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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문화총결산] 명예시험과 FGLP

문화

2017. 12. 3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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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주

학교 문화는 재학생에게 소속감과 화합을 담당하며, 새로운 학우와의 교류의 장이 되며, 동문과의 연결 역할도 한다. 그래서 대학 문화는 구성원 모두가 공통으로 향유해야 한다. 이제 첫 걸음을 내딛은 DGIST 곳곳에서는 이런 문화 형성과 유지를 위한 여러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본 기획 칼럼으로 DGIST 구성원이 문화 형성을 위해 하는 노력과, 그 한계는 무엇인지, 극복 방안은 무엇일지 살펴보길 기대한다.


[명예시험] 존폐여부는 교수가 아닌 학생이 논의해야

2017학년도 1학기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 의심 사례가 발생하여 1학기 기말고사부터 명예시험이 중단되었다. 장학위원회가 부정행위 조사를 했으며 교수협의회에서는 공식 입장발표를 한 상태이다. 원래 DGIST 융복합대학총학생회(이하 총학생회)는 지난 9월에 명예시험 존폐를 주제로 한 학생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무산되어 공식적인 학생 입장 발표는 없었다.

디지스트 신문 DNA에서도 명예시험 존폐를 중대한 사안이라고 생각하여 2부에 걸친 기사를 발행했다. 1부 기사(dgistdna.com/123)2부 기사(dgistdna.com/135)는 각 URL을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 기사 작성을 위해 학생들의 여론조사도 시행했다. 기초학부생 69%가 명예시험 시행을 찬성했으며, ‘존폐 논의보다 제도보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국내외 무감독시험 사례를 찾아봄과 동시에 기초학부장 이석규 교수와 기초학부 이기준 교수도 인터뷰했다. 이석규 교수는 무감독 시험으로 인해 성적 신뢰성이 떨어졌고, 총장이 일방적으로 도입했던 무감독시험의 존폐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며, “감독 시험을 시행하더라도 명예 선서를 한다면 명예시험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이기준 교수는 학생 주도로 명예시험을 보완하되 기존의 방향성을 유지해야 한다라며 명예시험을 학생주도 문화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교수협의회에서는 1학기 기말고사부터 교수 자율적으로 무감독시험을 시행하라고 공고했다. 1학기 기말고사부터 엄격한 감독시험을 시행하는 교과목들이 많아졌다. 다만 총학생회에서는 아직 명예시험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교수협의회와 의견공유를 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2018학년도 총학생회장단으로 당선된 LINK는 지난 1124일 실시된 대담회에서 명예시험에 관해 언급했다. 다음 연도에는 총학생회 주도 설문조사를 하고 존폐에 대한 학생 논의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도에는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고, 학생 의견수렴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으나 내년에는 총학생회에서 학생주도의 논의를 이끌어 낼 것으로 생각한다.

존폐 논의와는 별개로 학생 개개인에게도 노력이 요구된다. 감독시험을 시행해도 부정행위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다만 학생 스스로가 명예를 걸고 시험에 올바른 태도로 임한다면 학생-교수 간 신뢰는 물론 학생 간 신뢰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나 명예시험 존폐를 교수진이나 본부에서 논의해 일방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주도 간담회 등을 열어 자치적으로 확립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FGLP] 교실 안 수업 못지않게 교실 활동의 중요성도 고려해야

지난 여름, 존스 홉킨스와 버클리로 기초학부 1, 2학년 학생들이 Freshmen Global Leadership Program (이하 FGLP)를 다녀왔다. FGLP는 매년 DGIST 기초학부 신입생과 2학년에게 미국 대학 여름학기 수강을 통한 문화체험과 영어교류 등의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초학부 프로그램이다. 이번 연도 FGLP 파견대학은 버클리와 존스홉킨스 대학이었다.

작년과 같은 기조의 프로그램 운영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했던 기초학부생들은 출발 전, 평일에는 학업에 열중하고 주말에는 미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탐방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버클리로 FGLP를 가는 학생들이 출국하기 일주일 전, FGLP위원회가 현지학교행사가 아니면 어떠한 여행도 금지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하여 기초학부생들의 혼란이 빚어졌다. 비행기표나 호텔 예약을 취소하면서 적게는 취소수수료, 많게는 예약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한 학생들도 많았다. 더불어 존스홉킨스 대학으로 FGLP를 간 학생들의 경우, 올해부터 바뀐 18세 이하 정책해당자에서 제외되어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어떠한 여행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따라서 학생 대부분은 외출 통제시간인 오후 9시까지 모든 일정을 마치고 기숙사로 강제귀가 후 사진을 찍어 보고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강제귀국 조처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외출과 외박을 전면 금지했던 FGLP 위원회는 존스홉킨스로 파견된 기초학부생 8명의 안전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듯하다. 존스홉킨스에는 어떤 교수진이나 행정직원, 현지 안전요원 등이 파견되지 않았다. 5주간 기초학부생 8명은 FGLP 위원회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지역에서 보호자 없이 생활했다.

기자 본인은 존스홉킨스 대학으로 FGLP를 다녀오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아마 버클리로 FGLP를 간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국과는 다른 미국 대학의 참여형, 토론형 수업방식과 학생들의 수업 참여 방법을 보고 느꼈다. 하지만 교실 내에서 배운 것은 교실 밖에서 배운 것에 비교하면 새 발의 피이다. 어찌 보면 배울 수 있는 점이 교실 내에서 한정적인 것은 공간적 차이를 보면 당연하다. 따라서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FGLP의 취지를 더 살리기 위해서는 교실 밖으로도 나가야 한다. 언어능력 습득과 문화체험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기자 본인은 강의실 내에서 보다 학교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영어가 많이 늘었다. 교실 밖 체험은 영어 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미술관, 음악회, 박물관, 국립공원, 시장, 문화유적지, 중요지역 등을 찾아다니면서 문화적 경험 또한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FGLP의 주목적은 미국 대학에서의 학업 수행도 있지만 글로벌 리더로의 성장이라는 목적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실 내 배움 또한 중요하지만, 문화체험과 인간관계 형성도 동등하게 중요하다. 물론 FGLP 위원회의 입장인 학업 수행 집중안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 교실 안 학습도 중요하지만, 교실 밖 체험도 FGLP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못지않게 중요하다. 따라서 내년에서는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학교와 학생 간의 의견교환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 더 효율적이고 알찬 FGLP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연도에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을 느끼고 시야의 스펙트럼을 넓힐 좋은 기회를 원천 차단해버린 FGLP 위원회는 내년에 어떤 정책을 펼칠지 이목이 쏠린다.


류태승 기자 nafrog@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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