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6일, E7 L29에서 연극동아리 .AVI(점아비)의 <수상한 흥신소>가 막을 올렸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동아리 연극으로, 대강당에 약 60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에 맞춰 .AVI는 명단 작성과 함께 연극 초반에 관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일행이 아닌 경우 띄어 앉도록 관리하면서 연극을 진행하였다.
이번 연극은 대학로 연극 <수상한 흥신소> 1탄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수상한 흥신소>는 귀신을 볼 수 있는 오상우(김도현 학생(‘21) 역)가 종종 눈에 보이던 귀신인 동연(차건희 학생(’21) 역)의 제안으로, 동연, 그리고 첫 의뢰를 주었던 귀신인 덕희(박지혜 학생(‘21) 역)와 함께 귀신들이 생전에 해결하지 못한 일을 해결하는 흥신소를 운영하는 내용의 연극이다.
상우는 자신이 좋아하는 정윤(유제이 학생(‘19) 역)의 헌책방이 월세를 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정윤을 위해 돈을 마련하고자 흥신소를 시작한다. 덕희의 부탁을 시작으로, 최한솔(이종혁 학생(’21) 역), 노이로제(박송이 학생(’21) 역), 민형도(허상원 학생(’21) 역), 아파트 경비원(백지훈(’20) 역)의 아내(박리라 학생(‘20) 역)의 의뢰가 이어진다.
덕희는 흥신소가 개업하기 전의 손님으로, 오백의 상금이 걸린 공모전에 자신의 원고를 제출해주면 그 상금을 상우에게 주겠다며 당당하게 의뢰를 내밀었다. 흥신소 개업 후 첫 손님은 최한솔로, 대마법사가 되어 사망한 것이 아쉬웠던 한을 풀러 온다. 아이돌 지망생인 채 사망한 노이로제는 인생 마지막 오디션을 보려다 쫓겨나 웃음을 자아냈다. 민형도는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에서 돈을 빼오길 부탁하는데, 생전 잘해주지 못했던 아내 김양희(최아영 학생(‘20) 역)와의 사연이 더해져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켰다. 경비원의 아내는 경비원이 죽은 자신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며 찾아왔는데, 경비원과 그 아내의 사연에서는 눈물을 삼키는 관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흥신소 의뢰와 함께 간간히 상우의 사랑 이야기도 진행되었다. 돈이 되지 않는 헌책방을 유지해온 정윤의 사연과 극중의 마지막 의뢰가 되는 동연의 사연까지, 여러 인물의 사연들이 함께 얽혀 있어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에 연극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이번 연극은 건물 주인과 노이로제를 함께한 배우 등 다역 배우들을 보는 재미, 각 귀신의 사연, 간간히 언급되는 정윤의 추천책을 주시하는 재미 등 다양한 재미가 숨어있었다. 한정된 세트에서 간단한 소품을 통해 장소를 바꾸는 점도 즐길 수 있는 작은 포인트였다. 이번 연극은 기존 연극을 리메이크한 것이므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거나 이번 연극을 놓친 사람들은 기존 <수상한 흥신소> 1,2,3탄을 통해 연극의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현재 부산에서 <수상한 흥신소> 2탄이 공연 중이다.
이번 공연은 교내에서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열린 동아리 대면 공연이다. ▲오미크론 변이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증가한 확진자 수와 같은 원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이 발표되었다. 이 상황에서 .AVI의 공연이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는 앞으로의 대면 동아리 공연 가능 여부를 보여주는 선례가 될 것이다. 이번 공연 발 코로나19 확산 사례가 일어나지 않은 만큼, 단계적 일상회복의 진전이 생겼을 때는 보다 다양한 동아리 공연을 직접 관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손혜림 기자 hr2516s@dgist.ac.kr
[DGIST 꿀팁실록] 비슬융합정원에서 만나는 녹빛 정취 (0) | 2022.05.22 |
---|---|
부패한 세상을 정면으로 비추다, 뮤지컬 <시카고> (0) | 2022.05.20 |
조금씩 불평등의 크기를 줄이기 – 오찬호 사회학자와 함께하는 인권토크 (0) | 2021.11.22 |
환경 보호를 개인의 실천에 맡겨서는 안 된다, 타일러 라쉬 『두 번째 지구는 없다』 (0) | 2021.11.22 |
[DGIST 꿀팁실록] 학술정보관, 코로나로 감춰진 공간 (0) | 2021.11.18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