 이런 수준의 논설은 좀 아닌듯 합니다.
    • 프로필 사진
      2019.04.18 13:26
      안녕하세요 기자 본인입니다. 시험 기간이라서 댓글에 대한 확인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글은 독자의 것이라는 말에 깊게 동감합니다. 제 기사가 현 정부에 대한 욕을 하기 위해 쓰여졌다고 생각하셨다면 제 글의 깊이가 모자랐을 수 있기에 그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이번 기사는 전부터 이어진 유명무실한, 그리고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에 대한 고발을 위해 쓴 기사이며, 문 정부에 대해 말미에 언급한 것은 대한민국이 현재 짊어지고 있는 안전불감증에 대해 말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또 한 번의 인재를 겪지 않기 위해서 안전불감증을 해소하기 위한 '발걸음'을 걸어줘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기왕 언급해주셔서 한 가지 더 말하자면, 현 정부는 이번 속초, 고성 산불 시기에 제대로 된 발걸음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문 정부는 속초 고성 산불에 대해 빠르게 국가재난상태를 선포하였고, 신속 대응하여 완전진화, 그리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았습니다. 이에 대해 칭찬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제대로 된 대응과 대책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언제든 인재 그리고 자연재해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재(人災), 자연재해 모두에 관해서 하고자 하는 말은 예방과 대처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이 예방과 대처에 대해서 '깜깜이'와 같은 안전불감증을 보여왔습니다. 말로만 된 안전관리방안과 이에 대한 규제, 그리고 '괜찮겠지'라며 넘어가는 사회 분위기. 이를 지금 당장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한 발, 한 발 나가며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발걸음'이 제대로 되었으면 하는 입장을 가지고 이번 기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제 의견이 조금이나마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깊이 있는 피드백 감사합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프로필 사진
    2019.04.19 13:16
    기자님의 글을 다시 한번 꼼꼼히 읽어보니 깊이도 있고 근거도 있으며 팩트위주로 잘 적혀있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고를 대놓고 비판한것에 대해 정말 사과드립니다.

    요즘 기레기들 특히 조중동은 경제기사든 뭐든 기사거리에 대해 문제인정부 탓을 하는 프레임쉬우기가
    너무 만연해있습니다. 어떤 기사든지 결론은 문제인 정부의 탓으로 몰고가는 기레기 기사들이 정말 진절머리가 납니다.
    첨에 기사를 봤을때 문제인정부의 안전불감증을 글의 마지막에 배치함으로써 안전문제를 문제인정부에 덥어쉬우는 듯한 인상을
    받았던것은 사실입니다. 의도적이진 않겠지만 그렇게 느끼게 되었네요.

    얼핏 듣기에 디지스트는 박근혜정부시절 비호하에 만들어져서 현정부에 미움을 받아 전 총장 사퇴했다는 억측?도 들었습니다.
    저는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디지스트가 현정부, 전정부에 상관없이 학교로서 우리나라 아니 세계 최고의 학교가 되기만을
    바랍니다. 괜한 오해를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디지스트 학부모의 한사람으로 ....
    디지스트 화이팅입니다.
    • 프로필 사진
      2019.04.20 00:21
      감사합니다. 앞서 말씀해주신 부분에 대해서는 이후 프레임 구성에 대해 더욱 신경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겸손한 디지스트, 그리고 디지스트 신문 DNA가 되겠습니다.
    • 프로필 사진
      2019.04.20 10:59
      이 싸움을 끝내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