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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ian의 경험 ⑥] ‘대중을 사로잡는 3분의 과학’…오수찬 학생과 2019 페임랩 코리아

DGIST 사람들

2019. 6. 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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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은 대단하고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DGIST 학생들이 가진 훌륭한 과학 이해를 바탕으로 대중과의 소통에 도전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첫걸음이 될 페임랩 코리아에도 많은 관심 부탁한다.”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2019 페임랩 코리아((FameLab Korea)’에서 TOP10에 오르며 6기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위촉된 오수찬 학생(`16)은 과학 커뮤티케이터를 꿈꾸는 DGIST학생을 위한 격려의 말을 남겼다.

△페임랩 코리아 본선 무대에서 발표중인 오수찬 학생  < 제공 = 오수찬 학생 >

페임랩(FameLab)2005년 영국 첼트넘 과학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오늘날 33개국 500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하는 세계적인 대회다. ▲케시 사익스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과학사회학 교수)와 ▲프랭크 버넷(전 첼튼엄 과학 페스티벌 감독, 웨스트 잉글랜드 대학교 과학 커뮤니케이션 교수)이 젊은 과학자 소개를 목표로 대회 기획을 시작했다. 두 교수는 영국의 뮤지컬 배우 오디션인 'FAME'에서 영감을 얻어 화려한 무대, 3명의 스타 심사위원, 대중이 참여하는 과학 커뮤니케이션 대회를 기획했고 그것이 오늘날 페임랩 대회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주한영국문화원 공동 주관으로 첫 페임랩 코리아개막식을 열었다. 페임랩 코리아는 디지털 자료를 활용한 발표대신 말과 몸동작, 소품만을 이용해 3분 동안 과학지식을 설명하는 발표대회다. 매년 개최되는 페임랩 코리아는 서류심사 후, 두 번의 예선을 통해 본선 진출자 10인을 선발한다. 10인 중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수상자가 결정된다. 대상 수상자는 페임랩 국제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할 기회를 얻게 되고, 최우수상과 우수상 수상자는 국제 대회 참관 기회를 얻는다.

(편집자 주) 오늘날 과학자는 연구를 통한 이론 발견과 기술 개발에서 나아가 과학을 주제로 대중과 소통하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사명까지 맡게 되었다. 대중이 과학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리고 페임랩은 과학 커뮤니케이션 방향과 목표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과제에 도전한 오수찬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자기소개 부탁한다.

- 오대주, 박선희 아들이자 16학번 기초학부생 오수찬입니다. 이번학기 졸업 예정으로 다음 학기 대학원 진학을 위해, 뉴바이올로지 면접 결과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2019 페임랩 코리아 대회에 출전하고 본선에 진출하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으로부터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위촉되었습니다. 평범한 DGIST 학생입니다. 신기한 도전을 한 DGIST 친구 정도로 생각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Q. 페임랩 코리아에 출전을 결심하신 계기에 대해 말해달라.

- 김학수 교수님의 계절학기 커뮤니케이션 특강수업을 통해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란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후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다. 페임랩은 과학기술과 저널리즘의 김상연 교수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시험기간과 먼 예선장소의 압박으로 대회 출전을 고민하였으나 뉴바이올로지 곽준명 교수님의 추천과 스스로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출전을 결심하게 되었다.

 

Q. 대회 준비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 같은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는지?

-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역 예선 때 일이다. UNIST 지역 예선 때, 7~8명 앞에서 발표를 하는 도중 5~10초 정도 말을 못했다. 순간적으로 발표내용을 잊었는데 아찔했던 당시 상황이 아직도 기억난다. 예선장에서 나온 후에는 떨어진 줄 알고 털썩 주저앉았다.

이 외에도 마스터 클래스 교육이 기억에 난다. 본선대회 전 12일 동안 영국의 커뮤니케이션 강사님께서 대중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셨다. 강의 중간에 총 2번의 즉석 발표 연습이 있었는데 어려움은 두 번째 발표 때 있었다. 첫 번째는 무작위로 선택한 사물을 자유주제로 3분 발표를 하는 것이었고, 자유로운 주제선택으로 수월하게 해냈다. 하지만 두 번째 발표는 무작위로 고른 물건을 과학 이론과 연관하여 발표해야 했다. 당황해서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능숙하게 발표 준비를 하는 다른 분들을 보면서 스스로의 능력을 성찰했던 시간이었다.

 

Q. 페임랩 대회를 끝낸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활동에는 무엇이 있고, 오수찬 학생은 과학 대중화를 위해 계획 중인 활동이 있나?

- 이는 DGIST 학생들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부분이다. 현재 많은 과학 커뮤니케이터 선배들이 활동 중이다. 방송 출연, 청와대 행사 참여, 길거리 과학 공연, 과학 버스킹, 과학 연극, 과학 관련 음악 앨범 제작 활동 등이 있다. 과학이 기존에 가진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음악축제를 열고 음악을 작곡하고 연극을 하는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강연 요청이 들어오면 시간이 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자원해서 강연에 나간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노력으로 높은 수준의 대우와 보상을 받고 있다.

저도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기획중인 저만의 활동이 있지만 완벽히 준비되었을 때 공개를 하고 싶다.

 

Q. 디지털 자료 사용을 금지된 발표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는지?

- 대중과의 소통, 3분의 제한시간 이 두 가지 요인에 신경을 썼다. 대중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일상적인 소재를 사용했고, 과학 아이디어를 쉽게 설명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3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대중의 공감을 얻기 위해 대본 숙지에 최선을 다했다. 대본을 구성할 때도 필요 없는 문장은 과감히 삭제했고, 완벽한 발표를 위해 계속해서 연습했다. 세수할 때, 엘리베이터 탈 때, 밥 먹을 때도 계속 중얼중얼 대본 연습했다. 비정상인처럼 보였을 거다.

