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X 국립대구과학관] 시리즈는 디지스트신문 DNA의 기자들이 국립대구과학관 과학기자단으로 참여하여,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합니다.
뿐만 아니라, 국립대구과학관은 디지스트와 함께 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본 시리즈는 디지스트와 국립대구과학관 사이, 상호협력과 교류를 독려하기 위하여 기획되었습니다.
역대 외화 흥행 1위, 역대 최고 사전 예매량(230만장), 역대 최다 오프닝(134만명), 역대 일일 최다 관객 수(166만명), 역대 최단 1천만명 돌파(개봉 11일째). 개봉 26일(5월 19일 기준)만에 누적 관객수 1천3339만명을 돌파한 ‘어벤져스:엔드게임’(이하 ‘어벤져스4’)가 세우는 기록은 가히 기적이다.
‘어벤져스4’의 흥행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주제는 단연코, ‘양자역학을 통한 시간 여행’이다. 양자역학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는 ‘어벤져스4’의 영웅들처럼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 ’그래서 양자역학이 뭔데?’
양자역학이란, 전자나 원자 같은 작은 입자(양자)의 운동을 해석하는 학문이다. 사람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세계는 뉴턴이 정리한 고전역학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양자 세계에서는 고전역학의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 흔하다.
예를 들어,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와 위치를 우리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와 같은 양자는 위치를 아는 순간 속도를 알 수 없고, 속도를 아는 순간 위치를 알 수 없게 된다. 이를 불확정성 원리라고 부른다.
양자가 이러한 성질을 띠는 이유는 양자가 입자이면서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자는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을 때는 파동처럼 행동하지만, 누군가 관측하면 입자처럼 행동한다. 이때 양자가 파동처럼 여러 가능성을 동시에 갖는 상태를 ‘중첩(superposition)'되었다고 표현하고, 관측하는 순간 하나의 상태로 결정되는 것을 ‘붕괴(collapse)'된다고 한다.
▲ 과거를 바꾼다고 미래가 바뀌진 않는다
양자역학을 해석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코펜하겐 해석’이지만, ‘어벤져스4’에서 시간여행을 위해 도입한 해석은 ‘다세계 해석’이다. 여러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다가 관측을 통해 양자의 가능성이 ‘붕괴’되는 것이 ‘코펜하겐 해석’이다. ‘다세계 해석’은 양자의 가능성이 하나의 상태로 결정되어야 하는 순간, 우주가 나뉜다. 사람의 몸도 모두 원자로 구성되어 있어서 양자역학의 영향을 받고, 둘 이상으로 나뉜 우주에 존재하는 ‘나’는 모두 옳다.
‘다세계 해석’에 따르면 선택을 할 때마다, 수많은 우주가 동시에 존재하게 된다. 만에 하나,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죽이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나는 살아있을 수 있다. ‘어벤져스4’ 영화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인피니트 건틀릿을 두고 대립하던 현재의 ‘네뷸라’와 과거의 ‘네뷸라’는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결국 현재의 네뷸라가 과거의 네뷸라를 죽이지만 현재의 네뷸라는 사라지지 않는다.
▲ 영화는 영화일 뿐
‘어벤져스4’에서 양자역학을 이용해 시간여행의 원리를 설명하고는 있지만, 결국 영화는 영화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핌 입자(가상의 아원자 입자. 원자핵과 전자 사이의 거리를 조정)를 이용해 과거로 돌아간다. 현실과 과거 사이의 ‘고윳값’을 계산해서 그 연결고리를 ‘뫼비우스의 띠’로 연결하고 양자영역을 통해 과거로 돌아간다는 설정이다.
과학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빌렸지만, 모두 상상일 뿐이다. 먼저, 원자 내부의 원자핵과 전자 사이의 거리를 줄여줄 수 있는 핌 입자부터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 전자가 파동의 성질을 가지면서 갖는 파장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원자 내의 원자핵과 전자 사이의 거리는 절대로 줄일 수 없다.
고윳값이란, 양자역학에서 계산을 위해 사용되는 행렬에 일대일로 대응하는 값을 말한다. 물체의 고윳값을 알면 중심축을 잡고 평행이동이 가능하다. ‘어벤져스4’에서 고윳값을 언급한 이유는 현재와 과거를 이어주는 중심축을 통해서 시간이동이 가능함을 암시하는 장치다. ‘뫼비우스의 띠’도 마찬가지다. ‘뫼비우스의 띠’는 독일의 수학자인 뫼비우스가 제안했던 안과 밖의 구별이 없는 도형이다. 토니 스타크가 양자영역을 지날 수 있는 통로를 뫼비우스의 띠 모양으로 설계하는데,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경계를 구분할 수 없이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내고자 한 장치로 볼 수 있다.
들어도 생소한 양자역학을 다루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어벤져스4’를 찾는 이유는 시간여행이라는 주제가 많은 사람들의 바람과 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을 토대로 시작된 어벤져스 시리즈의 이야기는 ‘어벤져스4’를 통해 마무리되었지만, 영화를 통해 소개된 과학은 또 다른 상상력의 시작이 될 것이다.
배현주 기자 bhjoo55@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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