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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74주년 광복절] YES 자유민주

오피니언

2019. 8. 1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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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청산을 끝으로 反의 역사는 그만

대한민국은 어떤 가치를 좇는 국가인가

 

74년 전 우리는 빛을 되찾았다. 대개 그 빛은 주권이라고 한다. 주권은 권력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다. 주권을 지닌 국가라면 어떤 가치를 추구할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주권을 되찾은 대한민국은 어떻게 살고자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순간이 비로소 진정한 광복이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난 세월 우리는 이 질문의 답에 소홀한 듯하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반()의 역사이다. 반공, 반일, 반중, 반미. 심지어 반군부까지. 우리는 줄곧 안티 테제로 존재했다. 물론 지난 이들을 탓할 수 없다. 그만큼 주변에 지독한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일제에 맞서 지독한 민족주의를, 공산당에 맞서 지독한 국가주의를, 군부에 맞서 지독한 권위주의를 얻었다.

()의 역사로 잃은 게 많다. 이제 마무리해야 한다. 대한민국 초기 100년을 청산의 시대라고 부른다면, 마지막 한 가지가 남았다. 제국주의의 잔해다. 단지 국가 간 관계뿐 만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도 스며들어 있다. 이 잔해들이 모두 19세기, 20세기 제국주의의 결과이지는 않겠으나, 복잡한 인과로 얽혀있다. 이들을 청산하지 않는다면 비극은 반복된다. 정말 우리가 치워야 한다. 새 시대의 첫차가 될 수 없다면, 현시대의 막차가 되어야 한다.

 

광복을 기뻐하는 시민들

한일관계가 살벌하다. 수출 규제,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으로 일본이 선수를 두었고, 우리 정부도 이에 질세라 대응하고 있다. 냉정하게 현실을 보자면, 대한민국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일본은 세계 2대 제조업 강국이다. R&D 예산 규모를 늘리고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어도 단기간 내에 해결하기 힘들다. 흔히들 국제 정치는 철저한 이해 싸움이라고 한다.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지 말라고 한다. 일본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우리는 스스로의 허약함이 아쉬울 뿐이다. 그런데도 왜 이리 기분이 더러울까.

일본 내각의 행태에서 제국주의의 악취가 나기 때문이다. 배영수 교수(서울대 서양사학과)는 제국을 지상 권력을 추구하면서 국제 관계를 자국을 정점으로 하는 위계구조로 재편하는 국가로 규정했다. 제국주의자는 상대의 안위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힘을 휘두른다. 자신의 권력, 안정, 기쁨이 최우선이다. 흡사 사이코패스의 행실과 같다. 현재 일본 내각이 그러하다. 자신의 경제적 우위를 목표를 위해 남용한다. 그들은 제국주의자다.

우리의 적은 일본이 아니라 제국주의 그 자체이다. 현시대의 막차가 가진 사명은 이를 청산하는 것이다. 제국주의적 사고는 일상 곳곳에 있다. 평소 남을 무시하고 등쳐먹을 궁리를 하는가. 식당에서 갑질을 하는가. 후배에게 꼰대질을 하는가. 지역, 인종, 젠더 혐오를 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제국주의자다. 대한민국에서 사라져야 할 건 스시나 기모노가 아니라 당신이다.

이번 한일 문제로 인해 노동은 또다시 착취의 대상이 되었고, 과학은 경제 발전의 도구로 전락했으며, 회사 자재 조달을 위해 일본을 다녀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자본 세력의 야욕은 포스트 제국주의라 부를만하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장기마처럼 다루는 게 국력으로 타국을 식민지로 여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ILO 핵심협약 비준이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오늘날의 위기는 누구의 것일까. 경제 전쟁의 전선은 동해가 아니라, 야욕과 자유 사이에 그어져 있다.

지난 대선에서 때아닌 주적 논쟁이 있었다. 이제는 답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주적은 평화와 자유민주 정신을 해치는 모든 이들이다. 이들은 국내에도 국외에도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야만, 다음 세대는 정()의 역사에서 더욱 생산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이 비루한 싸움을 하는 건 우리까지 만으로 족하다. 힘들고 긴 싸움이 될 것이다. 이번 광복절에는 긴 싸움을 위한 심호흡을 하자.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자랑스럽다. 우리는 제국에 맞설 민국이 될 것이다. 새 시대의 대한민국은 앞장서 자유민주를 추구하는 국가가 될 테다. 각자의 차이로 위계가 만들어지지 않는 국가. 개인이 존중받고, 각자의 지향점을 추구할 수 있는 국가. 실존적 개인이 모인 실존적 국가. 일제강점기도, 한국 전쟁도, 군사정권도 안 겪은 세대라면 할 수 있다.

 

NO 일본보다는 NO 아베, 그보다는 YES 자유민주가 나은 이유다.

 

 

최원석 학생자문위원

janus1210@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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