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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꿀팁실록] 기숙사 요리의 현실, 조리 시설부터 재료 관리까지

문화

2025. 12. 3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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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예비 신입생과 요리 초보 재학생을 위해, 기숙사 요리의 A부터 Z까지를 정리했다. DGIST 학생 대부분은 입학과 동시에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다. 가정과 급식 생활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끼니를 어떻게 해결할지 매일 고민한다. 4학년 학생의 경험담과 함께 원내 식생활 여건 기숙사 조리 시설 개인용 냉장고 조리 도구 장보기 재료 관리 요령을 소개한다.

 

학교에서 밥 먹는 방법

DGIST 기숙사에서 요리가 필수적이지는 않다. 교내외에는 학식 더큰 도시락 편의점 배달 등 끼니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 DGIST 구내식당은 ▲E7 학생 식당 ▲E7 교직원 식당 연구동 식당 ▲1차 학생생활관 식당이 있다. 모든 구내식당은 평일에만 운영하며,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E7 학생 식당과 연구동 식당은 평일에 중식과 석식을 제공하며, E7 교직원 식당은 중식만을 제공한다. 1차 학생생활관 식당에서는 2025년 봄학기부터 농림축산식품부 천원의 아침밥사업의 지원을 받아 5,500원 상당의 조식을 끼니당 1,000원에 제공한다. 이는 학기 초에 신청하여, 한 학기 식비를 선불하는 멤버십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DGIST 구내식당 운영 현황 <그래픽 = 김신지 기자>

1차 학생생활관의 더큰 도시락에서는 컵밥류를 판매하며,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8:00~20:30에 운영한다. 또한 1·2차 학생생활관과 E7 GS25 편의점이 있어 신선식품을 구매할 수 있고, DGIST 인근 테크노폴리스 상권 덕분에 배달 음식 선택지도 넓다.

그럼에도 식비를 크게 줄이고, 보다 건강한 식단을 꾸리고 싶다면 위 네 가지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때 일부 학생은 직접 요리해 먹는 쪽으로 눈을 돌린다.

 

기숙사 조리 시설, 있을 건 다 있다

학부생이 거주하는 1차 학생생활관은 4개 동(H201~H204)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동 2층에는 공용 조리 시설인 교류실이 마련돼 있다. 화재 방지를 위해 호실 내 전열기구 사용이 금지돼 있어, 음식 조리는 교류실에서만 가능하다. 교류실에는 전자레인지 3냉장고 2▲2구 하이라이트(전기레인지) 2수납장 개수대 음식물 쓰레기통이 갖춰져 있다. 개인용 조리도구와 재료만 준비하면 교류실 시설만으로도 대부분의 조리가 가능하다.

(좌) 203동 교류실의 하이라이트와 개수대 (우) 공용 냉장고  <사진 = 임유진 기자>

다만 하이라이트는 가스불보다 화력이 약해 조리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강한 화력이 필요한 볶음 요리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으나, 끓이기·찌기·삶기 등은 무리 없이 가능하다.

수납장은 봄·가을학기 시작 전 생활관자치위원회(이하 생자회) 측에서 사용자 신청을 받는다. 신청자가 많을 경우 추첨제 혹은 선착순으로 사용자를 선정한다. 수납장을 이용하지 못하면 요리할 때마다 개인 호실에서 도구를 가져와야 한다. 2층 거주자가 아니라면 엘리베이터를 타며 재료와 도구를 나르는 게 번거로울 수 있다.

교류실 냉장고 2대는 해당 동 거주 학생이 함께 사용하므로, 꼭 필요한 양만 짧은 기간 보관하기를 권장한다. 특히 냉동실은 보관 기간이 긴 음식이 많아 상시 포화 상태임에 유의해야 한다. 쾌적한 교류실 사용을 위해 생자회는 매주 지정 요일에 방치 물품을 정리한다. 공용 냉장고에 음식을 보관할 때는 라벨지에 이름과 보관 시작 날짜 등을 기재해 부착해야 하며, 냄새나 액체가 새지 않도록 밀폐용기에 보관해야 한다. 또한 보관 시작일로부터 4주가 지나면 직접 음식을 처리하거나 라벨을 갱신해야 한다.

개인용 냉장고, 편리에는 책임이 따른다

공용 냉장고의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많은 학생이 호실에 개인용 냉장고를 두고 사용한다. 요리를 본격적으로 할 계획이라면, 소형 냉장고(40L 내외)보다는 냉동실과 냉장실이 분리된 80L 내외 모델을 추천한다.

