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DGIST 제5대 총장으로 이건우 박사(이하 이 총장)가 취임했다. 디지스트신문 DNA는 앞으로 DGIST를 이끌 이 총장을 취임 후 한 학기 지난 시점에 만나 지금까지의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원내 인원 1/3 이상 외국인 구성, DGIST 부설 영재학교 설립 등의 계획과 함께 세계를 향한 개혁을 준비하는 이 총장, 그의 이야기를 전한다.
한국의 MIT, 이 총장의 포부
DGIST의 비전을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물음에, 이 총장은 “한국의 MIT”라 답하며 커다란 포부를 밝혔다. 이공계 분야에서 그 어떤 학교보다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약속이라고 이 총장은 설명했다. MIT 유학 시절, 모든 학생이 한 번쯤 공부하러 가보고 싶어 하는 학교, 모든 기업체가 한 번쯤 과제를 맡기고 싶은 학교로 인식하는 것을 보고 이런 학교를 한국에도 이룩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랜 시간 교직 생활을 한 서울대학교에서는 공학 전문 대학인 MIT와는 다르게 종합대학교라는 배경 때문에 이 목표를 이루는 것이 쉽지 않았으나, DGIST에서는 이공학에 집중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더불어 이 총장은 DGIST의 발전을 위한 열쇠로 국제화를 꼽았다. 학생과 교직원 인원의 1/3 이상을 외국인으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며, 임기 내 달성을 원하지만 1/6 정도가 현실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는 의견 또한 전했다.
R&D 예산 삭감, 그러나 중요한 것은 DGIST의 차별화된 연구
지난해 정부의 R&D 예산 삭감 정책으로 한동안 DGIST를 비롯한 전국의 이공계 학생 사회 내 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DGIST를 이끌기 시작한 신임 총장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했는데, 이에 대해 이 총장은 크게 걱정하지는 말라는 당부를 전했다.
DGIST는 다른 국내 과학기술 단체에 비해 큰 충격을 받은 편은 아니며, 모두가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한 채 차별화해 나간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이 총장은 “떼를 쓴다고 예산을 받을 수 있지는 않다”며, 각 연구실이 차별화된 자신만의 주력 아이디어를 가지고 대응해 나간다면 R&D 예산은 큰 문제 없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이와 더불어 이 총장은 대형 과제 발굴을 위해 DGIST 학과별 1명과 외부 영입 위원장이 참여하는 임시 편성 위원회를 조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DGIST 부설 영재학교와 영재교육원
이 총장은 DGIST에 KAIST의 한국과학영재학교와 같은 부설 영재학교를 개교하고, 초·중생 대상의 영재교육원을 설치할 계획도 밝혔다. DGIST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작은 규모에 대응하며 다양한 연령대의 과학기술 교육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총장의 교수 임용 기준, 강의 능력보다 연구 능력
이 총장은 교수의 연구 능력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교수 임용 기준에 관한 질문에 강의 능력을 갖춘 교수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연구 중심 기관인 만큼 교수의 연구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수의 강의 방식도 학생의 학업성취에 중요하지만, 자신의 대학 시절 경험에 비췄을 때 이는 학생 스스로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신 체제 시절 전국 휴교령으로 대학에 나갈 수 없어 혼자 공부했던 경험이 시간이 흘러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하며, 교수의 강의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힘들겠지만 혼자 공부하는 힘을 기르는 의미 있는 기회로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이 총장은 자기 주도적 학습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학생이 자발적으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면 평가 과정을 거친 후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를 고려 중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 총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학생들이 넓은 시야를 가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젊은이들은 급하게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경향이 있지만, 시간을 가지고 자신이 정말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엄격한 관리자에 해당하는 ESTJ 성격 유형을 가졌다 밝히며 DGIST 구성원들이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줄 것을 당부했다. 이 총장과 함께 국내외 과학기술계를 선도하는 DGIST가 되기를 기대한다.
권대현 기자 seromdh@dgsit.ac.kr
이현규 기자 leehyunkyu@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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