오수찬 학부생 < 제공 = 배현주 기자 >

Q. 발표 내용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 부탁한다.

- 벚꽃이라는 일상 소재를 활용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벚꽃이 봄에만 피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벚꽃을 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이 벚꽃은 왜 봄에만 피는 걸까? 어떻게 계절을 아는 걸까? 벚꽃에서 나아가 모든 식물이 어떻게 계절을 알고 꽃을 피우는 걸까 라는 의문으로 이어졌다. 이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식물이 태양열을 인식해서 개화하는 원리를 공부했고, 해당 주제로 발표를 준비했다.

(※ 오수찬 학생의 페임랩 발표는 https://tv.naver.com/v/8728750에서 확인할 수 있다.)

  

Q. ‘식물이 어떻게 계절을 알고 꽃이 필까?’라는 주제를 선정하고 발표를 준비할 때,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이 있는가?

- 주제 선정을 할 때에도 두 가지를 고려했다. 첫 번째는 저의 관심사다. 어렸을 때, 누군가 꿈을 물어보면 행복이라고 답했다. 감상적인 사람은 아닌데, 행복이 삶의 목표다. 그런데, 저의 행복을 위해서는 가족과 친구의 행복이 중요하고, 나아가다 보니 인류의 행복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전 세계에 식량문제, 물부족 문제 등 기본적인 의식주도 해결하지 못하고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고, 식물 모델을 이용한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두 번째는 대중의 관심사를 고려했다. 어려운 과학 내용은 쉽게 설명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중들이 일상에서부터 공감하기 쉬운 소재를 이용해 설명하려 노력했다. 대중들에게 과학이 어렵지 않은 것이고, 일상에서 한 발자국만 더 나가면 그것이 과학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벚꽃을 소재로 대중에게 다가갔고, 맛집 사장님 입장에서 요리를 제공하는 비유법을 사용했다.

 

Q. 꽃의 개화시기를 맛집 사장님의 입장에서 비유하셨는데 흔하지 않은 비유인 것 같습니다. 벚꽃의 개화 원리에 이런 비유법을 사용하신 이유가 있나요?

- 맛집 사장님이라는 소재가 생각하기 어려운 비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맛집 사장님이라는 비유법을 사용한 이유는 논리적 시퀀스가 개화원리를 설명하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식물이 계절을 인식하고 신호전달 과정을 통해 꽃을 피우는 과정이 음식점에서 주문을 받아 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다. 물론, 처음부터 이 비유법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많은 검토와 퇴고 과정을 통해 선택했다.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오수찬 학부생 < 제공 = 배현주 기자>

Q. 3인의 심사위원들 중 정재승 교수님께서 비유, 인용, 예제를 잘 활용하는 것이 과학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하다고 피드백을 줬다. 그 기준에 빗대어 볼 때 본인의 발표에서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말해달라.

-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계신 정재승 교수님께 피드백을 받은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저는 마지막에 대중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할 때, 강한 어조로 마무리를 한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 마지막까지 부드럽고 친근하게 얘기를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잘한 점은 제가 사용한 비유법이나 예제는 꽃의 개화 시기를 설명하기에 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그 당시에 강연을 듣던 청중들에게 어떤 주제가 가장 흥미로웠는지, 이해하기 쉬웠는지 묻는다면 제 주제를 말할 것이다. 그만큼 대중에게 정확하고 쉽게 설명한 것에 자신감이 있다.

 

Q.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분야가 점점 주목을 받고 있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 외국에서는 과학 전공자들이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이미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강연, 신문을 통해 본인의 연구를 효과적이고 쉽게 소개하는 일이 대중화 되어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한 것 같다. 언론활동을 많이 하는 과학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경우도 때때로 있다. 본인의 연구를 소개하고 대중의 공감을 얻는 일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은 중요하고 칭찬해야 마땅한 일이다. 저는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찰나의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흔히 그런 찰나의 순간을 계기라 부른다. 계기라는 것은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현상이지만 그 계기를 통해 과학에 관심 없던 사람도 대단한 과학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 즉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계기와 순간을 만드는 과학커뮤니케이션이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과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 생각한다.

 

Q. 끝으로, 과학 커뮤니케이션에 관심 있는 DGIST 학생들에게 추후 페임랩 코리아 대회 준비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조언해달라.

- 페임랩 대회 준비 방법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있으신 분은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을 달라. 페임랩은 여러분의 삶의 방향을 바꿀 만큼 큰 대회이다. 교통비 지원도 안 되고, 대회준비가 시험기간과 겹치는 등 힘들겠지만 많은 학생들이 페임랩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면 한다. 여러분들의 능력은 엄청나다.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 사실 저도 이번 페임랩이 첫 도전이다. 앞으로 꾸준히 도전하고 실패할 예정이다. 여러분과 함께 도전하고 싶다.

제 사소한 바람이 있다면, DGIST에서 페임랩 지역예선이 개최되는 것이다. 경상지역 예선은 올해 UNIST, 작년엔 POSTECH에서 진행됐다. 아직 DGIST에서는 지역예선이 개최된 적 없다. 내년 지역 예선은 DGIST에서 개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DGIST학생들이 지역예선에 쉽게 참가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스스로가 이뤄낸 성과보다는 페임랩 대회 자체의 매력을 강조하던 오수찬 학생은 DGIST학생들이 다양한 교외 활동에 더 관심과 열정을 가졌으면 한다고 응원을 전했다.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지 않고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함으로써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던 오수찬 학생은 스스로 솔선수범을 보인 셈이다.

 

조윤성 기자 cdh1347@dgist.ac.kr & 배현주 기자 bhjoo55@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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