냉장고 구매를 결심했다면 온라인에서 바로 새 제품을 주문하기 전에 잠시만 기다려보자. 졸업생이나 휴학생에게 냉장고는 들고 가기 번거로운 짐이라, 학기 말 기숙사를 떠날 때 중고로 내놓는 경우가 많다. 에브리타임 중고장터나 자유게시판에서 중고 거래를 할 수 있고, 생자회가 매년 1~2회 운영하는 중고장터도 좋은 선택지다.

개인용 냉장고는 편리하지만 그만큼 관리 책임도 따른다. 특히 방학 중 기숙사를 비울 때 냉장고 보관이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생자회는 종강 전 공용 창고 사용 예약을 받으며, 이때 냉장고용 작은 칸 (55cm×56cm×104cm) 또는 큰 칸(86cm×58cm×108cm)을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희망자가 많으면 추첨이 진행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방학 중 1인실에 거주하는 지인에게 부탁해 방에 잠시 맡기는 방식도 있다. 어떤 방법을 써도 좋으나, 기숙사 공용 공간에 방치하는 것은 삼가자.

보관 전 습기 제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보관 창고에서는 냉동실 성에를 제거하지 않은 채 보관해 문틈으로 물이 새어 나오는 사례도 볼 수 있다. 플러그를 뽑아 장기간 방치하면 내부의 수분 때문에 벽면과 틈새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장기 보관 전에는 습기 제거가 필수다. 냉동실 벽의 성에를 제거하고, 주방세제로 내부를 한 번 닦은 뒤 문을 열어 충분히 건조하자. 내부에 제습제를 넣어두면 더 확실하다.

조리 도구는 딱 필요한 것만

요리를 시작하면 생각보다 도구가 빠르게 늘어난다. 감자를 사면 감자칼이 눈에 들어오고, 과일을 사면 믹서기를 들이고 싶어질 수도 있다. 집이라면 수납공간이 어느 정도 해결해 주지만, 학기마다 방을 옮겨야 하는 기숙사 생활에서는 하나둘 모은 조리도구들이 그대로 짐이 된다. 그래서 기숙사 조리도구는 최소한으로, 반복해서 쓰는 구성이 현실적이다. 기숙사 생활 4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안하는 필요충분 구성은 아래와 같다.

 

식기: 수저·포크 1~2, 라면기(모든 그릇을 대체), 넓은 접시(파스타 겸용)
조리도구: ·국물용 냄비 1, 작은 프라이팬 1, 계량컵, 얇은 도마, 식칼 1, 쟁반(도구·재료 운반용)
보관 도구: 칸막이 소분 가능한 밀폐용기, 500mL 밀폐용기
기타 소모품: 종이호일(도마 세척 부담 감소용),

 

근처 마트가 생각보다 멀다

식재료를 구하는 방법에는 인근 마트에서 구매하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방법이 있다. 가장 가까운 마트는 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한 '오케이포인트마트달성점' '달성농수산물유통센타', 두 곳 모두 기숙사에서 도보 약 25( 2km) 거리다. 장을 많이 볼 경우에는 자전거나 전동킥보드 등 이동 수단이 있어야 한다. 마트가 거리가 먼 편이므로 온라인 식품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편리할 수 있다. 1차 학생생활관의 경우 배송 물품은 1층 로비 경비실로 전달된다.

 

·반찬 챙겨 먹는 게 쉽지 않다

기숙사 요리는 먹는 사람이 본인 한 명뿐이라 재료 소진 속도가 느리고, 음식은 생각보다 빨리 상한다.

처음 택한 방식은 가정에서처럼 반찬을 구비하고 밥과 먹는 것이었다. 반찬 가게에서 네 가지를 사 오니 학식 네 끼 값이었다. 구매 당시에는 양이 적어 보였지만, 일주일을 먹어도 남아서 결국 맛이 변했다. 어느 날은 기숙사 밖에서 식사했기 때문이다. 일정 변동이 심한 대학 생활 특성상, 항상 기숙사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오래 두고 여러 요리에 쓸 수 있는 재료로

한 그릇 요리를 시도하니 또 다른 문제에 부딪쳤다. 재료를 알뜰하게 사용하는 게 힘든 것이다. 파스타를 위해 양파 2개와 베이컨 10, 제일 작게 포장된 제품을 구매했다. 3~4인 가구는 한 끼 만에 소진하겠지만, 기숙사생은 4일 내내 같은 메뉴를 먹어야 한다. 매일 저녁 교류실로 가서 요리하는 부지런함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사용하지 못한 재료가 남는다.

따라서 기숙사 요리의 제일 큰 난관은 재료 선택이다. 기숙사 생활에 적합한 식재료는 아래 네 가지 조건을 만족한다.

건강: 기숙사 요리에 관심을 가지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경제성: 식비 절감은 요리의 큰 장점이다.
보존성: 잘 상하지 않아 상시 구비 물품으로 두기 좋다.
범용성: 여러 요리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실온 보관 인스턴트·통조림·냉동 식품 등이 후보이다. 아래는 건강을 포함한 위 기준에서 추천하는 무난한 상시 구비 재료다.

오트밀: 보존성이 좋고, 쌀을 대체할 수 있으며, 즉석밥보다 공간을 덜 차지한다. 전자레인지로 꼬들꼬들한 오트밀 밥을 지을 수 있다.
계란: 활용도가 높은 단백질원이며, 간장계란밥 등 간편식을 만들기 좋다.
냉동 닭가슴살: 경제적인 단백질원이며 냉동 보관이 가능하다.
파스타 면: 보존성과 경제성이 강점이다.
파스타 소스: 토마토 소스는 파스타 이외 그라탕 등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고구마 등 구황작물: 엽채류보다는 오래 보관할 수 있으나 싹이 나기 전에 소진해야 한다. 1kg 단위의 적은 양을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조미료 또한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종류를 소량으로 구매하는 게 유용하다. 아래 목록은 참고할 수 있는 예시이다.

소금, 후추, 설탕: 후추는 굵기 조절이 가능한 그라인더를 사용하면 좋다.
스프레이 올리브유: 식용유가 필요한 모든 경우에 사용한다. 파스타용으로 좋다.
참기름: 간장 계란밥, 비빔밥 등에 빠질 수 없는 재료이다.
비빔면 양념장: 고추장이 필요한 모든 레시피를 대체한다. 비빔밥을 만들고 채소를 찍어 먹기에 좋다.
간장 계란밥용 간장: 소량으로 판매하여, 한 학기 동안 먹기 좋다. 간장이 필요한 모든 레시피를 대체한다.
무가당 땅콩버터: 빵에 발라먹을 뿐만 아니라 찐 채소나 과일과 먹기에 좋다.
코인 육수: 샤부샤부나 전골용으로 빠질 수 없는 재료이다. 꼭 국물 요리가 아니더라도, 칼로 가루 내면 MSG가 필요한 모든 상황에 쓸 수 있다.

 

어떻게 해 먹어야 할까

신선 채소처럼 보존성이 약한 재료를 샀다면 아래와 같은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조리 후 냉동, 밀프랩: 대량으로 조리한 뒤 냉동한다. 1회분씩 소분해 냉동하면 편리하다. 다만 냉동실 여유 공간에 유의해야 한다.

조리 후 소분하여 냉동 보관한 채소와 파스타, 닭가슴살 <사진 = 김신지 기자>

▲잔여 재료 활용 메뉴: 전골, 채소찜, 야채수프처럼 남는 재료 투입이 쉬운 메뉴를 준비한다.
▲함께 나눠 먹기: 지인에게 나눠주거나 함께 먹는다.
▲식재료 공동구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양은 소분을 전제로 함께 구매한다.

기숙사에서 요리한 음식들, 찐 채소와 닭가슴살이 주를 이룬다. <사진 = 김신지 기자>
파스타는 재료를 줄이면 아주 간단한 음식이며, 계란밥에 채소를 조금만 더하면 비빔밥이 된다. <사진 = 김신지 기자>
빵을 이용한 식사들, 대부분 손이 많이 들어갔다. <사진 = 김신지 기자>

김 기자의 레시피 북

조리의 편리함에 집중하여 꿀팁 레시피를 일부 소개한다. 최대한 설거짓거리를 적게 만들고, 빠르게 조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공용 공간인 교류실에서 장시간 조리하는 것은 피차 불편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스타를 만들 때는 프라이팬 하나면 충분하다. 팬에 면을 넣고 물을 자작하게 넣어 10분가량 삶는다. 물의 양이 적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끓는다. 면이 다 준비되면 그릇에 옮겨두고, 기타 재료와 시판 소스를 팬에 조리한 뒤 면과 다시 합쳐주면 끝이다.

간장계란밥은 기숙사생 식단의 상징이다. 이때 조금의 채소를 더 준비해 보면 어떨까? 오이나 당근 등의 채소를 미리 손질해 보관해 두고, 밥과 계란에 추가한 뒤 비빔면 양념장과 참기름을 더하면 그게 비빔밥이다.

파스타 면과 찐 채소를 주말 여유로운 시간에 대량으로 만들고 냉동해 두면 주중에 전자레인지만으로 간편한 식사를 준비할 수 있다. 얼린 파스타면, 채소, 닭가슴살, 시판 소스를 그릇에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을 수 있다. 아니면 면만 해동한 뒤, 샐러드용 채소와 오리엔탈 드레싱을 버무리면 샐러드 파스타가 완성된다.

 

기숙사에서 요리해 먹기는 쉽지 않지만, 매 끼니를 챙기며 자신을 아끼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과학도라면 질량 보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매일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김신지 기자 sjneuroneurony@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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